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과 한국투자공사가 이스라엘의 국채를 매입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25년 기준 약 404억 원의 이스라엘 국채를 매입했고, 테바, 뱅크레우미, 뱅크하포알림 등 이스라엘 기업의 회사채 약 167억 원어치와 주식 약 7125억 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외환보유고 투자를 담당하는 한국투자공사 역시 약 2800억 원 규모의 이스라엘 정부 국채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며, 테바, 엘빗시스템즈 등 이스라엘 기업들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엘빗시스템즈는 이스라엘군에 무인기를 포함한 다수의 무기를 공급하는 핵심 군수기업이며, 테바는 이스라엘군과 자매결연을 맺고 의약품과 장비를 기부하며 특정 부대를 후원하는 기업이다. 뱅크레우미와 뱅크하포알림은 이스라엘의 방산 및 군사 관련 기술에 투자하고, 국제법상 불법인 유대인 정착촌 건설 공사에 대한 대규모 대출과 보증을 제공한 은행이다.
국민연금 기금은 시민들의 노후 자금을 재원으로 하며, 한국투자공사 자산 역시 정부와 한국은행 등이 맡긴 공적인 외화 자산으로 시민을 위해 쓰여야 한다. 하지만, 한국투자공사 관계자는 위탁 운용사를 통해 이들 기업에 투자한 것이 공사의 결정임을 숨기지 않았다. 국민연금은 위탁 자산의 특정 투자 실행을 강제할 수 없다고 해명했으나, 이는 위탁 운용사에 책임을 전가하는 비겁한 직무 유기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5월 이스라엘과 밀접한 관계를 맺은 셰브론과 메타의 주주총회에서 팔레스타인 인권침해 위험에 대한 인권 실사를 요구한 주주제안에도 모두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스라엘이 반인륜적 전쟁범죄를 저지르고 침략의 비용을 충당하고자 대량의 국채를 발행하는 것을 알고도 투자를 단행했다면, 더욱 강력한 비판을 받아야 한다. 인권 실사를 반대한 행위에 대해서도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한다. 최소한의 검증 절차도 무력화하며 정당성을 짓밟은 반인권적 투자로 인해 발생한 해악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이스라엘은 지난 3년간 가자 지구에서 7만 3천 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을 집단학살 했으며 휴전 협정 이후에도 그것을 지키기는커녕 가자에 대한 학살과 군사점령을 지속하고 있다. 나아가 이란과 레바논 등 서아시아 전역으로 전쟁을 확장시키며 세계 평화마저 위협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한국인이 포함된 가자행 국제 구호 선단을 공해상에서 요격, 항해자들을 납치해 고문하기도 한 바 있다. 이스라엘의 경악스러운 행보가 전 세계적인 지탄을 받는 상황에서, 시민들의 공적 자금이 동의도 없이 이스라엘의 전쟁범죄를 돕는 데 쓰이고 있는 것이다.
이재명 정부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인권과 그들의 주권을 옹호하고 이스라엘의 반인도적 행위를 비판하며 세계 평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이재명 대통령 스스로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의 체포영장 발부를 고려하겠다며 이스라엘의 전쟁 범죄를 인정한 바 있다. 이처럼 앞에서는 평화와 인권을 말하면서, 뒤에서는 집단학살국에 투자해 ‘피 묻은 돈’을 벌어서는 안 된다. 이미 영국과 아일랜드, 덴마크, 노르웨이, 프랑스, 스웨덴 등 각국의 시민들은 자국의 공공기금을 상대로 이스라엘 국채 및 이스라엘 기업에 대한 투자 철회 운동을 벌여 투자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심각한 인권 침해와 전쟁 범죄를 용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 기금이 돌봄, 주택과 의료 등 공공의 필요와 건설적인 투자를 위해서가 아니라 타국의 침략 전쟁과 집단학살 지원에 쓰이는 것에 분노한다. 국민연금과 한국투자공사는 지금 당장 이스라엘에 관련된 정확한 투자 내역을 공개해야 하며, 대이스라엘 투자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 아울러 해당 기관들의 투자 및 권한 행사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조사를 실시하고, 침략전쟁 및 학살 등 국가 테러 행위에 대한 엄격한 투자 제한 지표를 마련해 반인권적 투자가 반복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나아가 대한민국 정부 차원에서 제재를 가하고 이스라엘 정부 및 기업과의 모든 협력관계를 끊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26년 8월 21일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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