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환을 위한 개발 논의 과정 투명하게 공개돼야

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며 전 국민의 일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인공지능 기술은 데이터센터를 필두로 전력과 물 등 막대한 자원을 요구합니다. 수도권에서는 주거 환경과 재산 가치 하락을 이유로 데이터센터 설립 반대 운동이 벌어지는 반면,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지방소멸의 해결책’인 것처럼 여겨지며 유치 경쟁이 펼쳐집니다. 그러나 데이터센터 설립이 지역 경제 활성화에 실질적으로 얼마나 기여하는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한편,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은 노동 현장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생성형 인공지능과 피지컬 인공지능으로 인한 해고와 고용 감소는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를 가리지 않지만, 늘 그렇듯 약한 고리가 먼저 무너집니다. 이처럼 국가가 강력하게 추진하는 인공지능 정책은 지역사회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지만, 실제로 영향을 받는 지역의 시민과 노동자 즉 ‘영향받는 사람들’의 권리와 참여는 충분히 고려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인공지능 책임성과 공공성 강화를 위한 시민사회 공동행동(약칭 AI시민행동)은 AI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8/19(수) 오후 3시 울산시민연대 교육관에서 ‘국가 주도 인공지능 정책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연속워크숍의 다섯 번째 회차를 진행했습니다.
발제를 맡은 김지훈 울산시민연대 정책국장은 3대 메가 프로젝트로 대표되는 정부 주도 인공지능 개발 사업에 대한 수도권과 지역의 인식에 격차가 있다고 언급하며, 전력·물·토지 등 생산시설만 지역이 담당하고 연구개발·의사결정·부가가치 등은 수도권이 담당하는 상황이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고 짚었습니다. 김 정책국장은 3대 메가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AI 데이터센터(이하 AIDC)를 계기로 수도권 집중의 지역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지역을 건립 장소로만 사용하지 않고, 연구 개발과 설계, 의사결정 기능들도 함께 지역으로 분산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기능까지 옮겨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또한 김 정책국장은 자동차, 조선 등 개별 단위에서 진행되고 있는 AI 전환을 지역사회로 확대·매개해야 하고, 고용뿐만 아니라 AI기본권·지역 재투자·에너지·기후·도시 전환 등을 아우르는 지역만의 비전을 만들 것을 제안하였습니다.
한편, 김 정책국장은 인공지능 개발로 인해 삶에 영향을 받는 것은 기업이 아닌 해당 지역의 시민임에도 불구하고, 개발 논의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울산인공지능위원회를 사례로 들며, 구체적인 명단은 공개하지도 않고 있으며, 그나마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해당 위원회의 다수가 기업으로 구성되어 있어 지역사회의 시민들이 배제되어 있다는 점에서 민주적 통제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토론을 맡은 이현숙 울산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국가 공단 중심 도시’가 지닌 구조적 경직성을 지적했습니다. 울산이 국가 공단으로 지정된 이래 화학·조선·자동차 중심으로 성장하면서, 도시 운영의 주도권이 국가와 기업에 편중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로 인해 기후위기 대응, 산업 생태계 전환, 일자리 창출 등 시급한 현안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어려워졌고, 정작 시민들이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외되는 구조가 고착화되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 주도 3대 메가 프로젝트’를 두고 핵산업계의 꿈의 실현을 정부가 앞장서 강행하는 격이라며 비판했습니다. 핵발전은 3대 메가 프로젝트의 근본적인 에너지 대안이 될 수 없으며, 울산 지역 내 핵발전 확대 역시 불필요하다고 단언했습니다. 나아가 송전선로 신설 갈등과 핵폐기물 처분 문제 등을 언급하며, 핵발전소 밀집이 지역 주민들에게 지속적이고 일상적인 위험 부담을 전가하고 있고, 국가는 핵발전소와 관련된 어떠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음으로써 책임에서 회피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다음으로 김태희 녹색당 과학기술위원회 위원은 피지컬 AI와 AIDC 건설이 진실로 지역의 시민과 노동자를 위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던지며 토론을 시작했습니다. 먼저 피지컬 AI는 제조업 확산에 기여하는 기술이 아닌 노동자를 대체하는 기술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대체로 사람보다 생산성이 높은 피지컬 AI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기업이 노동자의 처우를 개선하는 것에 소홀해질 뿐만 아니라 노동자들의 일자리는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나아가 노동자들은 피지컬 AI를 위한 ‘고품질 산업 데이터’로 전락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제시했습니다. 김 위원은 AIDC를 짓기 위해 세금, 전기 요금 등을 감면해주는 것은 기업의 이익만 증진시킬 뿐, AIDC가 대부분 무인으로 운영되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지 못하고 지역민들의 이익에 어떠한 도움도 되지 못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위원은 한국의 AIDC 반대 운동은 이제서야 시작되었다고 하며, 영향받는 자의 피해와 권리를 널리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김민 디지털정의네트워크 정책활동가는 AI 산업 진흥 및 활용 증진을 위해 만들어진 전국 지자체의 AI 관련 조례를 살펴보며, AI에 대한 각 지자체의 인식을 분석·제시했습니다. 김 활동가는 대부분의 조례들이 인공지능기본법, 국가 인공지능 윤리기준 등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근본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짚으며, 구체적으로 ▲인권 기반 접근 부족, ▲영향받는 사람의 알 권리와 참여권 미비, ▲차별에 대한 시정 조치 미비, ▲인공지능 사업자의 책임성 부재 등을 언급했습니다. 또한 대다수 지자체들이 기본 조례를 통해 인공지능 정책 개발과 이용을 심의 및 자문할 수 있는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는데, 해당 위원회에 영향받는 자, 인권 전문가, 해당 이해관계를 대표할 수 있는 시민사회단체 등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한편, 모범 사례로 경기도의 ‘공공 인공지능 서비스 등록 및 관리에 관한 조례’를 통해 경기도 공공부문(도, 시군,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인공지능 시스템의 정보를 공개하는 제도인 AI 등록제를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례는 극소수이고 대부분은 중앙정부의 정책 방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지자체가 중앙정부의 법·정책에서 부족한 부분을 찾아 그 공백을 메워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국가가 주도하는 인공지능 정책에 영향받는 지역민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인공지능 전환에 대한 지역사회의 대응 전략을 논의했습니다. ‘AI 시대 영향받는 사람’ 연속워크숍은 9월 2일(수) 오후 2시 ‘사회복지 분야 인공지능 도입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이어집니다.
🔎프로그램
- 일시 : 2026년 8월 19일(수) 오후 3시
- 장소 : 울산시민연대 교육관(온라인 병행, 문자통역 제공)
- 주최 : 인공지능 책임성과 공공성 강화를 위한 시민사회 공동행동
- 주관 : 디지털정의네트워크, 울산시민연대, 녹색당 과학기술위원회, 울산환경운동연합
- 후원 : 아름다운재단
- 사회 : 오병일(디지털정의네트워크 대표)
- 발제 : 김지훈(울산시민연대 정책국장)
- 토론 : 김민(디지털정의네트워크 정책활동가), 김태희(녹색당 과학기술위원회), 이현숙(울산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이번 워크숍은 소비자·보건의료·공권력·교육·지역(울산)·사회복지 등 총 6개 분야에 걸쳐 순차적으로 개최되는 “영향받는 사람들의 목소리” 연속 워크숍의 다섯 번째 순서입니다. 각 워크숍은 온라인으로 생중계되며, 문자통역이 제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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