[논평] ESG 공시 제도화 방안(최종안), 공시 실효성과 책임성 여전히 미흡
스코프3 유예·광범위한 면책·제한적 공시 범위 보완 필요
기업부담보다 투자자 보호 중심으로 ESG 공시체계 강화해야
오늘(7/8) 정부와 여당은 당정협의회를 개최하고 「지속가능성(ESG) 공시 제도화 방안(최종안)」(이하 ‘최종안’)을 발표했다. 최종안이 공시 대상을 연결자산총액 30조원 이상에서 1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로 확대하고, 거래소 공시가 아닌 자본시장법상 사업보고서를 통한 법정공시를 도입하기로 한 점은 당초 의견수렴안에서 나아진 부분이다. 하지만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투자자 보호를 위한 공시제도로 자리 잡기에는 여전히 미흡한 점이 적지 않다.참여연대는 정부와 여당이 기업 부담 완화보다 투자자 보호와 시장의 투명성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ESG 공시제도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것을 촉구한다.
공시대상 확대와 법정공시 도입은 당초 의견수렴안보다 진전된 부분이다. 하지만 공시 대상을 연결자산총액 1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로 넓힌 데 그쳤고, 2조원까지의 확대도 ‘평가 후 검토’에 맡겨 단계적인 의무공시 확대 계획을 분명히 제시하지 못했다. 2조원 확대 판단 기준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갖고 있는 건 없다”고 밝혀 실제 확대 여부도 장담하기 어렵다. 기업의 실질적인 기후리스크를 보여주는 핵심 정보인 스코프3 공시를 3년간 유예한 것은 기업 부담과 투자자 보호 사이에서 기업 부담 완화에 무게를 둔 최종안의 한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기업의 가치사슬 전반의 배출과 전환 리스크를 보여주는 핵심 정보인 스코프3를 제외한 ESG 공시는 반쪽짜리에 머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3년 유예기간을 단축해야 한다.
의무공시가 기후 중심에 머무른 점도 한계다. 지속가능성 공시가 ESG 공시를 표방한다면 환경(E) 중 기후 외 영역과 사회(S), 지배구조(G) 정보까지 포괄하는 통합 공시체계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나 최종안은 이들 영역을 대부분 자율공시에 맡기고 있어 기업별 공시 수준의 편차를 키우고, 투자자에게 필요한 비교가능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 자율공시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도 공시 활성화 수단이 될 수는 있겠지만 이것이 의무공시 체계를 대체해서는 안 된다.
과도한 면책 규정도 재검토가 필요하다. 법정공시를 즉시 도입하면서도 도입 초기 3년간 공시 전반에 대해 자본시장법상 손해배상, 행정제재, 형사처벌을 폭넓게 면제한 것은 공시의 책임성과 신뢰성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 고의적인 그린워싱에 대해 자본시장법상 손해배상, 행정책임을 묻겠다고 했으나, 금융위원회는 ‘불법성에 대한 인식 여부’가 판단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며 위반 여부는 향후 사례가 축적되어야 판단 가능하다는 유보적 답변을 내놓았다. 제3자 인증도 2030년부터 의무화될 예정인 상황에서 제도 초기 공시의 책임성과 신뢰성을 충분히 담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정부와 여당은 ESG 공시의 목적이 기업의 규제 부담을 최소화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자본시장의 투명성과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투자자가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데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공시대상을 확대하고 스코프3의 공시 유예기간 3년을 단축하는 한편, 환경·사회·지배구조 전반을 포괄하는 통합 공시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과도한 면책 규정을 재검토하고 제3자 인증 등 신뢰성 확보 장치를 앞당기는 등 공시의 책임성과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보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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