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재판부의 첫 판단, ‘국헌문란 목적의 폭동’과 고의성 인정
6시간 만에 계엄해제, 50년 공직수행이 감형사유 맞나
오늘(5/7), 법원(서울고등법원 내란전담 제12-1형사부 재판장 이승철 부장판사, 2026노253)는 한덕수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허위공문서 작성 및 폐기 혐의, 위증 혐의 등 재판의 항소심에서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12·3 비상계엄이 국헌문란 목적의 폭동 즉 내란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한덕수가 이 내란 과정에서 중요한 임무에 종사했고 사후에 이를 은폐하려는 범행까지 저질러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1심에서 인정한 부작위범 부분과 국무회의 부서, 일부 위증 등을 무죄로 판단했으며, 50년간 공직자로 헌신한 점 등을 감형사유로 들어 1심보다 8년이나 감형된 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50년간 공직에 헌신한 행정부 이인자로서 누구보다 헌법을 수호하고 국민 앞에 봉사해야 할 위치에 있음에도, 불법적인 비상계엄이 성공할지 모른다는 헛된 기대로 국민을 배반하고 불법적인 계엄에 가담한 행위는 감형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가중해 단죄해야 할 사유이다. 더욱이 이번 내란전담재판부는 윤석열 등 내란죄 항소심을 담당하는 재판부로서 향후 내란죄 항소심 선고의 기준이자, 영향을 미칠수 있는 선결적 판단이라는 점에서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법원은 1심과 마찬가지로 한덕수의 핵심 범죄사실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했다. 한덕수가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을 윤석열로부터 들어 알고서도 이를 막기는커녕 국무회의 소집을 건의해 절차적 정당성의 외관을 만들려고 했고, 계엄에 동의할 것으로 보이는 일부 국무위원들만 선택적으로 소집 및 참석 재촉하였으며, 이상민과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에 관련해 논의한 것을 유죄로 판단한 것이다. 국무회의 소집이 비상계엄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는 등 한덕수의 거짓말을 모두 배척한 것이다. 또한 계엄 해제 후 자신의 범행을 감추기 위해 허위의 계엄 사후선포문을 작성 및 폐기 지시하고 헌법재판소와 국회에서 위증한 점도 모두 인정했다. 다만 국무총리로서 내란에 가담하여 내란중요임무종사의 죄를 인정함으로 인해, 일부 부작위에 의한 범죄 부분 및 계엄선포 국무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들에게 서명을 요구한 부분, 김용현과 관련된 위증 혐의 일부분 등에 대해서는 법리오인과 증거부족 등의 이유로 이유무죄를 선고했다. 1심 선고보다 또 후퇴한 것이다.
더욱이 항소심 재판부는 양형사유와 관련해서 국무총리로서 대통령의 잘못된 권한 행사를 견제하고 통제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 법정에서 여전히 반성 없이 거짓 증언을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도 한덕수가 윤석열을 대신해 계엄해제 국무회의를 주재함에 따라 계엄이 여섯 시간만에 해제됐고, 공직으로 오래 봉사하며 다수의 상훈포장을 받은 점 등을 양형에 유리한 요소로 감안했다. 하지만 계엄의 해제는 국회의 의결과 헌법 제77조가 명한 바에 의하여 대통령이나 국무총리의 의사와 무관하게 당연히 이행되어야 하는 것이고, 한덕수는 이를 단순 이행한 것에 불과하다. 더구나 한덕수는 국회가 4일 새벽 1시에 계엄 해제안을 가결했음에도 불구하고, 한시간 뒤인 새벽 2시에서야 국무회의를 소집했으며, 오전 4시 30분이 되어서야 계엄 해제안을 의결했다. 오히려 신속히 회의를 소집하지 않아 온 국민이 제2차 계엄 시도 가능성에 불안을 느끼게 했다는 점에서, 이는 비판해야할 부분이지, 유리한 양형 사유가 될 수는 없다. 또한 공직에 오래 봉사하며 다수 상포장을 받은 것 역시, 그 책임을 더 높게 따져 불리한 요소로 삼아야 한다. 내란죄란 기본적으로 헌법이 정한 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폭동인 만큼, 국가권력을 동원할 수 있는 고위공직자들이 아니면 범하기 어려운 죄다. 실제로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내란죄로 처벌받은 이들은 대부분 대통령을 포함한 고위공직자들 위주였다. 따라서 고위공직자로서의 경력은 감형이 아니라 오히려 형을 가중시키는 요소가 되어야함이 마땅하다. 일부 이유 무죄부분을 감안하더라도 낮은 형량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이번 재판은 내란전담재판부가 내린 내란중요임무종사죄에 관한 첫번째 판단인 만큼 그 중요성이 적지않다. 재판부는 12·3비상계엄이 국헌문란목적의 폭동임을 다시한번 확인하였고, 이에 관여한 공직자들의 책임이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계엄 해제가 마치 내란가담자들의 전향적 결정으로 이뤄진 것처럼 간주하고, 헌법과 법률을 지켜야할 책무가 더 큰 고위공직자라는 점을 양형에 유리한 요소로 반영하는 우를 범했다. 내란특검은 반드시 상고하여 이 부분 판결을 바로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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