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성 (참여연대 자원활동가, 푸른숲발도르프학교 11학년)
푸른숲발도르프학교 11학년 김지성 님이 약 2주 간 참여연대 자원활동가로 일했습니다. 세월호참사를 추모하는 노란리본 재료 다듬기, 회원 감사카드 발송 등 사무 업무부터 1인 시위와 기자회견, 집회 발언 등 현장 활동까지 다양한 경험을 했는데요.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싶다’는 지성 님의 활동 후기를 전해드립니다.
후기를 작성하기 앞서 참여연대에 처음 문의할 때 썼던 자기소개서를 다시 읽어보았습니다. 처음 인턴실습을 시작할 때 참여연대가 어떤 곳이고 어떤 기대를 하고 갔는지 돌아보았습니다. 자기소개서에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는 데에 기여하고 싶다’고 썼는데, 제가 도움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씩 실현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몇 시간 전에 생명안전기본법이 통과되었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6년 간 그 자리를 지켜주신 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입니다. 저는 큰 도움이 되지는 못했지만,사회가 변화하는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게 해준 참여연대에 감사했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생명안전기본법에 대해서도, 그 법이 어떤 과정을 거쳐 통과된 것인지도 알지 못했을 것입니다.
참여연대에서 활동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은 ‘별들의 집’에 갔을 때였습니다. 저는 전혀 경험한 적이 없는 일이라 감히 공감할 수도 없었고 동정하는 것처럼 보일까 봐 죄송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사회를 더 나아지게 만드는 동력은 슬픔을 극복하고 맞서 싸우는 분들, 그리고 함께 싸우는 분들이라는 것입니다. 참여연대가 하는 일의 의미를 알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한반도 평화대회에서 청소년으로서 발언할 수 있었던 것도 정말 의미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발언문을 작성하며 평화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해 고민하고 공부할 수 있었고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될 것이라 혹시나 실수한 것은 없는지 신중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완벽한 발언은 아니었지만 그런 무대에 올라가 보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경험이었고,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희망이 되었다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것, 참여사회 인터뷰 진행을 도와드린 것, 세월호참사를 추모하는 노란리본 재료인 EVA지를 자르고, 우체국에 가서 회원 분들에게 드릴 감사카드를 부치고, 청소년 사업 자료조사 업무까지 모두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제가 이런 일들을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은 주변에서 챙겨주신 활동가 분들 덕분입니다. 저에게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참여연대에서 활동하며 덕분에 타인을 대하는 태도와 책임, 시민사회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학생 인턴을 받아주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인턴실습을 준비하며 지금까지 문의한 다른 회사들이 저를 받아주지 않았던 것도 일도 바쁜데 전문적인 기술도 없는 미성년자를 챙겨야 해서였을 것입니다. 그동안 친절하게 챙겨주시고 작은 일 하나에도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나 폐를 끼치지는 않았는지 염려됩니다.
아쉬웠던 것은 기간이 짧아 한 가지 일의 전 과정을 참여할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다양한 분야를 경험할 수 있었던 점은 좋았습니다.
짧은 실습이었지만 일을 하며 보람과 재미를 느낄 수 있었고, 남을 위해 일하는 분들에 대한 존경과 동경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낯선 환경에 잘 적응하도록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앞으로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김지성 님 발언문 보기
안녕하세요. 푸른숲발도르프학교에 재학 중인 고등학교 2학년 김지성이라고 합니다. 저는 현재 시민사회단체 참여연대에서 자원활동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제가 오늘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은 청소년의 관점에서 본 전쟁과 평화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함입니다. 청소년은 아직 완전한 사회인이 아니고 투표권도 없습니다. 그러나 청소년은 미래 사회를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고, 한 사람의 시민이기도 합니다. 저는 그들 중 한 사람으로서 발언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2월에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침공으로 이란 전쟁이 발발했습니다. 전쟁으로 인해 가장 먼저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민간인이었습니다. 특히 어린이, 여성, 노인 등이 전쟁의 피해에 고스란히 노출되었습니다. 전쟁 첫날부터 미군의 오폭으로 초등학교에서 120여명의 어린이들이 숨졌고, 현재까지 전쟁 피해 청소년과 어린이는 사망자의 10퍼센트가 넘습니다. 우리는 유가 폭등으로 인한 불편함을 겪지만, 그 이면에는 일상이 무너진 사람들이 있는 것입니다.
2024년 서울역사박물관에서 개최한 전쟁을 겪은 어린이들이라는 전시에 간 적이 있습니다. 보스니아와 사라예보 내전으로 인해 희생된 어린이들의 유품과 사연을 전시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전쟁은 정치적 사건이 아니었습니다. 사연들은 대부분 친구와 썰매를 타러 가다가, 혹은 장을 보러 가다가, 평범한 일상이 예고 없이 무너지는 상황들이었습니다.
한반도 역시 73년째 휴전 중입니다. 우리는 여전히 전쟁이 언제 일어날 지 모르는 상황 속에 있는 것입니다.
전쟁이 발발하게 된 원인에는 많은 이유와 문제점들이 있었을 것이지만,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꼭 전쟁밖에 없었을까요? 무고한 생명을 죽이지 않는 방법으로 할 수는 없었을까요. 전쟁을 일으키는 사람들은 누구인가요. 어째서 그들은, 어떤 이득을 얻을 수 있기에 귀한 사람의 목숨과 맞바꾸는 것인가요. 왜 사람들이 중심이 되지 않는 것인가요. 왜 전쟁에 동의하지 않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나요. 저에게는 아직 이해할 수 없는 질문들이 많습니다.
전쟁은 평화를 생각하게 합니다. 그렇지만 제가 생각하는 평화는 갈등을 차단하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은 모두 다릅니다. 자라온 환경과 생각이 다르기에 서로 의견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평화는, 그 ‘다름’을 폭력으로 제압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와 협상을 필요로 합니다. 인간은 서로 합의하고 함께 협력하여 해결해나가는 능력을 사용해야 합니다.
참여연대에서 지원활동을 하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촉구 1인 시위에 나가보았습니다. 국가는 왜 외부의 위협을 막기 위해 막대한 국방비를 쓰면서, 정작 국민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가는 국내의 참사 앞에서는 책임을 다하지 않습니까? 진정한 국방은 총칼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을 지켜내는 것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평화는 평등에서부터 오고, 평등한 세상이 된다면 평화도 찾아올 수 있다고 믿습니다. 평화를 위해, 모든 사람과 존재가 평등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 전 세계에 평화가 찾아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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