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사회 2004년 02월 2004-02-01   911

[시민발언]우리가족 낙선후보는 누구?

2003년 말, 연일 언론보도를 가득 채운 뉴스는 불법 대선자금과 정치관계법 개혁을 둘러싼 정당간의 이전투구 모습이었다.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선거법조차 제대로 정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게다가 오히려 개악하려는 시도마저 있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불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기득권을 지닌 현역 의원들의 구태정치를 4년 더 보게 되진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었다. 이 같은 불안감을 나만 느꼈을까?

당시에 참여연대를 비롯한 주요 시민사회단체의 뚜렷한 총선대응 활동소식을 접할 수 없었기에 불안감은 더해갔다. 새해 들어 1월 12일 드디어 참여연대가 낙선운동을 선언한 소식을 듣게 됐다. 개인적으론 조금 늦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총선을 90여일 앞둔 시점에서 주요 시민단체가 낙선의 깃발을 들고, 연대를 제안한 모습을 보면서 정치인들이 호락호락하게 국회의원 배지를 다는 일은 없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정치권 한편에서는 “낙선운동이 불법적이고, 특정정파를 지지하는 것이며, 선거가 과열될 우려가 있다”며 불만어린 걱정을 한다. 걱정해주는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잘 하겠다는데 괜한 걱정을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사실 그들은 낙선운동이건 무엇이건 모두를 좋지 않은 시각으로 바라보는 듯하다. 그리고 오로지 시민들은 가만히 있다가 표만 던져주는 것을 바라고 있는지 모르겠다. 적어도 이런 의원들이 다시 금배지를 달게 된다면 새로운 정치를 기대하기는 더 어려워 질 것이다. 4년 동안 국회의원으로서 의정활동은 하지 않고 또 다시 국회의원이 되어 권한만을 누리고자 하는 의원들, 부패.비리에 연루된 의원들은 필히 솎아내야 한다.

총선까지 낙천낙선운동의 갈 길은 멀다. 정치권 일부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철저히 유권자의 입장에 서서, 공개적이고 객관적 절차를 밟아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이제까지 우리 정치에서 선거의 주인은 유권자가 아닌 정치인이었다. 이제는 선거를 유권자가 주인이 되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시민사회 내에선 다양한 시각, 양질의 정보가 자유롭게 소통되어야 하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더 많은 시민들이 선거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참여의 방법도 다양할 것이다. 낙선운동, 당선운동, 정보공개운동, 부정선거감시운동 가운데 자신의 입장에 맞는 것을 골라 직접 참여해 보는 것이 축제의 시작일 것이다. 나도 이번엔 불안감을 거두고 축제의 장에 참여해 신나게 놀아봐야겠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구의 국회의원이 누구인지 4년 내내 헛갈렸지만, 이번엔 후보가 결정되면 낙천낙선운동 웹사이트 ‘http://naksun.net’에 들어가 후보자들의 정보를 꼼꼼히 살펴보고 취합해서 부모님, 동생과 함께 돌려보고 ‘우리가족 낙선후보’를 뽑아봐야겠다.

이창림 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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