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핵없는 세상 2025-08-19   13555

원폭 투하 80년, 원수폭 금지 세계대회에 다녀왔습니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외친 핵위협도 핵무기도 없는 세상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핵폭탄을 투하한 지 80년이 되었습니다. 원폭 투하 80년을 맞아 참여연대는 한국에서 또 일본에서 핵무기의 비인도성을 알리고 핵무기 폐지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참여연대는 지난 8월 4일부터 9일까지 원수폭금지 일본 국민회의(원수금) 초청으로 <원폭 80년, 2025년 원수폭 금지 세계대회>에 참석했습니다. 1955년 처음 시작된 원수폭 금지 세계대회는 2025년인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으며,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핵무기가 투하된 날 즈음하여 대회를 진행하고 있어요. 세계대회를 통해 전 세계 피폭자들과 연대하여 핵무기의 위험성을 알리고, 핵 군축과 핵무기 없는 세상을 향한 국제연대 등을 꾸준하게 논의하고 있습니다.

히로시마 한국인 희생자 위령비 헌화로 시작된 세계대회

8월 4일 히로시마 평화공원 내에 있는 한국인 희생자 위령비에서의 헌화를 시작으로 공식 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히로시마에서만 1945년 말까지 14만 명이 사망했는데요, 이 중 많은 수가 한국인입니다.  한국인 희생자의 정확한 기록은 남아있지 않지만,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는 “제2차 세계대전 종료 시점에는 히로시마에 군인, 군인, 강제 노동자, 동원 학생, 일반 시민 등으로 약 10만 명의 한국인이 거주하고 있었습니다”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헌화 후 참가자들은 히로시마 도심을 행진하고 개회식을 진행했습니다. 

참여연대는 8월 5일 열린 워크숍과 6일 열린 국제심포지엄을 통해 미중 전략 경쟁이 심화하면서 미국 트럼프 정부의 극단적인 자국 중심주의가 전 세계에 큰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하였습니다. 원폭 80년이 되는 해이지만, 핵전쟁의 위험은 점점 더 커지고, 지난 6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핵 시설에 대한 선제공격을 감행하면서 국제핵비확산체제(NPT)체제 마저 흔들리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한반도 역시 핵전쟁의 위험성이 상존하는 지역이라는 사실을 상기하며 어떻게 핵전쟁을 막을 것인지, 위기 해소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지만 한미와 북한 모두 핵전쟁을 대비한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억지를 통한 균형이나 공포의 균형을 통한 평화는 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불안정한 휴전 체제를 끝내고 적대관계 해소, 일반적인 외교관계로의 전환, 상호 신뢰 구축과 군사적 위협 해소가 필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더불어 동북아 비핵지대 건설이라는 목표 아래 동북아시아 핵 군축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국제심포지엄을 끝으로 히로시마 대회 폐회식을 가졌습니다.

이후 6일 저녁에는 원폭 돔이 있는 모토야스 강으로 향했습니다. 매년 8월 6일 저녁에는 원폭 희생자들의 영혼을 기리고 핵무기 없는 세상을 기원하는 등불띄우기 행사가 진행됩니다. 참여연대도 원폭 돔 앞에서 등불을 띄우며, 핵무기 없는 세상과 가자지구에서의 집단학살, 한국전쟁 종식을 기원하였습니다. 

나가사키에서 외치는 핵무기 폐기 

7일 오전에는 나가사키로 이동하여 나가사키 대회 개회식에 참석했습니다. 1945년 나가사키에서는 원폭 투하로 약 7만 4천 명이 사망했는데, 이중 1만 명이 조선인입니다. 당시 나가사키에는 약 7만 명의 조선인들이 거주하고 있었는데, 이들 대부분은 나가사키 미쓰비시 그룹의 조선소, 전기, 병기공장과 방공호, 도로, 군수 공사장 등에 강제 동원되어 노역한 피해자들입니다. 나가사키 공원에는 일본 시민사회단체 ‘나가사키 재일 조선인 인권을 지키는 모임’이 1979년 8월 9일 건립한 조선인 희생자 추도비가 있습니다. 추도비에는 아래와 같이 쓰여져 있습니다. 

그러나 2021년 11월 건립한 한국인 희생자 위령비 설명문에는 일본 우익 단체와 나가사키시의 반대로 ‘강제 연행’과 ‘강제노동’이라는 문구가 빠지게 되었습니다. 

참여연대는 개회식 발언을 통해 “핵무기로 인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비극을 경험한 일본 정부가 여전히 핵억제력에 집착하며 핵무기금지조약에 옵저버로도 참여하지 않는 것은 아이러니이며 한국 또한 일본 정부와 마찬가지로 핵억제력에 집착하고, 핵에는 핵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난무하고 있는 것이 뼈아픈 현실”이라고 지적하였습니다. “진정한 핵전쟁에서 승자는 없으며, 핵무기는 인류를 절멸시키는, 국제법상 금지된, 폐기되어야 할 무기”라는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45년간 이어져 온 조선인 원폭 희생자 추모식 

나가사키에 핵무기가 투하된 8월 9일 오전 7시 30분, 나가사키 평화공원을 찾았습니다. 나가사키 공원의 한 귀퉁이에 세워진 조선인 원폭 희생자 추모비 앞에는 폭우가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1979년부터 매년 8월 9일 오전 7시 30분 조선인 원폭 희생자 추모제가 진행되어 왔는데, 45년이 넘게 진행된 이 추모제는 추도비를 건립한 ‘나가사키 재일 조선인 인권을 지키는 모임’과 ‘나가사키 인권과 평화 박물관’이 주관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여기에 있지 않아도 될 조선인들이 강제로 끌려와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일본이 제국주의 전쟁 책임을 물어야 하고, 반성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한결같은 요구이며, 한반도가 분단된 것도 일본에 책임이 있다고 했습니다. 45년 넘게 조선인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가해국으로서의 일본의 사과와 책임을 촉구하는 모습이 가슴에 깊이 남았습니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열린 세계대회에 참여하며, 인류와 핵무기는 공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상기하였습니다. 식민과 전쟁의 80년 역사 속에서 이중, 삼중의 고통을 받아 온 조선인 원폭 피해자들의 고통도 다시 한 번 헤아리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핵위협도 핵무기도 없는 세상을 위해 참여연대도 꾸준히 활동하겠습니다. 

2025.08.04~08.09 원폭 80년, 원수폭 금지 세계대회 (사진=원수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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