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차별 제도화하는 호주제를 역사의 박물관으로
1. 호주제 폐지를 골간으로 하는 민법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되어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여성차별을 제도화해온 호주제에 대한 폐지법안이 오랜 산고 끝에 국회에 제출되었다. 16대 국회는 회기를 끝내기 전에 이 낡은 제도를 역사의 박물관으로 보내야 한다.
2. 일본 식민지치하의 가족제도를 그대로 승계 받았던 호주제는 호주와 다른 가족 구성원간의 관계를 종적이고 권위적인 관계로 규정하는 가부장적 제도로서 아들 선호 등 사회적 차별을 재생산함은 물론, 재혼 여성과 그 자녀 등의 실생활에도 구체적인 피해를 주는 등 그 폐단이 심각한 낡은제도이다. 호주제는 헌법 36조 제 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혼인과 가족생활에서 개인의 존엄과 양성평등’조항과 맞지 않는 제도이며, 유엔의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위원회 등 국제사회로부터도 여성차별 및 여성인권침해문제로 수차례 지적을 받아온 구 제도이다.
3. 호주제 폐지에 대해 전통윤리를 강조하는 이들로부터 가족해체의 우려가 제기되기도 하였지만, 호주제 폐지와 가족 해체는 별다른 연관이 없다. 도리어 낡은 호주제가 온전한 가족의 형성을 방해하는 요인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지난 10월 말 국무회의를 통과한 이번 개정안은 여성계의 상당한 양보를 통해 도출된 최소한의 제도적 대안이다. 개정안은 일반 국민들이 갖고 있는 호주제폐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 (1)‘가족의 범위’를 부부와 그 직계혈족·형제자매 등까지 확대·변경하고, (2) 자녀가 아버지의 성과 본을 따르는 것을 원칙으로 하면서 예외적으로 어머니의 것을 따를 수 있도록 규정하는 등 기존의 관습에 대해 유연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호주제폐지 반대론자들의 ‘가족해체’ 우려는 논리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설득력을 갖기 힘들게 되었다.
4. 어렵사리 마련된 호주제 폐지안이 16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여성차별을 제도화한 호주제가 존속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16대 국회가 회기내에 호주제 페지를 담은 민법 개정안을 반드시 통과시킬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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