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전시작전통제권은 조건 없이 환수해야 한다

브런슨 사령관의 전작권 조건 변경 발언은 부적절
전작권 환수는 조건이 아닌 의지의 문제
한국이 한국군 온전히 통제해야 한반도 평화 위한 독립적 전략 수립 가능

지난 14일,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와 관련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으로 “조건이 변했고” “우리가 지켜야 할 새로운 기준이 생겼다”며 전작권 환수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주한미군사령관이 주권 국가의 권리인 전작권 환수를 두고 조건 충족이 안됐다며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 전작권 환수는 조건의 문제가 아니라 의지의 문제다. 전작권은 조건 없이 환수해야 한다.

노무현 정부 시기 2012년으로 합의됐던 전작권 환수는 이명박 정부 들어 2015년으로 연기되었다가, 박근혜 정부에 이르러서는 ‘조건에 기초한 전환’으로 재합의되었다. 이후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이유로 환수는 계속 미뤄지고 있다. 기준 자체가 모호한 조건부 환수에 얽매이는 한 전작권 환수는 무기한으로 연기될 수밖에 없다. 한미 양국은 이미 전작권 환수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임기 내 전작권을 환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으며, 강신철 장관은 15일 “전작권은 지금 당장 전환하더라도 문제가 없다”고 재차 강조한 바 있다. 한미 정상의 전작권 전환 합의를 부정하는 듯한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의 무책임한 발언은 취소되어야 마땅하다. 전작권을 즉시 환수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지난 5월 브런슨 사령관은 ‘한국은 중국을 겨냥한 단검’과 같다며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는데, 이번 ‘전작권 조건’ 발언과 함께 ‘서울과 베이징 거리가 가깝다’고 말하며 한국을 대중국 견제의 전초기지로 보는 시각을 또 다시 드러냈다. 이에 더해 브런슨 사령관은 지상, 해상, 공중, 우주, 사이버전 등 모든 영역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미 다영역특임부대의 한반도 배치 필요성도 거론했다. “한반도에서 감지 능력을 다층적으로 구축해 한반도 작전 환경뿐만 아니라 더 넓은 주변 환경까지 더 잘 이해하고자 한다”는 것인데, 주한미군과 한미동맹의 역할과 성격을 한반도 방어가 아닌 대중국 견제 성격으로 확장하려는 것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일수록 전작권 환수는 더욱 중요하다. 한국이 한국군을 온전히 통제해야 한반도 평화를 위한 독립적인 전략 수립과 민주적 통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전작권은 정상적인 국가라면 당연히 행사해야 할 국가주권의 핵심 요소다. 미국의 검증은 필요치 않다. 더이상 미국의 일방적인 기준과 조건을 맞추느라 환수가 연기되어서는 안 된다. 상황은 늘 변하게 마련이다. 주권사항인 전작권을 환수하여 가장 기본적인 조건을 확보하고, 변화하는 상황에 부합하는 전략을 구성해나가는 것이 당연하며 가장 현실적인 길이다. 정부는 조기에 전작권을 온전히 환수하고, 주도적으로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역내 안정을 위한 전략을 수립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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