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사회 2015년 02월 2015-02-02   1207

[읽자] 사람이 되는 과정, 입학과 졸업

박태근 알라딘 인문MD가 권하는 2월의 책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이하는 2월, 겨울 보내는 마음을 졸업에, 봄을 맞이하는 자세를 입학에 빗댈 수 있을까. 졸업과 입학은 반대말이지만, 이를 마주하는 설렘과 불안함은 비슷하다. 졸업은 끝이 아니라 다음 세계로 나아가는 문이고, 입학은 이전 세계와는 다른 새로운 세계로 들어서는 문턱이다. 두 발로 걸어가는 이나 걸어가는 이를 바라보는 이나 마음은 매한가지다. 설렘과 불안함이 뒤섞여 콩닥콩닥 두근두근하는 마음이지만, 걱정을 안심으로, 기대를 기쁨으로 바꿀 시간은 충분하다. 학교에 머물든 학교를 떠나든, 입학과 졸업은 사는 내내 마주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지나왔다고 믿고 사는 어른에게, 지나가지 않으리라 생각할 아이에게 함께 권한다.

읽자-두근두근 1학년
읽자-두근두근 1학년 2

두근두근 1학년 / 송언 글, 서현 그림 / 사계절 

이제는 가물가물 희미한 기억이지만, 모든 게 어색했던 기억은 확실하다. 조회 시간에 떠드는 나에게 그렇게 떠들 거면 집으로 가라던 선생님 말씀을 곧이곧대로 듣고 집으로 발길을 돌리던 철없던 모습도 생생하다. 『두근두근 1학년』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이 제일 먼저 마주할, 어쩌면 학교생활에서 가장 중요할 두 장면을 각각 한 권의 책으로 다룬다. 바로 ‘선생님 사로잡기’와 ‘새 친구 사귀기’다.

윤하와 도훈이는 1학년 3반이다. 윤하는 어떻게 호랑이 선생님께 사랑받는 아이가 될 수 있을지 고민이다. 할머니에게, 아빠에게, 엄마에게 방법을 물었지만 신통치 않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우선 내가 어떤 학생인지 살펴야 한다. 선생님 말씀에 귀를 쫑긋 세우는 토끼형도 좋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천방지축 청개구리형도 좋다. 각자에게 맞는 방법을 찾으면 된다. 물론 나를 살피는 동시에 선생님의 마음도 들여다보아야 한다. 선생님께 직접 물어도 좋고, 가족과 힘을 모아도 좋다. 윤하가 어떻게 선생님께 사랑받는 느낌을 받았는지 참고하면 큰 힘이 되겠다.

자, 이제 선생님 마음은 사로잡았고, 다음은 새 친구 사귀기다. 도훈이는 윤하가 마음에 쏙 든다. 친해질 기회를 엿보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그래도 윤하만 보면 시도 때도 없이 ‘이히히’ 웃음이 터진다. 드디어 윤하랑 짝꿍이 되고 친해지려는데, 우찬이가 샘이 났는지 여자 친구가 좋다고 남자가‘이히히’ 웃으면 귀신이 나온다며 놀린다. 아, 윤하는 좋은데, 귀신은 무섭다. 도훈이는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했을까. 친해지고 싶으면서도 먼저 나서기 망설여지는, 딱히 이유도 없는데 괜히 질투 나고 싫어지는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할까. 도훈이와 함께 ‘이히히’ 웃으며 학교에서 새 친구 사귀는 방법을 미리 배워보자. 책을 읽어도 잘 모르겠다고 너무 고민하지는 말자. 친구는 책이 아니라 마음으로 사귀는 거니까.

읽자-팬티 바르게 개는 법

팬티 바르게 개는 법 / 미나미노 다다하루 지음 / 공명

어엿한 사람, 중·고·대학 입학생에게

초등학교를 졸업할 즈음이면 스스로 어른이라 생각하기 마련이다. 착각이어도 좋고 진실이어도 좋다. 그런데 지나온 철부지 어린 시절과 이제는 다 컸다고 생각하는 지금은 무엇이 다를까, 아니 달라야 할까. 『팬티 바르게 개는 법』은 어른이 되기 위해 생활력과 자립을 이해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말한다. 생활력은 기술가정 교과에서 다루는 영역을 총체적으로 일컫는데, 입고 자고 먹는 일상의 삶을 스스로 꾸려나갈 힘이다. 이는 자립의 네 가지 영역 가운데 첫째 영역인 생활자립과 연결되는데, 스스로 일어나서 도시락을 준비하는 일이 시작이다. 도시락을 준비하며 무언가 직접 만들어 보고, 무언가 만들기 위해 냉장고를 열어 살림을 살피고, 내가 할 수 있는 수준을 이해하며 현실과 균형점을 맞추는 일. 도시락 싸기에는 이 모든 게 담겨 있다.

4대 자립은 앞서 말한 생활자립에 경제적 자립, 정신적 자립, 성적 자립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경제적 자립은 필요한 돈을 스스로 벌어 쓴다는 의미보다는 돈을 올바르게 쓰는 법을 알고, 정해진 예산 안에서 지출을 조절할 줄 아는 힘을 뜻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돈을 벌기 위한 노동의 권리, 돈을 쓰는 소비자로서의 소양까지 함께 전한다. 정신적 자립은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고 좋은 상태를 유지하는 능력을 뜻하기도 하지만, 함께 생활하는 여러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갈등을 해결하고 책임을 다하는 자세까지 포함한다. 마지막 성적 자립에서는 동등한 연애 관계를 이루기 위해 상대의 몸과 마음을 확인하고 배려하는, 의존과 지배가 아닌 튼튼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태도를 전한다.

생활력과 4대 자립이 청소년에게 이런저런 책임과 의무만 전하는 듯 보이기도 하지만, 이는 결국 자신의 생활 편의를 위한 방법이자,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기 위한 자세다. 숫자로 정해진 지표가 아니라 각각의 영역을 하나씩 채워가며 좀 더 나은 사람이 되는, 다시 말해 스스로 생활을 감당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른 이와 동등하고 온전하게 관계를 맺는‘자립하는’사람이 되는 과정이다. 입학을 한다고 모든 게 새로 시작되고 졸업을 한다고 지난 일이 완전히 사라지는 게 아니듯, 자립 역시 늘 살펴야 할 삶의 태도다. 물론 입학과 졸업은 이런 삶의 태도로 들어서는 좋은 계기다. 이번 기회, 놓치지 않길 바란다. 

박태근

온라인 책방 알라딘에서 인문, 사회, 역사, 과학 분야를 맡습니다. 편집자란 언제나 다른 가능성을 상상하는 사람이라 믿으며, 언젠가 ‘편집자를 위한 실험실’을 짓고 책과 출판을 연구하는 꿈을 품고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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