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파병 2025-09-03   10708

하미학살 피해자유가족들 진실화해위원회 행정소송 대법원 상고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실화해위원회’)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하고 있는 베트남의 하미학살 피해자 유가족들이 지난 9/3(수)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습니다. 하미 마을의 피해자들은 진실화해위원회에 진실규명을 신청했으나 2023년 5월 기각당해 이에 대한 부당함을 다투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2024년 6월 1심에서 패소했고 이후 최근 8/13(수) 항소심에서도 패소하여 결국 대법원에 상고하게 되었습니다. 

2025.09.03. 하미학살 피해자유가족들 진실화해위원회 행정소송 대법원 상고 (사진=민변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진실규명 TF)

베트남전쟁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 네트워크와 민변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진실규명 TF는 최근 베트남 중부의 하미 마을을 방문해 원고들의 상고 의사를 확인했습니다. 학살 피해자와 유가족들은 법원의 판결에 유감을 표하면서도 “끝까지 싸우겠다”고 전했습니다. 한국 시민사회도 법원의 차별적인 선고에 문제를 제기했고, 과거사정리법 개정, ‘베트남전쟁 시기 대한민국 국군에 의한 민간인 및 파병군인 등에 대한 인권침해 사건 진실규명특별법안’ 발의 등의 활동에 함께할 예정입니다.


상고를 결심하며 하미 탄이 작성한 편지

저는 응우옌 티 탄(1957년생)입니다.

저는 하미 학살의 희생자 중 극히 소수만이 살아남은 생존자 중 한 명으로, 그날의 고통을 반세기가 넘도록 안고 살아왔습니다.

항소심 판결 소식을 들었을 때, 저는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슬픔과 깊은 실망을 느꼈습니다. 제 삶이 이렇게 이어져 온 것 자체가 기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쟁 속에서 태어나 학살을 겪고도 살아남았으며, 이렇게 한국까지 여러 차례 날아와 제 진실을 직접 전할 수 있었으니까요.

저는 한국의 법정과 국회 앞에 서서, 제 마음을 다해 생각을 전하고 경청을 호소했습니다. 그날 법정에서 많은 분들이 우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함께 공감하며 지지해주셨습니다. 그때 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이번에는 희망이 있겠구나. 이번에는 정의가 실현되겠구나. 이번에는 진실·화해위원회가 반드시 조사를 열겠구나.”

하지만 모든 것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법원은 무책임한 이유를 내세워 조사를 거부했고, 하미 학살의 피해자인 우리와 오랫동안 함께해 준 한국의 여러 단체들의 노력을 외면했습니다. 저는 그들이 정말로 ‘냉혈인간’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차가운 돌덩이, 무감각한 쇳덩이처럼 피해자들의 호소에 전혀 마음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정의도, 인권도 그들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는 듯 보였습니다.

많은 순간, 이제 이 여정을 여기서 끝내야 하나 싶었습니다. 두 번의 재판에서 번번이 거절당했으니 지쳐버렸습니다. 제게 남은 시간도 많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제 자신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그래도 계속해야 한다. 끝까지 버텨야 한다.”

진실이 인정받는 그날까지, 저는 안심할 수 없습니다. 저 자신을 위해서도, 그리고 이미 세상을 떠난 영혼들을 위해서도.

그리고 저는 한 가닥 희망을 남깁니다.

다가오는 상고심, 새로운 진실·화해위원회, 그리고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베트남전쟁 특별법’이 진실을 인정하고 정의를 실현하는 새로운 문을 열어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25년 8월 베트남에서 응우옌티탄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