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법센터 표현의자유 2025-10-22   47571

[논평] 더불어민주당안, 허위조작정보 퇴출 아닌 언론의 감시와 표현의 자유 위축시킬 것

‘악의’ 추정 및 손해상한선 산정은 위헌 가능성, 전면 재검토 필요

지난 10월 20일 더불어민주당 언론개혁특별위원회(이하, ‘언론특위’)가 허위조작정보를 ‘퇴출’시키겠다며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악의적인 허위조작정보에 따른 공론장의 오염, 경제적 피해 및 특정인의 명예훼손 등 피해를 효과적으로 구제하겠다는 취지이다. 그러나 언론특위가 제안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이와 같은 법개정 취지를 무색하게 한다. 표현의 자유로 보장되어야 할 허위조작정보까지 불법정보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법관의 추정에 따라 징벌적 배액배상까지 가능하게 하는 등의 독소조항을 담고 있다. 정치적으로 편향된 심의, 자의적 심의로 비판받아왔던 행정심의제도는 그대로 둔 채 플랫폼기업에 광범위한 삭제 권한까지 인정하고 있어 언론의 감시기능과 표현의 자유를 위축하는 효과를 초래할 위험성이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이번 개정안은 전면 재검토 되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언론특위가 발표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허위조작정보를 불법정보에 포섭하면서 “불법정보에 해당하는지가 불분명하더라도,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가 허위이거나 사실로 오인하도록 변형된 정보’(이하 “허위정보”) 및 이러한 ‘허위정보 중 유통될 경우 타인을 해하게 될 것이 분명한 정보’(이하 “허위조작정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정의는 그 자체로 헌법상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위협한다. 허위정보라고 무조건 처벌의 대상이라고 할 수 없으며, ‘타인을 해하게 될 것이 분명한 정보’ 역시 누가 어떤 근거로 판단할지 포괄적이고 모호하여 명확성 원칙에 위배될 수 있다. 이른바 미네르바 사건(헌법재판소 2010. 12. 28.선고 2008헌바157, 2009헌바88(병합)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 제1항 위헌소원)에서 헌법재판소는 표현의 자유의 보호범위에는 단지 사실의 표현뿐만 아니라 허위의 표현도 포함된다고 확인한 바 있다. 의도적으로 조작했다는 의심이 들더라도 공공유해성이 없다면,「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정정보도청구의 대상이 될 뿐이다. 또한 일부가 허위이고 일부가 진실, 즉 허위와 진실이 섞여 있을 때, 전부가 허위일 때를 어떻게 명명백백하게 구분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허위조작정보로 인한 피해가 큰 만큼 대책이 마련되어야 하지만 매우 좁고 명확하고도 한정적인 정의가 마련되지 않는 한 해당 조항은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침해하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번 정보통신망법개정안은 언론을 포함해 게시자에 대한 규제와 처벌도 강화하였다. 언론이 사실확인을 하는 것은 기본이지만, 권력의 비리나 남용에 대한 취재는 공익제보자 등 취재원이 제시한 일말의 단서를 계기로 시작될 수 있고 이 중 일부가 허위로 밝혀질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 법안에 따르면 이 역시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또한 민사상 책임을 물으면서 손해액 증명이 어려운 경우 최대 5천만 원까지 법관이 손해액을 추정하도록 하고 있고, ‘타인을 해할 의도’가 입증되거나 ‘악의’ 추정요건을 충족할 경우 5배까지 배상제를 적용하는 징벌적 배액 배상 제도를 도입했다. 과실로 허위조작정보를 유통할 경우도 배상의 대상이 되는 것은 허위조작정보의 개념과도 맞지 않는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이 제안한 8가지 ‘악의’ 추정요건 중 “이미 불법정보 또는 허위조작정보로 판명되어 형사처벌 또는 손해배상이 이루어졌던 내용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내용을 유통한 경우”, “기술되거나 진술된 본문 또는 전체 내용에는 없는 불법정보 또는 허위조작정보를 제목 또는 자막으로 강조한 경우”, “불법정보 또는 허위조작정보의 유통 전에, 사실 확인을 위한 충분한 조치를 하지 않았거나”, “소가 제기된 법인 또는 단체의 피용자에게 고의와 타인을 해(害)할 의도가 있었음이 인정되는 경우” 등은 매우 포괄적이어서 자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이와 같은 추정규정은 그 명확성을 둘러싸고 논란이 될 수밖에 없으며, 이를 근거로 한 ‘입막음(입틀막) 소송’의 난무 등 사회적 논란으로 오히려 언론 보도의 위축과 자기검열만 강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일정 규모 이상의 플랫폼에 불법정보 또는 허위조작정보 유통에 대한 신고절차를 두고 신고가  있을 시 필요한 조치를 의무화하여 플랫폼의 책임성을 높이겠다는 방안도 우려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현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가 그동안 정치심의, 자의적 심의 등 국가검열기구라는 비판을 받아오고 있는 상황은 그대로 둔 채 플랫폼 기업에게 이와 같은 의무를 두는 것은 이로 인해 표현물에 대한 삭제와 해지 등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질 수 있어 사적 검열 논란이 일 수 있다. 유럽연합 DSA(Digital Service Act)는 불법정보가 대상일 뿐 허위정보를 규율하지 않는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안은 플랫폼에게 “신중한 판단을 거쳐” 거의 국가기관에 준하는 “해당 정보의 삭제 또는 접근차단, 정보노출 제한”, “정보게재자 계정의 정지 또는 해지” 등의 조치를 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현재 플랫폼의 댓글 삭제 및 계정 서비스 중단 등 조치가 문제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이 법이 시행된 이후 플랫폼은 이 규정을 근거로 자의적 판단에 따라 개인의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는 위험은 더 커질 것이다. 정부기관이 플랫폼기업에 행정지도나 협조공문 등의 명목으로 실질적인 검열을 하고 있는 현실 등 제도 남용에 관한 대비책이 없는 점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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