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사회 2008년 04월 2008-03-13   934

참여마당_회원 생각: 새 대통령이 꿈꾸는 나라

새 대통령이 꿈꾸는 나라

남효선 cosmis@nate.com

집 주인이 바뀌면 주인의 분위기에 맞춰 집 내외부 구조가 변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집 자체의 기반을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변화시키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다. 내 맘대로 하고 싶다면 애초 있었던 집으로는 무리가 따른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데, 모르는 사람이 있다. 시끌벅적한 논란 끝에 대통령이 된 이명박 씨는 한국의 모든 것을 바꾸려 한다.

한반도 운하, 단순히 물에 배 띄우는 것이 운하가 아닌 것을, 몇 달 만에 뚝딱 계획이라고 들고 나와 하는 이야기는 가관이다.

처음 운하를 접했을 때 많은 시민단체들이 운하건설을 반대하는 이유를 환경파괴 등 생태적인 관점에서만 생각했기 때문에 고속철 건설로 시끄러웠던 천성산 살리기, 새만금 살리기와 별반 다르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운하 반대측의 어렵고 논리적인 설명을 듣지 않더라도 찬성측의 터무니없는 이야기에 더 논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기존에 있던 한강다리 부셔서 더 높게 만들고, 산 중턱 깎아 터널 만드는 게 쉬운 일인가. 또 국민소득 4만 불 시대에 운하를 따라 관광할 사람이 몇이나 있겠냐 말이다. 청계천에 이어 자신의 위상을 높일 또 하나의 작품이 필요했던 것은 아닌가. 한편 이런 생각도 든다. 대선을 위한 의도적인 단발성 공약일 뿐이었는지도 모를 한반도 운하에 대해 오히려 수고스럽게 성심성의껏 대응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새 대통령 취임 전부터 한국사회는 매 주마다 바뀌는 이슈에 몸살을 알 지경이다. 대선 전부터 시작된 운하논쟁, 입시에서 거리가 먼 성인들조차 사설 영어 학원을 다녀 영어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끔 한다든지, 조각 내각이라고 발표한 기준은 한두 가지 비리나 흠은 결격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아량을 베풀기도 했다. 일명 ‘고소영’ 라인(고려대, 소망교회, 영남) 으로 한국사회의 선진국 입성의 발판을 만들 사람들로 세웠다. 한국사회의 또 하나의 권력 판을 만들어 놓은 듯하다.

대선 이후 두 달 동안 벌어진 일들을 보니, 이명박 씨가 꿈꾸는 나라는 어떤 나라일까 궁금해졌다. “국민 여러분, 부자되세요.” 라고 현혹시키더니, 나 같은 사람은 이명박이 말한 국민에 속하지 않은 것 같다. 나를 위한 정책, 우리를 위한 정책은 찾아볼 수가 없으니 말이다.
주변에서 이렇게들 이야기 한다. “이명박, 정말 이해하기 힘든 사람이지만, 영어몰입교육이든, 대책 없는 운하 계획이든, 한 가지만 포기해도 좋아할 거 같다”고.
1시간에 걸친 대통령 취임사를 통해 밝힌 새로운 한국사회에 대해 듣고 있다 보니, 이렇게 좋은 나라가 없다. 친환경적 사회, 소수자가 차별받지 않는 사회, 영세상인의 불만이 없는 사회, 시민사회가 화합하는 모습을 만들 거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명박 씨는 그동안 밀어붙였던 무수한 정책들을 다 폐기해야 한다. 대체, 새 대통령이 꿈꾸는 나라는 어떤 나라일까…….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