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감시센터 반부패 2002-11-07   1939

이명박 시장 투명행정 위한 청렴계약 조례제정 의지없나?

청렴계약제 및 청렴계약 옴부즈만 운영 개선을 위한 서울시장 면담

11월 6일 오후 4시, 참여연대는 청렴계약제 및 청렴계약 옴부즈만 운영 개선을 위해 이명박 서울시장과의 면담을 가졌다. 시장 접견실에서 이루어진 이날 면담에는 참여연대 대표로 손혁재 운영위원장과 김기식 사무처장 외 2명이, 서울시에서는 이명박 시장을 비롯한 2명이 참석했고, 여기에 하태권 청렴계약 옴부즈만 대표가 자리를 함께 했다.

2000년 7월부터 참여연대와 서울시가 공동으로 운영해 오고 있는 청렴계약제 및 청렴계약 옴부즈만은 상대적으로 부패발생 빈도가 높고 감시 또한 취약한 관급 계약의 투명성과 청렴성을 높이는 제도적 대안으로 대내외적 관심을 받아 왔다. 조달청 및 완도군 등 각종 공공단체가 이 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는 것이 그 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시행 후 2년이 흐르면서 보다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제도를 보완·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이에 참여연대가 서울시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날 면담이 성사된 것이다.

▲ 면담을 나누고 있는 손혁재 참여연대 운영위원장과 이명박 시장

참여연대가 지적한 문제는 크게 세 가지로, 첫째가 상근 옴부즈만의 필요성이다. 2년 동안 운영 과정을 평가해 본 결과, 현재와 같은 비상근 활동방식으로는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따라서 1∼2인 이상의 상근직 옴부즈만을 두고 1인당 토목, 건설 분야 공무원과 행정직 공무원을 골고루 배정해 상근 옴부즈만을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예산을 증액해야 함은 물론이다.

또 다른 문제는 청렴계약제에 대한 홍보가 강화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제도에 대한 홍보부족으로 그 효율성이 제대로 공유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 때문에 올 초 운영협의회에서는 홍보 관련 예산 확보 약속을 받아 둔 상태였다. 하지만 정작 내년도 예산안에는 예산편성이 빠져 있는 상태다.

청렴계약제 조례제정 또한 계속 연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 동안 조례제정 시점을 부패방지법 이후로 하자는 입장을 취해 왔던 서울시는 막상 부패방지법이 제정되자 또다시 신임 시의회 구성 이후로 일정을 미뤄 왔다. 조례안이 의회에 제출도 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는 서울시의 협조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먼저 상근직 옴부즈만을 두는 것에 대해 이태호 정책실장은 “이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다른 나라 대부분이 한 명 이상의 전문가가 자기 분야를 책임지고 모니터하고 있다. 서울시처럼 5명의 비상근자들이 1주일에 한 번씩 만나 회의하는 것으로는 그 효과를 담보할 수 없다”며 상근직 옴부즈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이명박 서울시장
이에 대해 이명박 시장은 “상근을 하면 공무원이 된다. 비록 시민단체 관계자가 아닌 시민단체에서 추천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서울시 월급을 받아가며 일한다는 것이 바람직한 지 모르겠다. 검토해 보겠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하태권 옴부즈만 대표는 이어서 청렴계약에 대한 인식을 확대하고 제보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홍보활동을 계약 업체 직원들에게까지 강화해서 시행해야 함을 지적했고, 이 시장은 “서울시 홍보조직이 강하니까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원을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청렴계약제 조례제정과 관련해 김기식 사무처장은 “고건 전 시장이 약속했음에도 아직까지 아무런 진척이 없다”며 이번 서울시의회 회기 내 제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 시장은 “문제가 있을 때마다 조례를 제정할 수는 없다. 스스로 지킬 생각만 있으면 된다”며 조례제정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서울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청계천 복원공사와 강북뉴타운 건설에도 청렴계약제를 적용하라는 김기식 사무처장의 요구를 마지막으로 끝이 난 이날 면담은, 이 시장으로부터 구체적인 확답을 끌어내지는 못했다. 이재명 투명사회팀장은 “이 시장의 답변이 원론적 수준에서 머문 것이 아쉽다”고 평가하면서 “이 시장이 어떤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는 추후 서울시가 내놓는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보면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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