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비난과 군사적 긴장 고조 멈추고 대화 채널 시급히 복원해야
지난 9월 21일, 파주 비무장지대(DMZ)에서 지뢰가 폭발해 국군 장병 3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로 인해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장병들의 조속한 쾌유를 빈다. 가족들에게도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
어제(9/30) 합참은 이번 사고가 북한군 지뢰로 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군사령부 역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정전협정 위반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지난 29일 김여정 조선노동당 총무부장은 담화를 통해 “우리 군인들은 단 한 번도 국경선을 넘어선 적이 없다”며 책임을 전면 부인하고 남한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근본적인 문제는 남북과 유엔사 사이 합의된 군사분계선(MDL)이 없고 정확한 표식도 없다는 점이다. 북한은 2023년 12월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한 이후 군사분계선 인근에 철책과 구조물을 설치하고 지뢰를 매설하는 등 ‘남부 국경 영구화 공사’를 진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북한군의 군사분계선 침범이 자주 일어났다는 것이 군 당국의 설명이다. 이처럼 남한은 군사분계선, 북한은 국경선이라 규정하고, 합의된 기준도 없으며 소통은 단절된 것이 현실이다. 비무장지대는 세계 최고의 무장지대인데, 군사분계선은 혼돈 상태다. ‘정전협정 위반’ 사안을 다루어야 할 군사정전위원회는 작동하지 않고 있다. 이대로는 안 된다.
지뢰 폭발로 부상자가 발생한 비극적인 상황에서 김여정 총무부장의 담화는 부적절하다. 현재 군사분계선을 둘러싸고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상황과 논란 등을 고려할 때, 상대방의 ‘자작극’으로 단정할 일이 아니다. 김여정 부장의 표현대로 ‘차단물 공사’가 진행 중인 ‘국경선 일대’에서 ‘우려스러운 적대 행위들’이 계속 발생하고, 지뢰 사고까지 일어났다면, 정치적 비난을 쏟아내기에 앞서 자체 조사를 실시하여 그 결과를 공개하고 불필요한 오해와 이견을 해소하기 위해 대화 창구를 여는 것이 마땅하다.
현 상황에서 대북 확성기 등 강경 대응이나 군사적 대응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하다. 군인을 사지로 몰고, 접경지역을 비롯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태롭게 할 뿐이다. 더 큰 비극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면 극단적 주장을 멈춰야 한다. 지금은 남북 소통을 복원하여 군사분계선을 안정화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남북 모두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해 대화와 협력에 나서야 한다. 가장 확실한 재발 방지 대책은 군사적 신뢰 구축이다.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단하기로 했던 9.19 군사 합의가 윤석열 정부 당시 무력화된 것이 결국 지금의 상황을 초래했다. 이재명 정부는 2025년 9.19 군사 합의를 선제적으로 복원하겠다고 했으나 실행하지 않았다. 9.19 군사 합의는 조속히 복원되어야 한다. 나아가 불안정한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것이 궁극적인 해결책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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