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의 리뷰] 2026 제27회 서울퀴어퍼레이드
글 원정혜 청년참여연대 활동가

활동가인 나에게 집회는 언제나 배움의 현장이었다. 거리에서 시민을 만나고, 서로 다른 목소리가 하나의 흐름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보며 “우리는 왜 이곳에 모이는가”를 스스로에게 묻는다.
청년참여연대는 10년간 활동을 이어오며 다양한 집회 현장에 나갔다. 여성 마라톤에서는 청년 삶의 현실을 알리는 몸자보를 걸고 달렸고, 기후정의행진에서는 기후위기 속 삶의 고민이 담긴 현수막을 들기도 했다. 12.3 계엄 이후에는 참여연대와, ʻ윤석열 물어가는 범청년행동’으로 모인 청년단체들과 광장으로 나갔다. 그리고 올해에는 가자지구 집단학살 규탄 긴급행동, 서울퀴어퍼레이드에 청년참여연대 깃발을 들고 함께 했다.

집회 현장에서 깃발은 우리가 여기 있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이자 서로 다른 사람들이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약속이다. 수많은 사람들 사이로 익숙한 깃발을 발견했을 때 느끼는 반가움,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다는 감각은 집회가 주는 다정한 힘이라고 생각한다.
여러 집회 현장을 경험하며 집회의 모습도 참 다양하다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어떤 집회는 정돈된 구호와 발언을 통해 우리의 요구를 선명하게 전달하고, 어떤 집회는 광장을 채우는 존재들이 곧 그 집회의 메시지가 된다. 서울퀴어퍼레이드처럼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축하하며 연결되는 자리도 있고,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처럼 참가자들이 함께 춤추고 노래하며 직접 현장의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모습도 있었다.
집회에서 가장 짜릿한 순간은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는 우리가 같은 곳을 향하고 있음을 확인할 때가 아닐까 생각한다. 청년참여연대가 집회 현장에 나가는 이유도 이와 같다. 우리는 모두 다른 경험과 고민을 안고 살아가지만, 그 다름은 단절의 시작이 아니라 새로운 연결을 만드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 테니까. 집회에서 다양한 삶이 연결될 때 비로소 우리가 꿈꾸는 변화는 더 넓어지고 단단해질 것이다. 앞으로도 집회에서 갖가지 깃발이 한데 어우러져 더 많은 연결과 연대의 풍경을 만들어 내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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