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대 한미FTA 2025-10-17   38637

[논평] 한미 관세협상 철저한 검증과 국회 비준동의 거쳐야

정부는 협상이 국민경제에 미칠 영향과 대책 국민앞에 소상히 설명해야

3,500억 달러 규모 대미투자 협상을 위해 이미 방미중인 구윤철 부총리를 비롯해 어제(10/16)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방미길에 올랐다. 협상이 긍정적이라며 실무협상을 통해 APEC 전 최대한의 합의를 도출한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협상 결과에 대한 우려와 불안을 떨치기는 어렵다. 미측의 억지주장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방이 수용 불가능한 수준의 안을 던지고 이후 협상을 통해 타협을 해줌으로써, 마치 윈윈인냥 결국 자신이 원하는 안을 관철시키는 협상을 펼쳐오고 있다. 당초 미국은 3500억달러를 대출·보증이 아닌 현금으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에 투자 완료하고, 그 투자처를 미국이 결정하며 한국의 투자금 회수 후엔 이익의 90%를 미국이 갖겠다고 요구했었다. 이에 한국은 ‘제2의 IMF’까지 언급하며 무제한 통화스와프 체결, 감당가능한 수준의 직접 투자 등의 내용을 담은 수정안을 제시하고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결국에는 한미FTA 체결 국가로서의 고려나 대우는 없고 한국을 ‘머니 머신’ 취급한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

현재 협상 중인 미국의 제안은 애초에 투자처에 대한 결정은 모두 미국이 하고 손실 책임은 한국이 절대적으로 지는 납득할 수 없는 구조인데다, 우리 경제 수준에서 3,500억 달러는 그 자체로 감당불가능한 수준이다. 외환보유액의 80% 넘는 돈이 단기간에 빠져나간다면 환율, 무역, 금융상 연쇄적인 위기를 비롯해 국민 삶 전반에 걸친 국가적 위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현금·선금 투자가 아닌 정부보증이더라도 이 또한 국가차원의 채무이기 때문에 한국정부가 해석한 대로 투자금액을 구성하더라도 우리 경제에 심각한 위협이 될수밖에 없다. 김용범 정책실장이 언급했듯 대응방안으로 제시된 무제한 통화 스와프 또한, ‘필요조건’일 뿐 근본적인 해법이 되지는 않는다. 한국측이 수용 가능한 재원조달 방안인지, 투자 사업이 상업적으로 유의미한지, 또한 투자 대상 선정 시 한국측의 발언권이 보장되는지, 한미 간 기여도에 기반해 공정한 수익배분구조가 보장되는지 등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또한 합의 이후 번복이 없도록 하여 불확실성을 잠재우는 것도 중요하다.

지난 10월 1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조현 외교부장관은 미측이 안을 다시 제안했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추가 제안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한미 투자협상이 미측의 억지주장에서 기인했고, 그 규모나 영향까지 감안할 때 우리 측의 무조건적인 양보는 절대 안 된다. 조지아주 구금사태 역시 한미 간 합의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이조차도 근본적 해결책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기업과 노동자들의 불신과 불안도 해소되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미 간 협상이 투자하는 우리 측에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면 이는 국민들이 용납할 수 없을 것이다. 나아가 협상 간에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적 판단에 따라 방위비분담금이나 ‘한미동맹 현대화’ 비용 등으로 전가되는 것도 절대 수용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미국은 자국 제조업 재건의 최적의 파트너인 한국에 무리한 요구를 하여 한미관계를 훼손하고 결국 최악의 사태로 치닫게 한다면 이는 미국에도 결코 이롭지 않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국회는 통상대책특위 구성해 협상 정밀검토·의견수렴 나서야

지난 7월 말 한미 간 관세합의 이후 해당 합의를 두고 대통령실 인사들이 자화자찬하던 것을 국민들은 똑똑히 기억한다. 그러나 미국이 보냈다는 MOU초안은 물론 한국 정부가 제시한 대안은 무엇인지, 이에 대한 미국의 대응은 어떠한지 국민도, 국회도 전혀 모르고 있다. 게다가 이번 관세 및 투자협상의 결과는 우리 헌법과 통상절차법 상 국회의 비준 동의를 받아야 하는 사안이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국회가 국민을 대신해 제대로 협상내용을 파악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제도적인 대응체계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올해 초 제안한 ‘미 상호관세 대응’ 국회 통상대책특별위원회를 조속히 구성해 초당적 노력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한미 간 협상의 실제 내용을 정밀하게 검토하고 국민에게 공개하며, 이에 대한 각계의 의견을 민주적으로 수렴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이번 협상이 1980년대 미일간 ‘플라자합의’를 연상시킬만큼의 규모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 이후 일본이 겪은 장기침체를 상기할 때, 정부는 APEC이라는 시한에 쫓기지 말고 최대한 합의의 내용을 충실히 하는 데에 각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국민경제와 한국사회 미래가 걸린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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