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감시센터 관료감시 2007-08-14   1791

복지부는 예산낭비에 대한 구상권 포기해선 안돼

의약품유통종합시스템은 정책실패에 따른 예산낭비

어제(8/13, 월) 일부 언론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무리한 추진과 정책변경으로 시스템의 장기적 운영에 실패하고, 결과적으로 360억 원의 예산낭비를 불러온 의약품유통종합정보시스템과 관련하여 전직 관료들에 대한 구상권을 포기하기로 내부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참여연대는 작년 10월 의약품유통종합시스템에 대한 예산낭비 책임규명 보고서를 발표하고 보건복지부 관료들에게 예산낭비의 책임을 물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보건복지부는 관료들에게 책임을 묻기는 커녕 구상권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한다. 보건복지부는 구상권 포기 방침을 결정한 바 없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작년 6월 판결이후 1년 이상이 지났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점에 비추어보면 구상권 포기방침은 사실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의약품유통종합시스템의 예산낭비에 대해 구상권을 포기한다면 정책을 추진하다 실패하고 예산을 낭비하여도 책임지는 관료는 없는 무책임행정이 되풀이될 것이다. 책임지는 공직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예산을 낭비한 관료들에 대해 구상권 청구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의약품유통종합정보시스템은 의약품 납품비리를 근절하고 건전한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하기위한 의약품유통개혁방안에 따라 1999년부터 도입이 추진되었다. 이를 추진한 보건복지부 관료들은 세부법령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구축비용에만 수백억 원이 소요되는 유통종합정보시스템의 계약을 무리하게 강행했다. 또한, 보건복지부 관료들은 기본계획과는 달리 시스템의 이용을 임의화 하는 등 정책의 일관성을 상실하고 국회에서 약제비 직불제 폐지 논의가 일자 의무화 대신 선택적 적용을 주장하는 등 부적절하게 대응했다. 결국 추진 근거였던 약제비 직불제 규정이 폐지되고 의약품유통종합정보시스템은 정상적인 운영을 불가능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계약자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보건복지부는 1심에서 458억 원을 배상 판결을 받고 항소했으나 지난해 6월 2심 진행 중 ’60억 원씩 6년간 나눠 배상하라’는 조정을 수용했다. 보건복지부가 정책실패를 인정한 것이고 당시 유시민 장관은 예산낭비에 따른 대국민 사과와 함께 책임소재를 규명해 책임자를 문책할 것을 약속했다.

의약품유통종합정보시스템 관련 정책은 예산낭비와 함께 정부가 추진한 의약품유통개혁과 이를 실현하기 위해 도입된 유통정보시스템 구축사업이 보건복지부 관료들에 의해 총체적인 실패로 귀결된 것이다. 그러나 실패를 불러온 관료들에게는 불법행위가 아니라며 어떠한 인사상의 불이익도 없었으며, 퇴직하였기에 인사상 불이익을 줄 수 없는 관료들에 대해서는 구상권 포기까지 이야기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60억원을 삼성SDS에 지불했다. 복지부 관료들의 잘못으로 비롯된 배상금을 정작 책임있는 관료에게는 면죄부를 주고 복지예산을 사용하여 갚는다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정책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그리고 낭비된 혈세를 일부나마 보전하기 위해서라도 구상권은 반드시 행사되어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감사원에 감사청구만을 했을 뿐, 보건복지부 장관의 대국민사과 이후 1년이 지나도록 감사원에 책임을 미룬 체 자체감사 한번 없었다고 한다. 우선 감사원이 조속한 시일 내에 감사를 마무리하여 책임을 규명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보건복지부도 감사원에게만 책임을 미룰 것이 아니라 이제라도 자체감사를 통해 책임을 분명히 하여, 현직에 있는 관료들에게는 인사상의 불이익을 주고, 퇴직 관료에게는 구상권을 청구하는 등 책임을 묻는 절차에 즉각 착수해야 할 것이다. 정책실패로 수백억 원의 예산을 낭비해도 책임을 묻지 않은 잘못된 관행을 끊어야 할 때이다.

행정감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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