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감시센터 공직윤리 2002-05-08   1257

<현장>“신문고는 치라고 있는 것 아닌가요?”

청와대앞 북 치려다 전원 연행된 사회단체 회원들

(편집자주)이 기사는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 www.ohmynews.com 에 보도된 것으로 양해를 얻어 게재한 것입니다.

임경환/권우성 기자 samter97@hanmail.net

오마이TV : “신문고는 치라고 있는 것 아닌가요” / 김정훈 기자

▲ 경찰에 들려 연행되는 시민단체 회원. ⓒ 오마이뉴스 권우성
신문고의 옛 얼을 담아 제작한 ‘대고각’은 결국 외국인 관광객만을 위한 전시물에 불과했다.

‘차세대 전투기로 F-15K가 선정되는 것에 반대한다’는 뜻을 전달하기 위해 청와대 앞 대고각에 마련된 북을 치려했던 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소속 회원 8명이 모두 경찰에 의해 체포됐기 때문이다.

8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공원 앞은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볐다. 10시경 한 여성이 북을 치기 위해 관광객 사이를 뚫고 대고각으로 돌진했지만 입구에서 경찰에 저지당했다.

이 틈을 타서 파란 셔츠를 입은 한 30대 여성이 대고각에 올라가 “F-15K 반대한다. 김대중대통령은 F-15K 재가를 거부하라”고 외치며 주먹으로 북을 두 번 두드리는 데 성공했다. 2분 뒤 남자 한 명이 다시 북을 두드리며 “F-15K 반대한다”고 외쳤다.

5분 사이에 청와대 앞 공원에 울려퍼진 북소리는 모두 4번. 하지만 북을 치려고 한 시민 3명은 모두 경찰에 체포됐다.

여유롭게 대고각을 관람하고 있던 외국인관광객들은 갑자기 울려퍼진 북소리에 깜짝 놀라 어쩔 줄을 몰라 했다. 하지만 이들을 더욱 놀라게 한 것은 단지 북을 쳤다는 이유로 수십 명의 경찰들에게 잡혀가는 모습이었다.

“북을 치면 안 되느냐”는 관광객들의 질문에 청와대 관계자는 “그냥 관람만을 위해서 만들어 놓은 것이기 때문에 치면 안 된다”고 마지못해 답변했다.

▲ ⓒ 오마이뉴스 권우성

▲ ⓒ 오마이뉴스 권우성

첫 번째 ‘소동’ 이후 대고각 앞에는 여섯 명의 경찰들이 북을 지키고 있었다.

30여분 뒤 4명의 시민들이 또 다시 북을 치려고 시도를 했으나 경찰에 의해 제지당해 모두 체포됐다. 한 남자는 끌려가면서 “신문고는 국민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있는 것인데 북을 쳤다고 해서 잡아가는 것이 말이 되는 것이냐”며 울분을 토했다.

잠시 후 대고각 앞에서 ‘F-15K 반대한다’는 문구가 적힌 노란색 피켓을 들고 있던 한 여성도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소동이 끝난 후, 관광가이드는 대고각을 구경하러 온 외국인관광객들에게 신문고가 국민들의 억울함을 해결해주는 역할을 했다고 설명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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