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핵발전소저지전국비상행동은 6월 9일(화) 오전 11시 30분 서울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신규 핵발전소 부지선정 계획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참가자들은 “현재 한국수력원자력이 추진 중인 신규 핵발전소 부지선정 절차가 법적 근거와 사회적 검증이 부족한 상태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주민 의견 수렴과 최소한의 정보 공개 없이 추진되는 밀실 부지선정 절차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첫 번째 발언에 나선 이헌석 신규핵발전소저지전국비상행동 공동대표는 “현재 진행 중인 신규 핵발전소 부지선정 절차는 국가의 법정계획에 따른 것이 아니라 원자력사업자인 한수원이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 절차인데, 마치 법적근거가 있는 것처럼 지역에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며 발언을 시작했다. 이어서 “주민들은 자신들이 살아가는 지역에 핵발전소가 들어설 경우 정확히 어디에 건설되는지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며 “송전선로가 추가로 건설되는지, 지역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정보 역시 충분히 제공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지자체가 한수원에 제출한 지역지원 방안은 물론, 부지선정의 핵심이 되는 세부 평가기준마저 비공개로 유지되고 있다”며 “주민들의 삶과 안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을 밀실에서 결정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하며 “부지선정 절차와 관련되어 공개된 문제는 빙산의 일각이라며 앞으로 세부적인 문제점을 지속적을 밝혀나가겠다”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뒤이어 발언한 최인엽 영덕핵시설저지30km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은 “영덕군이 신규 핵발전소 유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위험성과 부작용은 숨긴 채 지원금과 보상책만을 앞세워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일방적인 여론몰이를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핵발전소가 가져올 위험과 방사성폐기물 문제, 지역공동체 파괴에 대해서는 침묵한 채 각종 지원책만 홍보하는 것은 군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영덕에 건설되는 핵발전소의 전력은 결국 대도시와 산업단지로 보내질 것”이라며 “정작 영덕은 송전선로와 환경파괴, 건강권 침해 등의 부담을 떠안게 되는 에너지 식민지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며, “영덕의 미래는 핵발전소가 아니라 주민이 주도하는 재생에너지와 지역 재건에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뒤, 한수원의 신규 핵발전소 부지선정 계획서를 형상화한 판넬을 부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며 밀실 부지선정 절차의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 기자회견문
법적 근거 없는 밀실 부지선정, 신규 핵발전소 부지선정 계획 즉각 중단하라!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추진하고 있는 신규 핵발전소 2기와 소형모듈원전(SMR) 1기의 부지선정 절차가 6월 말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지금 진행되고 있는 부지선정 과정은 투명성도, 민주성도, 공공성도 찾아볼 수 없는 밀실 행정의 전형이다.
이번 부지선정 과정은 국가의 법정계획에 따른 것이 아니라 원자력사업자인 한수원이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 절차이다. 그럼에도 지역에서는 마치 법적 근거에 따라 추진되는 사업인 것처럼 포장되어 있다. 시민의 생명, 그리고 안전과 직결된 핵발전소 건설이라는 중차대한 사안을 마치 민간사업하듯이 법적 근거와 민주적 통제 밖에서 강행되고 있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주민들에게는 핵심 정보조차 제대로 제공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신규핵발전소를 유치신청한 4개 지역(영덕, 울주, 경주, 기장)의 주민들은 아직까지도 신규 핵발전소가 지역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추가 송전선로가 필요한지를 알수 없다. 심지어 한수원의 요구에 따라 지방자치단체가 제출한 ‘지역지원 방안’ 역시 국회의 자료 제출 요구에도 공개되지 않고 있다.
부지선정 기준 역시 문제투성이다. 한수원은 대략적인 평가 방향만 공개했을 뿐 세부 평가 기준은 끝내 공개하지 않고 있다. 어떤 기준으로 후보지를 평가하는지, 무엇을 중요하게 보는지 조차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공정한 심사가 이루어질지 의문이다.
특히 이번 신청 지역 4곳 가운데 3곳은 이미 핵발전소가 운영되고 있는 지역이다. 부산·울산·경북의 동해안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핵발전소 밀집지역이다. 그럼에도 핵발전소 추가 건설에 따른 누적 위험, 기후재난 확대, 방재 체계의 한계, 송전선로 갈등과 같은 핵심 쟁점은 부지선정 기준에서 사실상 배제되어 있다.
영덕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현재 거론되는 지역 가운데 일부는 과거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로 신규 핵발전소 예정구역에서 해제된 곳이다. 또한 해당 지역은 관광산업의 미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에도, 주민들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나 논의 없이 유치 신청이 이루어졌다.
정부와 한수원은 AI·데이터센터·반도체 산업 등을 내세우며 부풀린 전력수요 전망을 핵발전 확대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정작 핵발전소 입지와 전력수요 간의 불일치, 핵발전과 재생에너지의 충돌, 송전선로 신설을 둘러싼 갈등, 핵폐기물 처분 문제, 동해안 핵발전소 과밀에 따른 위험 등 반드시 짚어야 할 핵심 쟁점들에 대해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최근 두 차례 정책토론화와 대국민 여론조사로 민의를 수렴했다고 말하지만, 이는 국민을 기만하는 거짓말에 불과하다. 그 대국민 기만은 밀실 부지선정 절차에서 정점에 이르고 있다.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될 해당 지역 주민들을 철저히 배제한 채, 핵발전의 위험과 그 희생을 고스란히 떠넘기는 에너지 식민지화에 정부와 한수원이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지금 한수원이 추진하는 신규핵발전소 부지선정 절차는 공적인 국가 에너지정책이 갖춰야 할 최소한 원칙조차 갖추지 못한채, 핵산업계의 이익을 옹호하려는 졸속행정에 불과하다. 이에 우리는 오늘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한수원은 신규핵발전소 계획 기본 정보, 부지선정 기준, 지역지원 방안 등 관련 핵심 정보를 전면 공개하라.
하나, 한수원은 법적 근거 없는 신규 핵발전소 밀실 부지 선정 계획을 즉각 중단하라!
하나. 정부는 핵발전 확대 정책을 중단하고 재생에너지 중심의 정의로운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전면 전환하라.
2026년 6월 9일
신규핵발전소 저지 전국비상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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