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정부는 사회복지 분야에서 역대 정권이 엄두를 내지 못하던 획기적인 많은 일을 했습니다. 의료보험 통합, 국민연금 전국민 확대, 의약분업, 그리고 기초생활보장법 제정 등은 제도 하나 하나가 우리나라 사회복지의 새로운 역사를 장식하는 사건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이렇게 획기적인 정책들이 애초에 의도한 정책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부작용만 부각되고 있습니다.
의료보험 통합이 국민들의 의료혜택 향상으로 제대로 이어지지 않고, 국민연금은 오히려 잘 사는 사람에게만 혜택을 주는 구조로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의약분업 이후 약물 사용이 줄어들 것 같은 기미도 보이지 않으며 오히려 '의약담합'이 걱정스럽습니다. 기초법의 제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빈민들이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 사회복지의 획기적 사건들의 의미가 퇴색되어 가고 있는 듯 합니다. 참으로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역사적인 정책들이 제대로 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정책 집행과정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이 필요합니다. 왜 애초에 의도했던 '좋은' 정책들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지 세밀한 점검이 필요한 단계입니다.
우선적으로 사회복지 관련 행정조직의 대대적이고 전편적인 확대 개편이 필요합니다. 1조원의 예산을 사용하던 20년 전의 보건복지부 조직과 인력으로 6조원을 효과적으로 집행할 수는 없습니다. 지방정부의 보건복지 행정조직과 보험료를 거두어들이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국민연금관리공단 등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획기적인 복지정책에 부응한 보건복지행정의 획기적 재편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4대 사회보험의 보험료 부과징수 기능을 국세청으로 이관시키고 기존 공단조직은 대국민 서비스 조직으로 혁신되어야 합니다.
지난 3년간 새로운 복지정책의 얼개가 마련되었으나 정밀한 세부 정책이 없다보니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세부적인 정책이 부족한데다, 있다고 하더라도 이익집단에 휘둘리다 보니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의료비 증가 문제와 기초생활보장법 등에서 문제가 되는 사항들에 대해서는 시급히 세부적인 정책들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이유중 하나는 복지예산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예산 확충 없는 획기적인 복지정책은 정치적 과시주의에 불과합니다. 복지예산 확대를 위한 대통령의 의지가 무엇보다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기존 예산이 잘 쓰이고 있는지도 점검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획기적 복지정책이 역사적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내용이 채워져야 합니다. 하루 속히 범정부적 차원에서 「사회복지개혁정책 점검단」을 구성하여 왜 정책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는 않는지를 세밀하게 검토하고 대응을 해야 할 시점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획기적인 복지정책이 '정치적 쇼'로 끝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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