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20년, ‘좋은변화상’] (9) 울산 동구 주민참여예산제
ㆍ8년째 주민이 지역사업 직접 챙겨
지난 12일 오후 충북도청 예산 담당 공무원 2명이 울산 동구청을 방문했다. 이들은 동구가 시행 중인 주민참여예산제 운영전반을 꼼꼼히 챙겼다. 장익수 동구청 예산계장은 “소규모 사업이 많은 기초단체와 달리 대규모 사업 중심의 광역단체는 시민위원회 운영과 각종 건의사업의 집행여부 결정과정을 신중히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울산 동구청에는 최근 평균 1주일에 한 차례 정도 주민참여예산제를 배우려는 외부 손님들이 온다. 동구의 주민참여예산제가 2004년 첫 시행 이후 8년째를 맞으면서 모범사례로 손꼽히기 때문이다.
주민참여예산제는 그동안 권고사항이었지만 지난 3월 지방재정법(제39조)이 개정되면서 전국의 모든 지자체가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지자체들이 9월까지 주민참여예산 관련조례 등 법적근거를 마련해야 하는 것도 동구에 벤치마킹 행진이 이어지는 이유다.
울산 동구의 주민참여예산제는 시민들이 5~6단계에 걸쳐 구정의 살림살이 전반에 참여한다. 매년 7~8월 지역별(9개동) 지역회의를 거쳐 내년도 당초예산(일반·특별회계 포함 1200억원 안팎)에 반영할 주민건의사업을 정한다. 또 분과별 1차 시민위원회를 열어 주민건의사업과 구청 내 각 사업부서의 필요사업을 합해 ‘반영’ ‘장기과제’ ‘불가’ 등으로 분류한다. 시민위원회는 재정문화·자치행정·복지환경·지역개발·도시교통 등 5개 분과위원회(총 82명)로 구성돼 있다. 9월에는 2차 시민분과위원회를 열어 사업별 현장확인과 우선순위를 결정한다.
이어 구청장과 국장급(4급) 간부·시민분과위원장 등이 참여하는 주민참여예산협의회와 3차 시민분과위원회를 열어 일부 사업을 조정한다. 이렇게 마련된 예산안은 10월 시민위원회 총회에서 최종 의결한 뒤 11월 의회에 예산안 심의를 요구한다.
시민참여예산제로 사업의 우선순위가 바뀌는 사례도 제법 발생한다. 올해는 당초 우선순위 17위였던 문화원 장애인 편의시설 개선공사(1200만원)가 5위로 껑충 뛰었다. 활어위판장 진입로 개설사업(4억5000만원)도 우선순위가 15단계를 뛰어올랐다. 최근 3년간 주민참여예산은 2009년 158건, 2010년 211건, 2011년 204건 등으로 증가추세다. 구의회에서 최종 예산안이 통과된 것도 88~93%에 이른다. 주민들이 원하는 사업을 구의원들도 적극 찬성하기 때문이다.
주민참여예산제 시행 초기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우리 권한을 왜 쓸데없이 복잡한 절차를 거치면서 주민들에게 주느냐”는 볼멘소리들이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주민의견을 예산에 반영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쪽으로 분위기가 잡혔다.
장익수 예산계장은 “매년 3월 최대 임기 4년의 시민위원을 선발과정에서 대상후보의 체납여부만 살핀다”며 “위원자격을 검증할 더 좋은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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