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사회 2012년 06월 2012-06-04   1792

[여는글] 19대 국회 개원에 부쳐

19대 국회 개원에 부쳐

 

 

이석태 참여연대 공동대표

지난 4월 11일 총선에서 비례대표 포함 300명의 국회의원이 선출되었다. 이들의 임기는 6월에 시작되며, 곧 19대 국회가 개원한다. 대의제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국회는 주권자인 국민을 대표하는 국가 최고의 의사결정기구이다. 한마디로 국회는 국가 권력의 총본산이라 할 만하다. 그러기에 4년마다 치러지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야는 한 석이라도 더 얻으려 쟁투한다. 여야 할 것 없이 선거라는 힘든 관문을 통과한 의원 여러분께 축하 인사를 드림과 동시에 시민사회단체의 입장에서 몇 가지 고언을 드리고 싶다.  

 

  우선 이번 총선은 종전과 달리 각 당이 내건 공약에서 과거 어느 때보다 서로 유사한 점이 꽤 있지 않았나 싶다. 예를 들면 반값 등록금과 무상급식 이슈에서 촉발된 민생 문제가 그러한데, 특히 무상급식을 제한하는 시민 투표를 제안했다가 실패한 후 사퇴한 오세훈 시장 사례의 교훈이 있었는지 여야는 (비록 내용에서는 일정한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서로 경쟁적으로 복지 정책 공약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놀랍게도 ‘경제 민주화’라는 구호까지 여권에서 내세웠다. 따라서 일부 공약의 경우 외형상의 언어로만 보면 이게 여권의 것인지 혹은 야권의 것인지, 또는 이른바 진보의 공약인지 혹은 보수의 공약인지 구분이 잘 가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이제 선거가 끝나고 의정 활동이 시작되느니만큼 각 당의 의원들은 자신들이 한 공약의 실천 과제를 면밀히 되돌아 볼 필요가 있게 되었다.

 

  먼저 지역구 의원들에게 자신의 지역구에 대한 관심을 기본으로 하되, 그 이해관계를 넘어 국가와 사회의 비전을 생각하면서 의정 활동의 방향을 정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비례대표 의원들도 그 선출의 성격상 소속 당의 좁은 울타리 내에 머무르지 말고 가급적 국민의 눈높이에서 사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여권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게 된 덕분으로 이미 레임덕이 시작된 이명박 대통령은 그동안의 실정失政에 대해 일부 특검 정도를 제외하고는 새 국회의 엄문嚴問을 모면하게 되어 다행이라 생각할지 모르겠다. 만일 그렇다면 지나치게 소극적인, 비판받아 마땅한 일이다. 즉 아직 6개월여의 (길다면 길다고 할) 임기가 남아 있기 때문에, 그 사이에 좋은 의안을 정부 입법으로 발의하여 새 국회에서 논의하도록 하거나, 아니면 실질적으로 민생 경제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충실히 집행함으로써 이제까지 잃은 신망을 다소나마 만회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게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이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보다 적극적인 자세일 것이다.

 

  새누리당은 현재 유력한 대선주자를 두고 있다. 금년 초만 해도 비관적이던 총선의 판세를 역전시킨 것은 박근혜 의원이라는 평도 적지 않다. 총선이 끝난 후 박 의원은 총선 공약을 잘 이행하겠다고 공언하였다. 선거가 끝났다고 혹여 그 다짐을 잊는다면 신뢰를 잃을 것이고, 대선에서도 마이너스 효과를 가져 올 것이다. 이제 국회 다수당이 되었으니 여권은 유행어로서의 복지가 아니라, 복지 재정 구비, 사회안전망 확충, 비정규직과 정리해고 완화 등 국민들이 일상에서 사회 경제적 불안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복지 공약을 이행할 책무를 안게 되었다. 덧붙여 박 의원에게는 언론 파업 해결과 함께, 특별히 5.24 조치를 해제하고 6.15 공동선언을 인정하여 현재 꽉 막혀 있는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라고 주문하고 싶다. 적어도 국민 전체의 대표가 되려는 경륜 있는 정치인이라면 당리당략을 넘어서는 과감하고도 통합적이며 포용력 있는 정책 실천이 요구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개혁 진보를 주장하는 야당 의원들 또한 당초의 기대치보다 다소 낮은 의석을 얻게 되었다 하여 지나치게 실망할 필요는 없겠다. 의석수가 많은 것은 물론 좋은 일이지만, 과거 열린우리당 시절 반수가 넘는 의석을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4대 개혁 입법조차 달성하지 못하지 않았던가. 국민에게 이로운 입법의 성취는 의석수도 중요하지만, 의원들 개개인과 당이 얼마나 전심전력을 기울여 노력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이번 총선에서 야권은 비록 다수 의석은 차지하지 못하였지만, 중요한 의안에서 여권을 견제할 수도 있고,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개혁 입법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이번 19대 국회는 야권의 실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대선까지 남은 기간 동안 야권이 일신하여 새 국회에서 인상적인 의정 활동을 펼친다면, 이는 야권이 대선에서 이길 수 있는 의미 있는 발판이 될지도 모른다.

 

  이제 4년의 국회 임기를 새로 시작하는 이즈음, 국회에 거는 국민들의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자못 크다. 참여연대 또한 시민사회단체로서 의원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의정 활동을 지켜보는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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