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사찰과 정치 공작의 도구, 철저한 권한 분산과 민주적 통제 장치 마련해야
어제(1/8) 국방부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가 국군방첩사령부(이하 방첩사) 해체와 기능 분산을 권고했다. 방첩사가 수행하고 있는 안보 수사, 방첩정보, 보안감사 기능은 각각 국방부 산하 기관으로 이관하고, 민간인 사찰과 군내 줄 세우기의 도구였던 동향 조사 및 세평 수집 기능을 폐지하라는 것이 주 내용이다. 12.3 비상계엄이라는 헌정 유린 사태를 겪고 나서야 비로소 이루어진 뒤늦은 결정이나, 군 정보기관의 비정상적 비대 권력을 해소하기 위한 당연한 조치다.
방첩사는 정치 개입과 민간인 사찰의 역사였다. 12.12 군사 반란의 산실이었던 보안사를 시작으로, 이들은 정권의 보위 기구 역할을 자임해 왔다. ‘쿠데타 방지’ 명목으로 방첩사에게 허락된 정보 수집 권한은 악용되었고, 급기야 2024년에는 방첩사가 쿠데타에 앞장섰다. 우리는 2018년 방첩사 개혁의 실패를 똑똑히 기억한다. 박근혜 정권의 계엄령 문건 작성 이후, 문재인 정부는 해체 수준의 군 개혁을 약속했으나 일부 인원 감축과 군지휘관 등 동향 관찰 업무 폐지만 이뤄졌을 뿐, 방첩, 보안, 첩보 수집, 신원조사와 수사권 등 과도한 권한은 그대로 남겨두어 근본적인 개혁에 이르지 못했다. 이후 윤석열 정권은 ‘방첩사령부’로 이름을 변경하고, 방첩사의 권한과 역할을 확대했다. 과도한 권한이 방첩사에 집중된 결과 쿠데타를 방지해야 할 방첩사가 쿠데타 선봉대가 되어 정치인 체포를 지시하고 선관위에 병력을 투입하는 조직으로 전락했다.
이번 권고안의 핵심은 비정상적으로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는 것이다. 권한의 분산 자체는 중요하지만 권한을 분산한다고 고질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군이든 국정원이든, ‘국가안보’나 ‘방첩’을 핑계로 국민을 사찰하거나, 혐의없이 무더기로 신상 정보를 수집해서는 안되며 주권자인 국민을 공작대상으로 삼아서는 더욱 안된다는 원칙을 명확히 세워야 한다. 이재명 정부와 국방부는 이관된 조직들이 또 다른 형태의 정치 개입 기구로 변질되지 않도록, 확실한 원칙을 세우고, 민주적 통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참여연대는 군 정보조직 개혁이 시늉에 그치지 않고 제대로 이뤄지는지 끝까지 감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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