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년 대선당시 ‘비판적 지지’(친김대중)노선의 핵심. 80년대 민주화운동을 이끌었던 재야원로 김상근 목사(60세).‘김대중 대통령의 민심전달 통로’로 널리 알려진 그를 만나보자.
목사님은 꾸준히 김 대통령을 지지해오셨는데, 현정부의 개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난 1년반간 김대중정부의 개혁을 보면 대체적으로 매우 부진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정부는 스스로 반개혁세력에 둘러싸여 있다고 인식하면서도 그들과 정면승부하려고 노력하지 않은 것처럼 보여요. 대통령의 의지와 지도력만으로 개혁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게 아닌가 싶어요.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점이 많죠. 그렇다고해서 시민운동이 김대중정부가 못하는 것만 얘기해서는 곤란합니다. 정부가 잘하는 건 잘한다고 인정해줘야 해요. 마치 그걸 인정하면 시민단체의 도덕성이 훼손되는 것처럼 느낄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충분한 개혁을 하지 않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시민단체들은 대통령 본인이 개혁의지가 강고하지 못하다고 보는 것같아요. 그러나 그건 아니에요. 개혁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안팎에 있다구요. 예컨대 인권법, 대통령의 의지는 확실해요. 그런데 법제 전문쪽에서 안된다고 그런다는 겁니다. 해라, 그래도 안된다, 그래서 유엔판무관에 사람을 직접 보내기도 했대요. 대통령께서는 전문적으로 법리를 따지면 법이론이 짧아 대결 못하겠더라, 그러니까 당신들 만나면 내가 인권법 하겠다 그러고, 또 저쪽(법무부)을 만나면 내가 지고, 그래서 이게 참 답답하다, 그러시더군요.”
솔직히 대통령이 개혁할 의지만 있다면 개혁세력을 전진배치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이제 우리가 요구해야죠. 그런데 지금껏 50년간 해오던 관료를 휘어잡고 개혁으로 끌고 갈 수 있냐, 개혁적 인사들이…. 그런 측면이 있는 거죠.”
김대중정부는 지금 좌우 동시공격으로 진퇴양난에 빠졌습니다. 위기탈출법이 있을까요?
“지금은 정부가 개혁인사·개혁정책을 전면배치해 시대의 대세를 만들어야 해요. 그리고 시민운동도 김대중정부를 공격하는 협공의 한 주체로 서면 곤란해요. 애써 세워놓고 우리가 비판함으로써 저쪽으로 넘겨주는 결과를 만들면 안되죠.”
목사님은 오랜 재야운동 끝에 제2건국위에서 활동하고 계신데요. 김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기획단장에 임명한 이유는 뭡니까?
“내가 제2건국위에 온 것은 정부가 주는 판에서 운동을 해보겠다는 거였어요. 지금은 재야에서 주장하던 것을 이 속에서 실현하려는 거고. 대통령이 저를 부른 것은 개인 김상근이 아니라 민주화운동을 해온 개혁세력에게 장을 준 것입니다. 우리에게 맡겼으니 참여해 같이 해보자는 거예요. 예컨대 참여연대 박원순이 들어온다, 그럼 얼마나 좋아요? 그런데 안들어온단 말이야. 하다가 관변으로 가면 나가라 이거야. 그런데 처음부터 안하겠다, 이건 개혁을 하지 않겠다는 얘기야.… 너무 안타까워서 그래요.”
목사님께서는 앞으로 시민운동이 김대중정부개혁에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봅니까?
“우리가 힘을 모아서 개혁의 기회를 잘 원용해야죠. 여기서 실패하면 우리가 어디로 가겠습니까? 이런 표현이 거칠지 모르지만 김대중 대통령은 “적군 안에 있는 우리의 장수다” 예? 김대중이라는 막강한 지도력을 가진 사람을 포스트에 심고도 개혁을 못하면 과연 누구를 심어서 할 수 있겠냐. 그 다음에 오는 저항은요? 우리가 감당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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