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 형평성·정책 일관성 지키는 책임있는 정책 추진 필요
이재명 정부는 흔들리지 말고 원칙지키는 결단 내려야
언론 보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 상장주식 양도소득세의 대주주 기준을 현행 50억 원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정부에 전달했다고 한다. 어제(8/10) 열린 당정협의회에서 “추이를 지켜보며 숙고하겠다”고 한 지 고작 하루만에 이를 뒤집은 것이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당내 다양한 의견이 있었지만 자본시장의 흐름을 바꾸려고 하는 것 아니냐”, “주식시장에 들어온 투자자 외에도 부동산 투자하는 분들도 유인해야 한다” 등을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이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에 편승한 데 이어 윤석열 정부가 2013년 수준으로 퇴행시킨 과세 복원마저 포기하겠다는 것이다. 참여연대는 더불어민주당의 자본이득 과세 후퇴 시도를 강력히 규탄하며, 이재명 정부가 2025년 세제개편안에서 스스로 강조한 ‘응능부담의 원칙’과 약화된 세입기반 확충이라는 개편 취지를 잊지 말고, 원칙대로 대주주 과세기준 환원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더불어민주당은 그간 ‘윤석열표 부자감세’를 비판하면서도 가열차게 국민의힘과 감세 경쟁을 지속해왔다. 특히 자본이득 과세와 관련해 ‘주식시장 악영향’ 등을 내세워 공정과세의 본질을 훼손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여야 합의로 도입했던 금융투자소득세를 둘러싼 각종 괴담과 혼란을 가중시켜 급기야 폐지되는 결과를 초래하는 데 일조한 것이 불과 일년도 채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더불어민주당은 대주주 과세기준 정상화에 책임을 다하기는커녕, 또다시 ‘주식시장’을 위한 것이라며 이를 무산시키려 하고 있다. 상장주식 양도소득세의 과세범위를 결정하는 대주주 기준은 2013년 50억 원, 2016년 25억 원, 2018년 15억 원, 2020년 10억 원으로 정부를 가리지 않고 꾸준히 강화되어 왔다. 이를 윤석열 정부가 갑작스럽게 50억 원으로 되돌린 것이 ‘퇴행’이며, 금융투자소득세마저도 폐지된 상황에서 이를 현행대로 유지하자는 것은 곧 ‘퇴행의 유지’이자 ‘공정과세의 후퇴’를 고착화하는 것이다.
연말 매도세 현상을 이유로 대주주 과세기준을 환원하지 않겠다는 것 또한 합리적이지 않다. 제한적인 과세 범위로 인해 발생한 시장 왜곡 문제를 조세 형평성과 시장 공정성을 무너뜨려서 덮을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만일 오로지 양도세 회피를 위해서만 연말 매도가 이뤄진다면 그만큼의 매수 또한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통계적으로도 확인된다. 2023년 코스피 기준 과세기준 종료일과 그 직전일 이틀에 걸쳐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 2,581억 원의 순매도가 발생한 한편, 과세기준 종료일 익일에는 2,043억 원 순매수, 이후 1월 3일에는 1조 3,145억 원의 순매수가 발생했다. 또한 조세의 의미를 주가에 미치는 영향만으로만 판단하는 관점도 바람직하지 않다. 실제로 윤석열 정부에서 대주주 과세기준을 후퇴시켰던 2023년 말 주가는 오히려 하락한 바 있다. 게다가 과세의 원칙은 주가 부양에 있지 않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기획위원회가 다가오는 13일, 대국민 보고대회를 열어 국정과제를 발표할 예정이다. 잠재성장률 제고와 함께 AI 대전환, 지방 균형 성장 등 ‘진짜 성장’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발표한다고 한다. 이재명 정부는 이러한 국정과제 실현에 상당한 재원이 필요하며, 무너진 세입 기반을 복구하지 않고는 불가하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대주주 기준 환원으로 확보되는 세수는 약 0.2조 원에 불과하지만, 이는 윤석열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고 응능부담 원칙을 회복하는 상징적 조치다. 조세원칙을 한 번 허물기는 쉬우나 다시 세우기는 매우 어렵다. 만일 대주주 과세기준이 ‘퇴행의 복원’이 아닌 ‘퇴행의 유지’로 마무리된다면 조세 기반을 바로잡는 험난한 길의 시작부터 공정과 원칙, 신뢰를 저버리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재원 마련의 타당성도 설득력을 잃게 될 것이다. 이재명 정부가 이 갈림길에서 책임있는 결단을 내려야 함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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