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재정개혁센터 조세정의 2025-07-18   16414

[논평] 법인세 인상 시사한 구윤철 후보자, ‘응능부담’ 말하려면 초부자감세도 철회해야

배당소득 절반은 상위 0.1% 몫,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초부자 감세
세수회복과 조세정의 위한 법인세 인상, 검토 넘어 속히 실행해야

어제(7/17)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윤석열 정부가 인하한 법인세율을 원상회복하는 방안에 대해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에 대해서는 “주식시장의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방안의 하나이기 때문에 임명되고 나면 이게 가져올 그런 부분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구 후보자가 법인세 감세가 세수 기반을 훼손했음을 인정하고 정상화 의지를 밝힌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수차례 응능부담 원칙을 강조한 만큼, 고소득층 감세 정책에 대해서도 명확한 철회 입장을 제시했어야 했다. 참여연대는 구윤철 후보자에게 조세 형평성 회복의 진정성을 담아 법인세 인상을 추진함과 동시에 고배당소득 분리과세와 같은 고소득층 특혜 과세에 대해서는 분명한 철회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한다.

윤석열 정부는 2022년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4%로 인하했지만, 이는 투자 확대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지 않았다. 반대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6조 원에서 2024년 62.5조 원으로 약 40% 급감했고, 법인세 감세 등으로 인한 세수 결손은 민생예산 집행에 차질을 빚는 상황을 초래했다. 주요 대기업들 역시 감세로 확보한 여력을 투자보다는 현금성 자산 축적에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점에서 구 후보자가 법인세 인상을 시사한 것은 타당하지만, 단순한 ‘검토’에 머물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정책 전환으로 이어져야 한다. 구체적으로 법인세 과세표준 구간을 2억 원 이하와 초과의 2단계로 단순화하고, 세율도 이에 맞춰 조정해야 한다. 2억 원 이하 구간에는 10%의 세율을 적용하고, 2억 원을 초과하는 구간에는 최고세율을 25%로 상향 적용함으로써 과세체계를 보다 간명하고 공정하게 개편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구윤철 후보자가 언급한 ‘응능부담 원칙’은 배당소득 분리과세 추진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현행 소득세법은 배당·이자 등 금융소득이 연 2,000만 원을 초과하면 다른 종합소득과 합산하여 최고 49.5%의 누진세율을 적용하지만, 최근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이 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은 배당성향 35% 이상인 상장법인으로부터 받은 배당소득을 종합소득에서 분리하여 별도의 세율을 적용하겠다는 것인데 세율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 이는 대주주나 고자산가에게 실질적인 감세 혜택을 주는 대표적 부자감세이다.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배당소득 30조 원 중 절반가량이 상위 0.1%에게 돌아가고, 이들의 평균 배당소득은 8억 원인데 반해 하위 50%는 1만 2천 원에 불과하다. 배당소득을 최상위 소득자들이 독식하는 구조에서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사실상 초고소득층에 대한 ‘초부자감세’인 것이다.

그런데도 이재명 대통령에 이어 구윤철 후보자까지 배당 확대를 명분으로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매우 우려되고 유감스럽다. 박근혜 정부 시절 시행되었다 폐지된 ‘배당소득 증대세제’ 역시 세수 손실만 남긴 채 실패한 정책으로 평가받았다. 배당은 기업의 지배구조, 현금흐름, 업황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감세가 곧바로 배당 확대나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주장은 실증적으로도 설득력이 없다. 이를 ‘주가 부양’이라는 불확실한 명분으로 되살리려는 시도는 실효성도, 정당성도 부족하다. 이에 구 후보자가 법인세 인상 시사에 그치지 않고 실제 정책으로 이행할 강력한 의지를 보여줄 것과 함께,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포함한 고소득층 감세 기조에 대한 전면적인 철회 입장을 분명히 밝힐 것을 촉구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검토’가 아니라 실질적인 ‘실행’이며, 조세정의 회복은 구체적인 조치로 증명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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