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20년, ‘좋은변화상’] (10) 경기 부천 ‘작은 도서관’
ㆍ동네마다 도서관…사랑방 역할까지
‘지금 부천은 동네마다 마음놓고 뛰놀 수 있는 놀이터가 있는 것처럼 작은도서관을 만들었습니다. 작은도서관에서는 우리 아이들과 어머님들의 책읽는 소리가 가득하고 이곳에서 꿈과 희망을 찾고 있습니다.…”
2005년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가 참여한 가운데 열린 ‘부천 책읽는 도시 선언문’이다. 부천에는 시립도서관 이외에도 주민센터와 노동복지회관, 사회복지회관, 시온고등학교 등 14곳에 작은도서관이 있다. 동네에서 아이들과 엄마들이 언제든지 걸어가서 책을 빌릴 수 있고 마을 얘기를 하는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부천 작은도서관은 시민·기업·시의회·공무원 등 150명으로 구성된 ‘푸른부천만들기21 추진협의회’가 발굴한 35개 의제 중 23번째 의제이다. 푸른부천21은 지방자치 정책형성에 시민들이 참여해 의제를 선정하고 비전을 제시, 실천하고 있다.
부천 복사꽃필무렵 작은도서관은 지난 6일 엄마가 정해진 동화책을 읽어준 후에 그 내용을 토대로 그림과 공작활동, 게임을 하는 ‘톡톡톡 그림책’ 독서프로그램을 진행했다. | 부천 심곡복지회관 제공
작은도서관은 시민의 제안을 의회와 행정이 받아들여 내놓은 결과물이다. 푸른부천21이 외국에서 벤치마킹한 것을 부천시와 시의회가 재빨리 수용해 2002년 심곡복지회관에 ‘복사골필무렵 작은도서관’ 부천 YWCA에 ‘민들레홀씨 작은도서관’ 등 6곳이 문을 열었다.
난관도 있었다. 시민단체는 도서관마다 정규 사서를 반드시 채용할 것을 요구했다. 비록 규모가 작더라도 도서관의 전문성을 갖춰야 하고, 그래야 공공도서관의 위상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자원봉사자로는 한계에 직면한 다른 지역에서 교훈을 얻었기 때문이다. 부천시와 의회는 이를 수용했다. 작은도서관의 인건비 등 예산은 시가 지원하고 운영은 비영리단체나 기관 등 민간이 맡는 분담과 협력의 형태로 발전했다. 작은도서관은 이를 계기로 계속 늘어났다. 또한 경기도 작은도서관협의회가 조직되고 지원조례 제정을 이끌어내 경기도 각 지자체에서 작은도서관 설치 및 운영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했다.
14개의 부천 작은도서관은 신간 위주의 도서 1만∼2만권을 비치했다. 동네 작은도서관에서 대출 신청만 하면 시립도서관과 부천대학, 가톨릭대학 등 100만권이 넘는 책을 언제든 빌려 볼 수 있다. 상호대차서비스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은도서관은 그동안 ‘책 릴레이’와 ‘한 도시 한 책 읽기’, ‘도서관 친구 만들기 운동’ 등을 전개해 ‘책읽는 도시 부천’을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10년 동안 시민단체와 다양한 공공기관 등과 함께 튼튼한 네크워크를 형성해 지역공동체의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다. 작은도서관이 행사를 하거나 도서 축제를 열면 구축된 연결망을 통해 수천명의 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문화복지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염범석 경기도작은도서관협의회장은 “작은도서관은 마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동과 청소년, 청년, 주부, 노인들을 대표로 하는 ‘도서관 프렌즈’를 구성해 자율적 운영을 추진하고 있다”며 “더불어 부천 37개동 전체에 작은도서관도 설립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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