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감시센터 공직윤리 2002-05-05   1061

DJ정부는 혈세를 부시에게 바칠 셈인가?

F-X공동행동 서대문공원에서 만민공동회 개최

F-X공동행동은 4일 오후 2시 30분 서대문 독립공원에서 ‘굴욕적인 F-X사업 추진 규탄 만민공동회’를 개최했다. 시민사회단체를 비롯 한총련 소속 대학생 500여 명이 참가한 오늘 집회에는 각계각층 시민들의 규탄발언이 끊이지 않았다.

고등학생부터 중년아저씨까지 모두 F-15K의 도입저지와 이를 위한 김대중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는데 한 목소리를 냈다. F-X 공동행동은 이날 국민적 여망을 모아 고사를 지낸 후 사직공원까지 거리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이날 벌어진 집회에서 김종일 자통협 사무처장은 “어제 보도된 F15K 도입의 6월 연기설과 국방부가 보잉사에 F15K의 가격인하를 요구한 것은 국민의 반대여론이 이뤄낸 성과”라며 “계속해서 온 국민의 힘으로 F-15K 도입을 저지하자”고 당부했다.

F-X사업은 짜고치는 고스톱?

오늘 만민공동회는 각 발언자들에게 시작을 알리는 징을 울린 후 각 3분씩 발언시간을 주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첫 번째 발언자로 나선 택시기사 11년 경력의 허세욱(51)씨는 “정부는 노동자와 빈민들의 혈세를 왜 부시에게 바치려 하는가. 왜 직무유기를 하고 있는가”라며 격분하고, 미리 준비한 발언내용을 읽어나갔다.

▲ 이날 대회의 최연소 참가자 성흥기 군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성흥기(흥진고 3)군은 인터넷에서 만민공동회의 공지내용을 보고 자발적으로 참석한 최연소 참석자였다. 그는 대회 시작 전 “F-X사업의 전개과정을 지켜보면서 정부의 요지부동한 태도가 무척 답답하게 느껴졌다”며 “F-X사업은 ‘짜고 치는 고스톱’같다. 쓰레기 같은 장난감을 팔아먹으려는 미국에 시민들의 힘을 모아 대항해 나가자”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발언 후에 현 상황을 풍자한 노래 “행복한 꿈의 나라”를 불러 대회 참가자들의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김남욱(고려대 1년)군은 한국대학생 5월 축전이 진행되고 있는 서울산업대에서부터 이날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온 새내기이다. 그는 “미국의 전쟁책동에 분노한다. 정부는 진정으로 국민을 생각해야 한다”며 “민족의 주권을 되찾으라”고 목청을 높였다.

F15K 살 돈으로 철거민 도와라

광주에서 올라온 진영호(전남대 2년)군은 “김대중 정부는 교육재정 6%확보를 약속했지만 이제껏 이행하지 않고 있다. 고물 전투기를 사는데 쓰려는 엄청난 비용들을 학생들의 복지를 위해 쓰라”고 비판했다.

▲ “정부는 국민들의 생존부터 챙기라”고 목소리를 높인 김성자씨
황학동의 삼일아파트 철거민인 김성자(58)씨는 작년 겨울 월드컵을 위한 도시미관 단장을 이유로 정부로부터 강제철거 통보를 받고 공권력에 맞서 싸워오고 있었다. 용역깡패들과의 싸움으로 얼굴에 짙은 그늘이 드리워진 그는 “F-15K 살 돈으로 우리 학생들 도와주고 미군들 아파트 지어줄 돈으로 집 없는 철거민들을 도와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밖에도 국방부과 청와대 사이트를 마비시키는데 동참했다는 네티즌과 공원에서 즉석으로 발언을 신청한 아저씨 등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이날 대회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 “천지신명이시여…”고사문을 낭독하고 있는 변연식 대표
시민들의 발언이 끝난 후에는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돼지머리와 시루떡, 과일 등이 차려진 고사상이 등장했다. 변연식 국제민주연대 대표가 국민의 분노와 정부의 결단촉구가 담긴 고사문을 낭독한 후 고사문에 불을 붙여 허공으로 날려보내는 동안 대회분위기는 내내 숙연했다. 이날 행사를 통해 대회 참가자들은 물론 멀리서 집회를 지켜보고 있던 공원 안의 시민들과도 공감대가 형성되는 듯했다.

제2의 독립운동 선포

독립공원에서 대회를 끝낸 4시 20분 경, F-X공동행동은 사직터널을 통과해 사직공원까지 거리행진을 벌이며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F-15K도입저지 행동을 알렸다.

오늘 대회에 많은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었던 점에 대해 김종일 사무처장은 “일반국민들이 직접 의사를 표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앞으로도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만민공동회’는 1898년 독립협회가 자주독립의 수호와 자유민권의 신장을 위해 조직 및 개최한 민중대회였다. 100여 년이 지나 되살아난 만민공동회를 통해, 제2의 독립운동을 선포한 F-X공동행동에 동참하고 있는 시민들의 목소리는 DJ정부에 경종을 울리고 있었다.

▲ 만민공동회 참가자들이 사직공원까지 행진을 벌이고 있다.

김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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