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호] 서평 6_정치의 부활

서평: 정치의 부활

김경희 _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BK 21 사업단 박사후 연구원

Civic Republicanism  Iseul Honohan

I   미국발 금융위기는 무대의 뒤로 밀려나 있었던 ‘정치’를 다시 불러내게 한 계기가 되고 있다. 작금의 위기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와 그 자본주의적 경제시스템에 경종을 울리고 있으며, 나아가 신자유주의의 기반으로서 시장 및 사적 개인의 합리성에 대한 신뢰에 많은 의문을 품게 만들었다. 이러한 위기에 대한 처방은 윤리적 대응과 제도적 대응의 형태를 띠고 있다. 예컨대, 월가의 금융사기 사건 등이 터졌을 때 기업가 및 자본주의의 도덕성이 회복되어야 함을 외치는 목소리는 윤리적 대응을 주장하는 것이다. 반면 부실로 무너져 가는 금융회사들을 국유화시키는 조치들은 공적 행위자인 국가의 개입으로서 시장의 사적 행위자들인 기업의 한계를 극복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시장 뒤에 숨는 작은 정부 대신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해야 하는 큰 정부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이기적인 사적 개인과 기업을  비판하는 분위기는 ‘시민의식’ 및 정부의 ‘공공성’을 다시금 주목하게 만들고 있다. 경제위기를 통해 ‘사(私)’대신 ‘공공(公共)’이 강조되는 ‘정치’의 부활이 시도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때 호노한의 『시민적 공화주의』는 ‘정치’의 부활에 대해 우리에게 시사  하는 바가 큰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공화주의에 대한 사상사적 서술에 할애되고 있으며, 2부는 현대 공화주의 논의의 핵심 개념들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우선 1부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에서 시작해 키케로(Cicero), 마키아벨리(Machiavelli), 해링턴(Harrington), 루소(Rousseau) 그리고 울스턴크래프트(Wollstonecraft)를 거쳐 메디슨(Madison)에 이르는 공화주의 사상의 역사적 변천을 다루고 있으며, 마지막에는 아렌트(Arendt)와 테일러(Taylor)를 통해 공화주의 이론이 어떻게 부활했는지를 서술하고 있다. 저자가 보기에 서양 공화주의의 기원은 고대 그리스 특히 아테네와 고대 로마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그 대표적인 인물들이 바로 아리스토텔레스와 키케로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치에의 참여(participation in self-government)를 강조하는 반면, 키케로는 공화주의적 자유의 핵심으로서 법의 지배(rule of law)를 주장한다. 아테네 민주정의 영향을 받은 아리스토텔레스는 시민들이 교대로 지배하고, 지배 받을 때만이 자유와 평등이 보장될 수 있다고 본다. 반면 키케로에게 시민들의 자유는 법의 지배 속에서, 권력자들의 자의적 지배로부터 자유로울 때 가능하다. 이런 차이점들에도 불구하고 고대 공화주의의 정초자들인 이들에게는 핵심적인 공통점이 있는데 그것은 인간에게 정치적 삶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정치적 삶속에서만 시민들은 그들의 ‘덕성’ 혹은 ‘시민의식’(civic virtue)을 함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시민의 자유는 정부의 권력을 제한할 수 있거나 선험적으로 주어지는 개인의 권리에 기반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정치를 통해 그리고 정치 속에서만이 얻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권력의 집중과 독점이 나을 수 있는 부패를 경고하고 다양한 시민들의 정치참여를 보장하는 혼합정 속에서 시민들의 덕성이 함양되고 그들의 자유가 보장될 수 있다는 고전적 공화주의 핵심 주장은 마키아벨리와 해링턴에 의해 계승․발전하게 된다. 한편으로는 시민들의 적극적 참여를, 다른 한편에서는 법치라는 제도적 장치를 강조하는 고전적 공화주의 이론은 근대에 이르러서는 대의제 기구의 발달 및 자유주의와의 결합으로 인해 후자를 좀 더 강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 참여에 대한 유보적인 태도에는 프랑스 혁명의 경험도 일조를 하게 된다. 공포정치의 경험은 공화주의적 덕성 및 참여를 과도하게 강조할 때 폭정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보여주었고, 이는 시민들 혹은 인민들보다는 제도에 더 의존하는 결과를 낳게 하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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