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핵없는 세상 2026-02-04   15110

[논평] 미-러 간의 핵 군축 조약(new START) 만료, 당장 핵군축 협상 나서야

핵전쟁 위험 커지고 제한없는 핵 군비경쟁 가속화될 가능성 커져
미국은 러시아의 1년 조약 연장 제안 응답하고 핵군축 협상 시작해야

미국과 러시아 간의 유일한 핵 군축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이 50년 만에 소멸 위기에 처했다. 2월 5일 만료되는 이 조약은 전 세계 핵무기의 87%를 보유하고 있는 양 측이 배치된 핵탄두를 최대 1,550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 폭격기 등 핵 투발 수단을 최대 700기 이하로 제한하기로 한 것으로 그동안 미-러 간의 핵 군비경쟁을 억제하고 제한 없는 핵무기 개발을 막는 안전판 역할을 해왔다. 군축은 고사하고 마지막 남아있는 군비통제 체제가 사라지게 될 경우 핵전쟁 위험과 지정학적 불안은 더욱 커지고, 핵보유국 간 새로운 핵 군비경쟁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커 매우 우려스럽다.

가장 큰 문제는 이 조약의 조건을 연장하거나 대체하기 위한 협상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침공 후 지난 2023년 new START 참여 중단을 선언한 러시아는 지난해 9월 해당 조약을 1년 연장하자고 제안했지만 이에 대해 미국은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한 바 없다. 오히려 미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만료되면, 만료되는 것”이라며 사실상 연장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매우 무책임한 발언이다.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등 다른 핵보유국까지 아우르는 핵 군축 합의를 추진할 수 있다고 언급해 왔지만, 새로운 조약에 대한 협상 전략이나 중국을 핵 군비 통제 대화에 어떻게 참여시킬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 바 없다. 오히려 핵무기 사용 위협을 가하고,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핵전력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핵실험 재개 가능성을 언급하는가 하면, 차세대 미사일방어체계인 ‘골든돔(Golden Dome)’ 구축을 추진하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군비경쟁을 가속하고 있다.

미국은 지금이라도 러시아의 조약 1년 연장 제안에 응답해야 한다. 국제법상 금지된 핵무기를 더 많이 보유한다고 해서 누구도 더 안전해지지 않는다. 오히려 핵 전쟁의 위험을 높여 세계를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고, 중국을 비롯해 각국의 핵전력 증강을 가속화시킬 것이다. 미국과 러시아가 전략 핵무기 비축량에 대한 상호 제한 유지를 약속하고 추가적인 핵 감축을 위한 양자 회담을 재개하여 핵 군비 경쟁을 막아야 한다. 이는 “핵무기 보유국이 성실하게 핵군축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핵확산금지조약(NPT) 제6조를 이행하는 것이며, 2026년 NPT 검토 회의를 앞두고 위기에 처한 NPT체제를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더불어 빠른 속도로 핵 전력을 증강하고 있는 중국 그리고 핵 투발수단 공동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프랑스와 영국 등 다른 핵보유국들에게 NPT 체제 수호라는 공동의 의무를 부과하는 일이 될 것이다. 올해 지구종말시계는 핵전쟁, 기후 위기, AI 위협으로 인해 지난해보다 4초나 앞당겨진 자정까지 85초 전을 가리켰다. 시간이 없다. 지금 당장 핵무기 군축 협상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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