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에 따르면 기아자동차 2차 입찰 역시 유찰되었다고 합니다. 언론은 일제히 2차입 찰마저 유찰되었기 때문에 정부가 추가적 부채탕감을 결단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기아자동차의 처리는 난제 중에 난제가 되어가고 있으며 국민들은 이같은 상황을 깊은 우려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한편 2차 입찰과정에서 여권의 고위관계자들은 너나없이 '삼성대세론'을 거론해서 기아자 동차는 삼성으로 넘어갈 것이라는 여론이 조성되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상당한 특혜적 조치 를 수반하고서 말입니다. 저희는 우리는 이러한 상황전개가 재벌개혁에 역행할 뿐만아니라 국내 자동차산업의 핵심현안인 과잉중복투자를 해소하는데 있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 에서 크게 우려스럽습니다. 저희는 아래와 같은 다섯가지 이유에서 삼성의 기아자동차 인수 는 절대로 이뤄져서는 안된다고 주장합니다.
첫째. 삼성의 기아자동차 인수는 부실규모를 더욱 확대재생산할 위험이 있습니다
막대한 부채에 따른 금융비용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른 삼성자동차의 부실정도는 이미 스스로도 독자적으로는 생존이 불가능하다고 고백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입니다. 그럼 에도 불구하고 만일 삼성이 기아자동차를 인수하게 된다면 이는 부실기업이 또 하나의 부실 기업을 인수하는 것으로 부실규모를 더욱 확대재생산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특히 부 실기업에 대한 과감한 퇴출을 주장해온 정부로서 이러한 해프닝을 용인하고 있는 점을 이해 하기 어렵습니다.
둘째, 삼성의 기아자동차 인수는 삼성그룹 우량계열사의 부실화를 초래하게 됩니다
삼성자동차가 기아자동차를 인수할 능력이 없음은 공지의 사실입니다. 따라서 막대한 기 아자동차 인수자금은 결국 우량계열사의 직접적인 자금조달이나 지급보증하에서 조달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는 그룹내 최대 우량계열사인 삼성전자 조차 경영난으로 인해 국,내외 자 산매각, 1만명 규모의 고용조정,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생존을 위한 자금조달 및 구조조정 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기아자동차 인수에 참여하는 삼성그룹내 우량계열사의 부실화를 초래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입니다.
삼성측은 외국인 투자자와의 컨소시움 구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고 하고 있으나 누 가 생존의 가망성조차 없는 이 부실덩어리에 투자를 하겠습니까. 이는 삼성전자와 Pan-Pacific과의 이면계약에서 확인되었듯이 외국인투자를 위장한 사실상의 차관도입일 가 능성이 높습니다. 이 경우 이면계약을 통해 삼성그룹 우량계열사가 투자원금은 물론 이자까 지 지급을 보증할 것이기 때문에 결국 인수기업의 부실책임을 계열사가 고스란히 지게 됨으 로서 해당기업의 신용도를 하락시켜 경영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입니다.
세째, 삼성의 기아자동차 인수는 삼성그룹은 물론 한국경제 전반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신을 초래할 것입니다
부실기업이 부실기업을 인수하는 삼성의 가아자동차 인수는 외국인투자자에게 상식적으로 납득될 수 없으며 이는 재벌개혁이나 기업의 구조조정이 후퇴하고 있다는 징표로 받아들여 져 한국경제에 대한 불신을 심화시키고 투자를 기피하게 되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될 것입니 다. 국내적으로도 삼성그룹 계열사의 동반 부실화에 대한 우려로 가뜩이나 위축된 투자심리 를 더욱 위축시켜 증시의 악재로 작용할 뿐만아니라 삼성그룹 계열사에 대한 투자기피를 초 래할 것입니다. 이는 최근 주식시장에서의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지속적인 주가 하락을 통해 서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네째, 삼성의 기아자동차 인수는 국내 자동차 산업의 공멸을 초래할 위험이 있습니다
현재 국내 자동차 산업의 공장 가동률은 50%에도 미치는 못하는등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영위기는 전반적인 국, 내외 경기불황에도 원인이 있으나 자동차 산업의 과잉중복투자에 그 근본원인이 있음은 공지의 사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복과잉투자를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기아자동차를 삼성에 인수시킬 경우 과당경쟁으로 인해 중복투자 의 폐해가 더욱 심화될 것입니다.
다섯째, 삼성의 기아자동차 인수는 재벌의 부실경영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자, 국민의 부담으 로 재벌의 몸집을 더욱 키우는 결과를 낳게됩니다
앞서 지적한 대로 삼성자동차는 독자적으로는 생존 조차가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한 부실 덩어리입니다. 삼성의 자동차산업 진출은 당시부터 과잉중복투자의 폐해를 초래할 것이며 자체로는 결코 수익성을 갖출 수 없는 무리한 투자라는 것이 지배적 견해였습니다. 오늘 경 제위기의 원인중에 하나로 꼽히는 기아사태나 자동차 산업의 과잉중복투자 역시 삼성의 무 리한 자동차 산업 진출에서 비롯된 바 큽니다.
이런 점에서 그 누구에게도 지지받지 못하는 상황을 아랑곳하지 않고 무리한 진출을 감 행한 삼성과 이건희 회장에게 그 책임을 물어야 마땅합니다. 그런데 오히려 국민의 부담으 로 막대한 금융부채를 탕감해 주면서까지 기아자동차를 삼성에 인수시키는 것은 부실경영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것이며, 문어발식으로 확대된 부실계열사를 퇴출시켜 전문대기업으로 육성하고, 기업경영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재벌개혁의 원칙과 방향에 역행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기아자동차 처리가 최근 5대재벌간 소위 '7개업종 구조조정안'과 마찬 가지로 부실경영의 책임을 국민에게 전가하고 재벌의 몸집불리기에 이용되고 있는 것에 크 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삼성의 기아자동차 인수는 경제력집중의 결과로 초래된 재벌의 국민경제상 비중을 이유로 5 대 재벌에 관한한 아무리 무리한 투자를 하고 부실경영을 하여도 결국 국가가 국민의 부담 으로 해결해 준다는 재벌불사(財閥不死)의 나쁜 사례를 다시 한번 남기게 될 것입니다.
항간에는 연이은 유찰의 배경에는 현대와 대우가 입찰을 통한 기아자동차 인수의사가 없다 는 것을 알고 있는 삼성측이 정부와 채권단으로부터 추가적인 부채탕감을 따내기 위한 고도 의 전략이 깔려있다는 설마저 나돌고 있는 실정입니다.
저희는 설혹 삼성자동차가 퇴출되는 한이 있더라도 무리한 투자와 부실경영에 대해서는 그 책임을 해당기업과 재벌총수등 경영진이 지도록 해야한다는 원칙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생 각합니다. 책임지지 않는 기업경영 풍토에서 한국 경제와 기업의 미래는 없다는 점을 대통 령께서도 잘 알고 계실거라 믿으며 삼성의 기아자동차인수에 대해서 단호한 입장을 취해주 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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