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비상행동, 국회 기후특위 규탄 기자회견 열어
오늘 5월 28일, 오전 11시 30분 기후위기비상행동 주최로,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국회 기후특위 차원의 탄소중립기본법 처리 무산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진행되었다.
2024년 8월, 헌법재판소가 현행 탄소중립기본법이 미래세대의 환경권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며, 국회가 올해 2월까지 관련 법률을 개정할 것을 명령한 바 있다. 이로부터 약 3개월이 지났지만 국회 기후특위는 관련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키지 못했다. 애초 여야 합의에 따라 설치된 국회 기후특위의 임기는 5월 29일까지여서 사실상 상반기 국회 내에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은 무산된 것이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여야는 하반기 국회에서 다시 기후특위를 설치하고 탄소중립기본법 논의를 다시 착수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기후위기 대응에 무심한 여야 지도부, 법 개정에 미온적인 정부의 태도, 감축목표 강화를 적극 방해하는 산업계의 로비 등을 고려할 때 새로운 기후특위 설치 및 조속한 법 개정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시민사회 활동가들은 법안 처리를 무산시킨 국회 기후특위를 강력히 규탄했다. 노동계를 대표해 발언에 나선 민주노총 기후특위의 홍지욱 위원장은 “국회는 헌재의 법 개정 시한과 스스로 정한 법 개정 약속을 어기면서 주권자인 시민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미래세대의 안전을 뒷전으로 미루고 있다”며, “탄소중립기본법을 제때 개정하지 못한 책임은 성장 중심의 산업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이재명 민주당 정권과 국회에 있다”고 지적했다.
종교계를 대표해 참여한 장선희 종교환경회의 운영위원(천도교 한울연대 사무처장)은 “기후위기라는 가장 시급한 생명의 과제를 앞에 두고도, 국회와 정부는 산업계의 이해관계와 단기적 정치 계산에 머물러 시간을 허비했다”라며, “생명의 위기 앞에서 침묵하거나 머뭇거리는 정치는 더 이상 정당화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청년 단체인 기후변화 청년모임 빅웨이브의 김민 대표는 “청년들은 우리나라가 기후악당 국가가 아니라 기후 대응 선진국으로 모범을 보이고, 그 안에서 기후 대응에 기여하는 일자리를 가질 수 있는 세상을 원한다”며, “여야 지도부와 정부는 더 이상 시간 핑계, 선거 핑계 대며 숙제를 미루지 말고, 하반기 국회에서 탄소중립기본법을 신속히 개정하여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성환경연대의 치자 사무국장은 발언을 통해 “성장과 개발 공약이 난무하는 지금, 2030 여성 청년의 안전하고 행복한 미래는 스러져가고 있다”며, “식량위기, 안보위기, 국민 건강, 일자리, 돌봄, 재해 재난 등 미래 유권자들의 삶의 질과 생존이 걸린 문제가 바로 기후위기이다”라고 지적했다.
기후위기 최일선 당사자 중 하나인 농민을 대표하여 발언에 나선 엄청나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은 “국회가 밥그릇 싸움과 정쟁으로 시간을 버리는 동안, 기후위기의 최전선에 선 농촌은 초토화되고 있다”며, “헌재가 판결했고, 시민들이 압도적으로 결정한 이 준엄한 명령에 민주당과 국회는 침묵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위기비상행동은 “국회는 지난 공론화에서 나타난 온실가스 감축목표 강화에 대한 압도적인 시민들의 지지를 존중하여 하반기 국회에서 최우선 과제로 기후특위를 설치하고, 기후정의에 입각한 탄소중립기본법을 7월 이내에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자회견문]
탄소중립기본법 처리 무산, 책임 방기한 국회 기후특위를 규탄한다
탄소중립기본법 처리가 결국 무산되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시민들의 요구는 또 한 번 뒷전으로 밀렸다. 미래세대를 비롯한 기후위기 최일선 당사자들이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는 여전히 법에 담기지 않았다. 과연 언제까지 국회는 입법 숙제를 미룰 것인가.
2024년 8월 탄소중립기본법이 ‘미래세대의 환경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졌다. 그리고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가 올해 2월까지 법률을 개정할 것을 명령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국회 기후특위는 막중한 책임감과 기대감으로 출범했다.
그러나, 국회 기후특위는 임기 동안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을 해내지 못했다. 법안심사권을 가졌음에도, 기후국회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했음에도, 공론화를 통해 국민들의 목소리를 확인했음에도, 입법을 미룸으로써 책무를 저버렸다.
막대한 입법 영향력을 가진 양당의 책임이 크다. “미래세대를 고려한 탄소중립 장기 감축 로드맵”을 국정과제로 제시했음에도 민주당 지도부는 집권 여당으로서의 리더십은 찾아볼 수 없었다. 특히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은 탄소중립기본법 개정 취지 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발언과 행동을 보이며 입법을 가로 막았다. 공론화가 편향되었다며 결과를 부정/왜곡하고, 공론화 결과 발표 후 의도적으로 법안을 발의하여 지연시켰다. 작금의 상황을 초래한 가장 큰 책임은 국민의힘에 있다.
법안 논의 과정에서 소극적으로 임한 정부 또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탄소예산 도입은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부처 협의 중이다”는 이유로 논의를 후퇴시켰다. 헌법재판소가 지적한 단기 관점에 매몰된 의사결정 구조, 산업계 보호 논리 등 여전히 과거의 관성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었다. 기후위기 당사자들이 겪게 될 피해와 미래세대가 짊어질 부담에 대해서는 여전히 무관심했다.
입법 지연은 기후 부정의이자 기후 불평등이다. 지난 5월 15일 때이른 폭염으로 온열질환 사망자가 안타까운 생을 마감하는 일이 벌써 일어나고 말았다. 야외 노동자, 주거 취약계층, 갓 태어난 아이들 등등 기후위기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약한 사람, 가장 낮고 소외된 곳부터 위협한다. 기후위기는 이미 현실이며 국민의 생존과 안전이 달린 중대한 문제다. 그러나 국회는 미래세대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헌법적 책무를 다하지 않았다.
국회 기후특위의 방기를 규탄하며 우리는 또 다시 요구한다. 여야 지도부는 후반기 국회에서 기후정의에 입각한 탄소중립법 개정 입법을 최우선 처리해야 한다. 헌법불합치 결정과 공론화 결과에 따라 탄소예산을 정의하고 구체적인 숫자가 담긴 조기 감축 경로가 법안에 반드시 담겨야 한다. 말이 아닌 행동과 입법으로 국민이 위임한 권력의 책임을 다하라.
2026. 5. 28.
기후위기비상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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