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가 아니라 선거운동원에게, 그것도 작은 진보정당의 간부에게 선거는 피하고 싶으나 피할 길 없는 고역이나 마찬가지다. 지난 15년 동안 10여 차례의 선거를 치르며 전력을 기울이지 않은 적 없지만, 선거 후에 흥이 났던 선거는 없었던 것 같다. 민주노동당의 전신(前身)조직들이 치렀던 여러 선거의 첫째가는 공통점은 ‘패배’이다. 선거패배는 조직을 추스르기 위한 억지 선거평가와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분란을 낳게 마련인데, 민주노동당은 이번 6ㆍ13지방선거에 이르러서야 그런 전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민주노동당, 자민련 제치고 제3당으로 약진”이라는 보도를 접한 당원들에게 다음 선거와 당의 성장을 위해 계속 희생해 달라고 주문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민주노동당원들은 패인을 찾던 과거에는 으레 격앙된 주장을 내뱉곤 하였지만, 반쪽 승리를 거둔 요즈음에는 오히려 찬찬한 분석의 질문을 던지고 있다. “민주노동당의 8.1% 득표는 어떤 이유로, 어떤 사람들에 의해 구성되었는가, 이 득표율을 유지 혹은 강화하려면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 정답을 찾기는 쉽지 않을 듯 싶다. 하지만 진지한 자세로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민주노동당의 약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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