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현황과 문제점
현재 국내에서 AI 활용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분야 가운데 하나가 채용 분야임. 한국경제인협회가 실시한 2024년 매출액 500대 기업 상반기 채용동향·인식 조사에 따르면, 신규채용 과정에서 AI를 활용하고 있거나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 기업은 40.7%로 나타났으며, 이는 2023년의 25.4%보다 15.3%p 증가한 수치임. 정보통신정책연구원도 2025년 AI 채용 관련 정책동향 분석에서 이 조사결과를 인용하여 국내 기업의 AI 채용 도입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음.
이러한 기술이 재직자의 성과평가와 인사관리, 작업배정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AI 노동관리 문제를 채용단계만의 문제로 다루기 어려움. 이러한 기술은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으나, 노동자가 자신이 어떠한 데이터와 기준에 따라 평가되는지 알기 어렵게 하고, 편향된 데이터나 평가기준에 따라 불리한 처우를 받을 위험도 발생시킴. 특히 노동관계는 사용자와 노동자 사이의 정보·권한의 비대칭성이 크므로 일반적인 AI 이용관계보다 강화된 정보권, 설명요구권, 이의제기권 및 사람에 의한 재검토를 요구할 권리 등의 보장이 필요함.
EU 「AI Act」(Regulation (EU) 2024/1689)는 제6조 제2항 및 Annex III 4에서 채용·선발, 승진·근로계약관계 종료, 업무배정 및 근로자의 성과·행동 모니터링·평가 등에 이용되는 일정한 AI 시스템을 고위험 AI 시스템으로 분류하고, 이에 대하여 인간의 감독 등을 요구하고 있음. 또한 EU 「플랫폼 노동 지침」(Directive (EU) 2024/2831) 제9조 및 제10조는 자동화된 모니터링 시스템과 자동화된 의사결정 시스템의 이용에 관한 정보제공과 인간에 의한 감독·영향평가를 규정하고, 감독 담당자가 자동화된 결정을 번복할 수 있는 권한을 갖도록 하고 있음.
스페인의 경우 「근로자법」(Estatuto de los Trabajadores) 제64조 제4항 d호는 기업위원회(comité de empresa)에 대하여 근로조건, 고용에의 접근 및 고용의 유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알고리즘 또는 인공지능 시스템의 기반이 되는 매개변수, 규칙 및 지침에 관한 정보를 사용자로부터 제공받을 권리를 인정하고 있으며, 그 대상에는 프로파일링도 포함하고 있음.
이처럼 해외 입법에서도 노동영역의 AI·알고리즘 활용에 대한 별도의 보호체계가 마련되고 있고, 국내에서도 노동 분야 AI 도입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임을 고려했을 때 한국 또한 별도 보호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음.
2. 세부 과제
1) 「근로기준법」상 규율대상을 ‘자동화된 노동관리시스템’으로 확대
- 인공지능기본법은 ‘인공지능시스템’을 “다양한 수준의 자율성과 적응성을 가지고 주어진 목표를 위하여 실제 및 가상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예측, 추천, 결정 등의 결과물을 추론하는 인공지능 기반 시스템”이라고 정의함. 이는 “입력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출력을 생산한 ‘방법’을 스스로 추론하는 시스템”으로 규정하는 OECD 개념과 차이가 있음. 즉, 단지 ‘결과물을 추론’하는 시스템으로 규정하고 있어, 범위가 좁고 불명확해, 통계적 모델이나 자동화된 점수화·평가 시스템 등이 제외될 수 있음.
- 인공지능기본법을 개정해야 함과 별개로, 노동 분야 AI를 규율하게 될 근로기준법에서는 AI가 노동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해당 기술이 엄밀한 의미의 AI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발생할 수 있음. 특히 알고리즘이나 통계적 모델을 이용한 자동화된 평가·점수화 시스템도 근로조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규율대상을 보다 기술중립적인 ‘자동화된 노동관리시스템’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음.
2) 자동화된 노동감시 및 정보처리의 금지영역 설정
- 감정·심리상태 추론이나 노동조합 활동 감시 등 노동관계에서 허용하기 어려운 정보처리의 금지기준이 마련돼야 함.
- 자동화된 노동관리시스템의 활용이 노동자의 인격권·사생활 및 노동 3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일정한 정보처리행위를 명시적으로 금지하기 위해 자동화된 노동관리시스템을 이용한 정보처리 등의 제한 조항을 신설할 필요가 있음.
3) 근로자대표의 집단적 알고리즘 정보권 및 참여권 강화
- 노동자의 정보권, 설명요구권, 이의제기권 및 사람에 의한 재검토를 요구할 권리 등의 보장이 필요함.
- 사용자가 자동화된 노동관리시스템을 활용하여 근로조건, 업무배정, 성과평가, 보상, 승진, 징계 또는 고용의 유지에 영향을 미치는 의사결정을 하거나 지원하는 경우 등 AI 기반 모니터링 시스템의 도입·변경에 대한 노동자대표의 참여를 보장할 필요가 있음.
4) 노동인권 영향평가 및 편향성 점검 의무 도입
- 개별 근로자는 알고리즘 자체가 특정 집단에 구조적으로 불리하게 작동하는 경우를 발견하고 시정하기에 어려움이 있음. 따라서 사전고지, AI 단독 결정에 의한 불리한 처우 금지, 설명요구 및 사람에 의한 재검토 등 보호절차 외 자동화된 노동관리시스템 영향평가를 신설하도록 하여, 시스템 도입 전 차별 및 기본권 침해 위험 여부를 점검하는 절차를 마련해야함.
5) 설명요구권과 사람에 의한 재검토의 실효성 강화
- AI에 의한 결정으로 불리한 처우 금지, AI 판단에 대한 설명요구권 및 재검토권을 실질화해야 함. 따라서 AI 결정에 사용된 주요 정보와 평가요소, 상대적 중요도 및 각 요소가 근로자에 관한 결정에 미친 영향 등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할 필요가 있음.
- 사람에 의한 재검토가 단순 확인 절차로 전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재검토 요청을 받은 경우 AI의 결정에 관여하지 아니한 사람이나 결정을 변경할 권한을 가진 사람이 독립적으로 재검토하게 해야함.
3. 관련 법안
- 없음
4. 소관 상임위 / 관련 부처 :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 고용노동부
5. 참여연대 담당 부서 : 공익법센터 (02-723-0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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