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률 적용, 연간 증가율 상한선 재도입은 그나마 다행
반복적인 미집행액과 불법 전용 문제에도 증액 합의
국회가 증액 근거 등 면밀히 검증해 재협상 요구해야
오늘(10/4) 한미 양국은 2026년부터 적용할 제12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최종 타결했다. 한미 양국이 합의한 2026년도 총액은 2025년 1조 4,028억 원보다 8.3% 증가한 1조 5,192억 원으로, 2027년부터 연도별 총액은 물가상승률을 적용하고, 연간 증가율 상한선을 재도입했다. 제11차 협상 때 이례적으로 적용했던 국방비 증가율 연동을 물가상승률로 되돌리고, 연간 증가율 상한선(5%)을 재도입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이미 직·간접 지원을 통해 주한미군 주둔비용을 과도하게 부담하고, 2022년 기준 군사건설비와 군수지원비 미집행액이 1조 7천억 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2026년 첫해 방위비분담금을 8.3% 증액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한국 정부는 2026년 분담금 인상률 8.3%의 근거로 ▷최근 5년간 연평균 증가율 6.2%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증원 소요 ▷군사건설 분야의 건설관리비용 증액 상승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분담금 연평균 증가율을 물가상승률로 합의해 놓고 제12차 SMA 첫해 분담금은 최근 5년 간의 분담금 연평균 증가율을 적용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또한, 반복적인 미집행액과 불법 전용 문제에도 불구하고 군사건설 분야 비용을 또다시 증액하며, 분담금 증가의 이유로 든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평택 미군기지 이전사업은 이미 지난 2018년 11월 종료되었고, 군사건설비 미집행금액은 1조 4천 억원에 달한다. 군사건설 분야 지원을 증액해야할 그 어떤 이유도 없다.
한미 양국은 이번 협상에서 시민사회단체와 국회에서 지속적으로 문제제기해왔던 미군 역외자산 정비 지원을 폐지하는 데 합의했다. 정부는 역외자산 정비 지원 폐지가 이번 합의의 성과 중 하나라고 자화자찬했다. 그러나 미군 역외자산 정비 지원은 SMA 취지에서 벗어난 것으로 우리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아니다. 부당하게 부담해온 것을 바로잡는 것은 정부로서 당연히 해야 할 책무이다. 더구나 역외자산 정비 지원을 폐지했다면 그만큼 감액이 이루어져야 마땅하다. 그러나 감액은 커녕 방위비분담금은 1천 억원 이상 증액되었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
국회의 역할이 막중하다. 국회는 지난 11차례의 SMA 체결 과정에서 과도한 증액, 미집행액 축적과 불법 전용, 국회 예산 심의 및 감사⋅비준 동의권 침해 등의 문제가 반복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바로잡지 못했다. 제11차 SMA 비준 동의 당시에도 국회는 10개의 부대의견을 달아 통과시켰다. 국회는 이번 국정감사부터 8.3% 증액의 근거가 무엇인지, 국회가 제기했던 제도개선과 부대의견은 어떻게 이행되고 있는지 면밀히 따지고 제대로 심사하여 재협상을 요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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