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건희 회장 등 회사에 손해 끼친 전현직 이사들 회사에 190억원 손해배상 판결
여타의 재벌비자금 조성 및 불법정치자금 제공 사건에 대해 검찰 수사 철저해야
오늘(20일) 서울고등법원 민사21부는 지난 98년 10월 20일 참여연대가 장윤선 등 22명의 삼성전자 주주들을 원고로 하여 제기한 삼성전자 주주대표소송 2심에 대해 원고 일부 승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오늘 이건희 회장의 노태우 전 대통령 뇌물공여건에 대해서 70억원 배상판결을 내렸으며, 삼성종합화학 주식을 저가로 매각한 것에 대해 120억원의 배상판결을 내렸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소장 :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이번 2심 판결을 통해 이사들이 불법적인 비자금 조성·제공과 부당한 주식매각으로 인해 회사에 손실을 끼친 점에 대해 배상책임이 있다는 점은 분명히 확인했다고 본다.
하지만 삼성종합화학 주식 저가매각과 관련하여 손실발생액의 20%만 손해배상하도록 한 판결의 내용에 대해서는 납득할 수 없으며, 또한 이천전기 부실투자와 관련하여 1심과 달리 법원이 손해배상책임을 면하게 한 것에 대해서는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 판결문을 검토한 후 상고여부를 결정할 것임을 밝힌다.
특히 참여연대는 1심과 2심 판결 모두에서 이건희 회장이 비자금을 조성하여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제공한 행위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이 있음을 분명히 인정한 것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불법비자금 조성 및 불법 정치자금 제공사건 수사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 불법행위는, 설사 그로 인해 회사에 이익이 발생했다고 했다고 하더라도, 경영적 판단으로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따라서 법원은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보험성 정치자금이라는 개념이 애초에 성립할 수 없다고 판시한 것이다.
참여연대는 이미 밝힌 것처럼 SK그룹 손길승 회장이 SK해운 분식회계 등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하고 이를 정치권 등에 제공하여 회사외부로 유출한 것과 관련해서도 적극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이며, 여타 그룹의 불법비자금 조성 및 제공행위에 대해서도 동일한 잣대를 적용할 것임을 밝히는 바이다.
아울러 참여연대는 현재 검찰이 진행하고 있는 삼성그룹을 포함한 재벌그룹들의 불법정치자금 제공 및 비자금 조성에 대한 수사가 철저히 진행되어야 함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특히 삼성그룹과 관련하여 김홍업씨에게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가 제공한 5억원의 자금조성 경위, 삼성에버랜드의 이재용씨에 대한 전환사채 발행 사건, e삼성에 대한 부당지원 혐의 등에 대해 철저하게 수사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또한 참여연대는 민사상의 손해배상에 해당하는 오늘 판결과 별도로 관련임원들의 배임혐의에 대한 형사적 책임을 묻기 위한 형사고발 또한 추진할 것이며, 검찰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당장 수사를 하여야 할 것이다.
주주대표소송이란?
주주대표소송(derivative suit)은 회사가 이사에 대한 책임추궁을 게을리 할 경우 주주가 회사를 대신하여 이사의 책임을 추궁하기 위해 제기하는 소송으로, 상법 제403조와 증권거래법 제191조의13 등에 규정되어 있는 소수주주권이다. 주주는 먼저 대표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회사에 대하여 이사의 책임을 추궁하기 위한 소송을 제기할 것을 요청하는데 이를 소제기청구라 하며, 만약 회사가 주주들의 소송제기 요청을 30일 내에 받아들이지 않으면 주주가 직접 회사를 대신하여 원고가 되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회사가 이사들의 위법행위로 손해를 입더라도 실제 회사를 장악하고 있는 이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주주들로부터 회사업무권을 위임받은 이사들에게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와 충실의무를 부여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물론 주식회사 제도를 갖고 있는 거의 모든 나라에서 주주대표소송을 채택하고 있다.
주주대표소송은 오래 전부터 상법에 규정되어 있었으나 그간 거의 활용되지 못하였으며 참여연대가 시민운동의 일환으로 제일은행, 삼성전자, ㈜대우, LG 등을 상대로 제기한 것 외에는 현재에도 별로 활성화되어 있지 않다. 이는 기본적으로 주주대표소송이 소송을 제기한 원고에게 직접적으로 손해배상액이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 손해배상액이 지급되고 주주들은 승소확정시 소송비용을 회사에 청구할 수 있는 권리만 가질 뿐인 공익적 성격의 소송이기 때문이다.
주주가 대표소송을 제기하기 위해서는 상장 및 코스닥등록 회사의 경우 전체 발행주식총수의 0.01%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증권거래법). 하지만 주주대표소송의 공익적 성격과 악의에 의한 소송제기시 그 피해를 배상하도록 하는 벌칙규정이 있음을 감안하면, 일본과 미국의 경우처럼 단 1주의 주식을 가지고 있더라도 제기할 수 있도록 우리나라도 주주대표소송을 단독주주권화할 필요가 있다.
한편 지난 8월 22일 서울고등법원은 모회사인 (주)화성사의 주주가 자회사인 (주)성담의 이사들을 상대로 제기한 이중 주주대표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린 바 있는데, 이는 이중 대표소송을 인정한 최초의 판결로서 대법원 판결로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다수의 한국기업들이 지주회사로 변신하는 상황에서 모회사의 주주의 자회사의 경영에 대한 감시·견제 역할을 인정한 것으로 의미있는 판결이었다.
삼성전자 주주대표소송 진행경과
1998. 8. 주주대표소송 원고로 참여할 소액주주 및 기관투자자 모집
: 소액주주 24명(17,585주, 발행주식총수의 0.013%) 규합
1998. 9. 16. 삼성전자에 손해배상소송 제기할 것을 청구함
: 주주대표소송절차에 따라 먼저 회사가 소송을 제기할 것을 청구함
1998. 10. 16. 삼성전자, 소송제기거부 통보
1998. 10. 20. 참여연대, 수원지방법원에 주주대표소송 제기함
: 원고적격을 갖춘 소액주주 22명(15,373주 발행주식총수의 0.01034%)이 이건희 등 11명의 전·현직 이사들을 상대로 총3,512억원을 회사에 배상할 것을 청구(사건번호 98가합22553, 수원지방법원 제7민사부 나)
2001. 12. 27
수원지방법원, 참여연대 승소 판결(부장판사: 김창석)
2002. 1. 19. 원고, 피고측 모두 항소(사건번호 2002나6595, 서울고등법원 제21 민사부 나)
: 참여연대는 1심 판결 중에서 이사회에 직접 참석하지 않았다고 해서 이건희 회장 등의 책임을 면제한 것 등 일부 패소한 것에 대해 항소
2003. 11. 20.
항소심 판결 선고
– 삼성전자 주주대표소송 청구내역 및 1심 판결내용 요약(파일)
참여연대가 제기한 다른 주주대표소송 사례
# 제일은행 주주대표소송
1997. 6. 3 참여연대, 서울지방법원에 제일은행 주주대표소송 제기 : 원고 소액주주 61명, 피고 이철수 전 행장 외 3명
1998. 7. 24. 서울지방법원, 참여연대 승소 판결 : 피고들은 제일은행에 400억원 배상하라 (부장판사 전효숙)
2000. 1. 4 서울고등법원, 항소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
2002. 3. 15 대법원,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 제일은행의 주식감자로 인해 2심부터는 제일은행 법인이,
소액주주를 대신하여 원고자격으로 소송을 진행함
# 대우 주주대표소송
1999. 5. 31 참여연대, (주) 대우 주주대표소송 제기 : 원고 소액주주 20명, 피고 김우중 전 회장, 김우중 회장의 해외도피로 인해 1심 소송 진행 중단
# LG CI 주주대표소송
2003. 1. 27 참여연대 LG CI 주주대표소송 제기 : 원고 소액주주 7명, 피고 구본무 회장 외 7명, 현재 1심 진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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