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에 전가하는 탄소감축 경로, 기후위기 해결 위한 선택지 될 수 없어
헌법재판소는 2024년 8월 29일 탄소중립기본법 제8조 제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며 국가의 온실가스 감축 정책은 미래 세대에 과도한 부담을 전가하지 않는 방식으로 설계돼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이 결정과 취지에 근거하여 국회 기후특위는 헌법과 국민 기본권에 부합하는 감축경로를 마련하기 논의를 진행 중이며, 그 과정의 일환으로 시민공론 절차를 마련했다. 이번 탄소중립 공론화는 헌법재판소가 제시한 기준을 구체화하고 이행하기 위한 절차라는 점에서 그 설계 역시 헌법적 기준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 하지만 최근 국회 기후특위 공론화위원회는 ‘2031~2040년보다 2041~2049년에 더 많은 감축이 이뤄져야 한다’는 볼록형 감축 경로 선택지를 배제한 의제숙의단의 결정을 뒤집고 설문 선택지에 추가한다고 한다. 온실가스 감축 부담을 현재 보다 미래에 더 많이 부담하도록 하는 선택지는 “미래에 과중한 부담을 전가하지 말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기후위기 대응의 후퇴이며 절차적으로도 올바르지 않다. 따라서 이번 탄소중립 공론화 선택지에서 제외해야 함이 명백하다.
기후위기는 전국가적이면서 장기적인 변화를 초래한다. 수많은 국가정책이 과정상 시민들의 참여와 토론을 외면하거나 요식행위 정도에 그치는 데 반해, 이번 탄소중립기본법 개정 논의는 그 중대성에 맞게 시민 공론화를 병행하는 것으로 의미가 적지 않다. 시민대표단 300명을 비롯해 40명의 미래세대 시민대표단을 별도로 구성함으로써 대표성과 더불어 세대간 정의와 형평을 고려한 것도 특기할 만하다. 더욱이, 지난 12일 ‘기후시민회의’ 신설 근거를 담은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이 이루어져 앞으로 시민들이 숙의하고 토론하는 기후 공론장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이러한 점에서도 이번 탄소중립 공론화의 대표성, 객관성, 투명성, 신뢰성, 논의 과정의 합리성 등은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 공론화위원회는 공론화 절차를 둘러싼 시민사회의 비판에 귀 기울여 헌법적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볼록 감축 경로’ 선택지를 삭제하고 책임 있는 논의를 다하라.
▣ 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