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군축센터 한반도 평화 2026-06-01   91064

[논평] 이재명 정부는 ‘한일상호군수지원협정(ACSA)’ 논의 전면 중단해야

군수지원협정은 곧 군사동맹,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세계 진출 지원 의미 
이명박·윤석열 정부에 이어 ACSA 논의 이어가는 것 ‘실용외교’ 아냐

지난 5월 31일(현지시간)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한일 상호군수지원협정(ACSA)에 대해 논의했다고 언급했다. “양 국민의 이해와 설득이 필요한 부분이며, 아직은 신중을 기해야 된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으나 한일 간 이러한 논의를 진행한 것조차도 부적절하다. 군수지원은 군사동맹을 맺은 국가 간에나 가능한 일이다. 한일 간 군수지원 협정을 맺는다는 것은 일본 ‘자위대’를 ‘군대’로 인정하고 일본과 군사동맹을 맺는 일인 것이다. ‘전쟁할 수 있는 국가’로의 전환, ‘군사대국화’를 향하고 있는 일본에 대한 공개지지이기도 하다.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이재명 정부는 한일 상호군수지원협정(ACSA) 체결을 위한 그 어떤 논의도 중단해야 마땅하다. 

일본 정부는 과거사 왜곡과 더불어 전쟁가능한 국가로의 전환을 꾀해왔다. 아베 전 총리 시절에는 헌법 해석 변경을 통해 “정권이 판단만 하면 언제든지 해외에서도 전쟁에 가담하거나 무력대응을 할 수 있”도록 집단적 자위권을 허용했다. 당시 이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한반도 유사시 피란하는 일본인 등 민간인 수송을 위해 자위대가 한반도에 진출하는 상황이 집단적 자위권 행사의 사례로 언급된 적도 있다. 이에 더해 현재 다카이치 총리는 방위비 지출을 대폭 확대하는 것은 물론 ‘무기수출 3원칙’을 개정해 살상무기 수출을 허용하며 무기산업의 규모와 기술력을 키우고 있다. 또한 핵무기 반입 금지를 풀기 위한 비핵3원칙 재검토도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일 상호군수지원협정을 체결한다는 것은 과거 군국주의에 대해 반성하지도 않으면서 전쟁할 수 있는 국가, 군사대국으로 나아가겠다는 지금의 일본 정부를 지지하는 것이자 한반도 유사시 일본 군사력이 개입할 수 있는 길을 터주는 것이다. 

한일 상호군수지원협정은 2012년 이명박 정부 당시 밀실에서 추진하다 반대 여론에 부딪혀 무산되었던 문제의 협정으로, 윤석열 정부에서도 체결 시도가 이어졌다. 특히 윤석열 정부는 일본과의 외교 관계 회복을 주장하며 강제동원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인정도, 사과도, 가해 기업의 배상 참여도 없는 ‘제3자 변제’라는 졸속 해법을 공식화했다. 그런데 이재명 정부가 윤석열 정부 시기 외교참사로까지 일컬어졌던 조치들을 바로잡기는커녕 이를 지속하고 있어 우려스럽다. 이재명 대통령은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한 ‘제3자 변제’ 해법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국가로서의 약속이므로 뒤집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리고 이제는 한일상호군수지원협정을 또 다시 논의 테이블에 올려놓겠다는 것이다. 이것이 과연 실용외교인가, 자해외교인가. 일본과의 상호군수지원협정 배제는 국민과의 약속이자 합의다. 논의를 멈춰야 한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참석하고 있는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에서 중국과 일본은 상호 간에 군사력 확대에 우려를 표하며 날선 표현을 주고 받았다. 한국군이 보유하고자 하는 핵잠수함이 대중국 한미일 군사동맹 전력으로 동원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과의 상호군수지원협정협력 체결은 한국을 일본 군사주의 세력들이 의도하는 냉전적 대결구도에 연루시키고 결과적으로 일본 극우의 힘을 키우는 데 악용될 것이다. 이재명 정부가 지금 가야 할 길은 일본과의 군사동맹이 아니라 한반도와 동북아에 고조되는 군사적 긴장을 해소하고 한반도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선도적으로 제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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