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중앙집권적 토건사회(土建社會)로부터의 탈출
왜 분권이며 분산인가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은 참여정부가 가장 중시하는 정책이다. 심지어 참여정부는 지역균형발전의 상징으로서 행정수도를 이전하려고 하고 있다. 수도이전은 왕권의 교체나 무력항쟁의 결과로만 가능했던, 그리고 어느 나라에서나 그랬듯이 수백년에 한번 있을 수 있는 역사적인 대사업이다. 왜 평화시대인 지금 참여정부는 행정수도를 이전하려 하고 있는가. 그것은 이른바 ‘이사효과’를 통해 국정 전반의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하는 계기를 만들고, 특히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한 실마리를 잡기 위한 마지막 수단인 것이다.
지방분권을 문화적인 천도(遷都)라고 표현한다면, 행정수도와 중앙부처의 지방이전은 토목적인 천도이다. 우리가 20세기에 지혜로운 삶을 살아 문화적인 천도를 단행했더라면 이제 와서 물리적 아픔을 동반하는 토목적인 천도를 논의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20세기 우리는 일사불란을 외치며 ‘부분은 없고 전체만 있는 국가’를 만들기 위해 모든 총력을 다했다. 그 과정에서 다양성은 혼란으로 매도되었고 민주적 절차는 비능률로 민주적 경비는 낭비로 비난받았다. 지방방송은 꺼야 했고 오직 중앙의 지시에 따라 한결같이 움직이는 퍼레이드를 연습하고, 점수매김당함을 당연하게 생각해 왔다. 그 결과는 무엇인가. 전국의 모든 지방이 중앙의 명령에 복종하여 하나처럼 되었다. 따라서 겉으로 보면 일사불란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 내실은 화합하지 못하고 티격태격 다투고 있는 모습이다. 지역의 특성과 개별적 욕구가 무시되고, 모든 지역이 강자의 논리에 따라 하나의 모델로 균질화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나라에서는 중앙이 정책을 만들면 전국의 모든 지방은 이를 똑같이 적용하는 ‘소품종대량생산체제’가 된다. 소품종대량생산체제에서 모든 지방이 추구하는 정책은 똑같은 내용을 ‘더 빨리’ 그리고 ‘더 많이’ 달성하는 ‘넘버 원’(number one)에 입각하게 된다. 그러므로 전국은 어디를 가나 개성이 없어 결국 같은 모양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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