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습 수단이 된 가업상속공제, 엄격히 이뤄지도록 전면 개편해야
윤 정부 2024년 세법개정안 가업상속공제 전면 확대 막아야
오늘(7/30) 국회의원 김영환·오기형·김남근·차규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복지재정포럼, 참여연대는 <가업상속공제,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한 재정정책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김영환 국회의원이 좌장을 맡은 이번 토론회는 2024년 세법개정안 발표를 전후해 가업상속공제의 실상과 가업상속공제를 확대하려는 윤석열 정부의 재정 정책 문제점을 분석하고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입법취지 벗어난 과도한 가업상속공제, 독일헌법재판소는 위헌결정
우리나라 가업승계세제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주제로 발제를 진행한 유호림 강남대학교 세무학과 교수(경실련 조세개혁위원장)는 독일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 사례를 통해 현행 가업상속공제의 문제점을 짚었습니다. 먼저 가업상속공제는 중소기업 대상, 공제한도 1억원으로 1997년 도입되었으나 이후 수차례 개편을 통해 적용범위와 공제한도가 크게 확대된 반면 사후관리는 완화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2007년 조세특례제한법에 관련 세제지원이 규정되면서 사실상 자산가들의 상속세 면탈 수단으로 전락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독일헌법재판소는 1994년, 2014년 당시 가업상속공제 관련 규정에 대해 응능부담원칙과 자의금지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위헌결정을 내렸는데, 이는 공익목적 조세감면이 아닌 자의적 조세감면은 조세평등원칙과 비례의 원칙을 훼손하므로 특정 그룹에 대한 조세감면으로 인해 다른 그룹과의 조세부담이 불평등해지지 않도록 해야 하며 일자리 유지 및 중소기업 등에 한해 제한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유호림 교수는 이같은 독일 헌법재판소의 관점에서 볼 때 우리나라의 가업상속공제는 적용대상이 중견기업까지, 공제금액은 최대 600억까지로 확대되었고 사후관리기간이 15년에서 5년까지로 단축되는 등 입법목적과 취지를 벗어났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심지어 정부가 이번 세법개정안에서 가업상속공제범위를 무제한 확대하려 하고 있다고 크게 비판했습니다.
독일의 경우에는 2,600만 유로 초과 자산을 보유한 기업에 대해 별도 필요성 심사를 거치고 공제율을 축소하고 있으며, 2,600만 유로부터 75만 유로당 공제율이 1%p 인하되도록 공제를 제한하여 100% 공제 적용시에도 최대 9000만 유로를 초과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유호림 교수는 과도한 가업상속세제의 확대는 ‘기득권 세습세제’에 불과하다며 기술과 경영 노하우의 효율적 활용 및 전수를 통한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라는 본래의 입법취지에 맞도록 대폭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부의 세습 수단이 된 가업상속공제, 전면 재개편 또는 폐지 검토해야
이어진 토론에서 김은정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가업상속공제 제도의 변화를 살펴보면 ‘가업승계’가 아닌 ‘세습’의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구체적으로 가업상속공제 대상 요건 중 피상속인이 일정 기간 기업을 계속 영위한 기업인 것과 관련하여 한국표준산업분류표상 대분류 내 다른 업종으로 변경하더라도 그 기간을 합산해주거나, 공동상속을 허용해주거나, 승계기업의 업종변경에 대해서도 완화되는 방향으로 변화해왔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현행 가업상속공제 제도는 가업의 요건과 공제대상 기업의 기준이 과도하게 넓고, 공제한도는 너무 높은 데다, ‘백년기업’을 내세우며 사후관리 요건을 지속적으로 완화하여 일부 고액 자산가들에게 특혜를 주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기업의 기술 및 경영 노하우의 전수·활용의 필요성이 있는 기업이란 무엇인지 판단할 만한 기준이 필요함에도 우리나라는 특정 조건에 부합하기만 하면 누구나 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한 부분도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나 매출액 5,000억원 미만 중견기업은 92.4%가 현재 가업상속공제 적용 대상인 데다 기업공개가 이뤄진 상장기업까지 대상인 점은 큰 문제라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최근 5년간 가업상속공제 사후관리 위반으로 국세청이 상속세를 추징한 건수는 59건, 추징액은 541.5억원에 달한다며, 지원대상 및 공제범위·한도 축소, 기업의 고유기술 등 사전검증 강화, 가업 범위 기준에 자산 규모 포함 등 취지에 부합하도록 관련 제도를 전면적으로 재개편하거나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세혜택에 따른 사회적 역할 중요, 고용안정성·고용창출 효과 고려되어야
김진태 중앙대학교 다빈치교양대학 회계영역 교수는 가업승계세제에 대한 도입 근거에는 지속적인 경영활동을 통한 계속 고용의 효과가 있다며, 가업승계에 따른 조세부담으로 인하여 해당 기업의 근로자들의 고용 안정성이 위태로워지지 않도록 세제지원이 이루어진 것이라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가업용 자산의 처분 제한, 가업 종사 의무 부여, 고용요건 충족 등의 사후의무요건은 가업승계의 활성화라는 명목하에 지속적으로 완화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2011년 중소기업이 아닌 기업에 대해 적용한 상속 후 10년간 정규직 근로자 평균인원 120% 이상 고용하도록 하는 규정은 현재 5년 평균 90% 유지로 완화되었으며, 사전 가업승계기업의 경우 고용유지에 대한 사후관리 규정이 없는 상황이라 지적했습니다. 김진태 교수는 조세정의에서 말하는 경제적 또는 사회적 특수정책의 실현을 위한 정책목적이라는 측면에서 가업상속공제라는 조세혜택을 부여할 때에는 사회적 역할에 대한 의무를 부여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가업상속공제 확대 시 최소한 중소기업 근로자의 고용 안정성 또는 고용 창출에 대한 효과가 고려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하고 일정 기간의 고용율에 따라 공제율을 달리 적용하는 방안 등을 제안했습니다.
가업상속공제 정상화, 22대 국회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이동우 변호사(민변 복지재정위원장)는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감세정책의 기조에 편승해 가업승계의 공제 범위를 확대하고, 관련 규정을 완화하려는 시도는 중단되어야 한다며 국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21대 국회에서 발의되었던 법률 대부분이 규정 완화에 초점을 둔 법안들이었다고 지적하며 엄격한 요건 아래에 가업승계 제도가 이루어지도록 하여 상속세, 증여세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작동하지 못하도록 잘못된 제도를 바로잡는 입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 설명했습니다. 이동우 변호사는 주요 개정 필요사항으로 ▲상속인의 가업 종사기간을 10년 이상으로 확대, ▲상속인의 가업 외 수익이 일정 금액을 초과하는 경우 가업상속 또는 증여에 따른 공제 혜택을 배제하는 조항 신설, ▲가업승계 이후 업종변경 범위를 대분류 내에서 중분류 내로 축소, ▲소액주주의 주주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상장기업의 경우 가업상속이나 증여를 통한 가업승계 불인정, ▲고용 유지 요건을 중소기업은 100%, 중견기업은 120%로 원복, ▲사후관리기간 확대, ▲대상기업 확장 제한 등을 제안했습니다.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토론회 자료집 [원문보기/다운로드]
토론회 개요
- 행사제목 : [재정정책 토론회] 가업상속공제, 무엇이 문제인가?
- 일시·장소 : 2024. 07. 30. 화 10:00 /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
- 주최 :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김영환·김남근·오기형, 조국혁신당 국회의원 차규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복지재정포럼, 참여연대
- 프로그램
- 좌장 : 김영환 국회의원
- 발제 : 유호림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경실련 조세개혁위원장
- 토론
- 김은정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 김진태 중앙대 다빈치교양대학 회계영역 교수
- 이동우 민변 복지재정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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