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재정개혁센터 조세정의 2026-06-02   88502

[논평] 금융과세 정상화, 시장 여건탓 그만해야

현재 시장 여건은 금투세 도입한 2020년 팬데믹보다 어렵지 않아
팬데믹 한가운데서 금융과세 개편한 문재인 정부 조세정책 참고해야

지난 4월 참여연대는 이재명 대통령에게 금융투자소득 과세 방안에 대한 질의서를 보냈고 어제(6/1) 이에 대한 답변(붙임자료 참조)을 재정경제부를 통해 받았다. 답변은 ‘시장 여건이 충분히 조성된 이후’에 금융소득 과세 개편을 검토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다시 한번 반복하는데 그쳤다. 현재의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이러한 답변은 재정경제부를 비롯해 현 정부는 금융투자소득 과세를 정상화할 의지조차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 정부는 그동안 금융투자소득 과세 유예와 폐지의 근거로 시장 불안과 투자심리 위축 가능성을 들어왔다. 하지만 코스피는 6월 1일 월요일 종가 8,788을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이어나가고 있고,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6%로 예상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시장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다는 주장은 말장난에 불과하다. 이 대통령은 후보시절 코스피 5000시대를 열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코스피가 당시 목표로 제시한 수준을 훨씬 웃도는 8000대를 기록하는 상황에서도 금융투자소득 과세가 검토조차 되기 어렵다는 건 언어도단이다. 이재명 정부는 즉각 금융소득 과세 로드맵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을 발표한 2020년 6월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2020년은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으로 인해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사회경제적 혼란이 이어졌으며,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향후 전망도 불투명했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는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을 결정했고 대주주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도 15억 원 이상에서 10억 원 이상으로 강화하는 조세정책도 함께 추진했다. 이후 여야 합의로 금융투자소득세가 도입되었는데도 2020년 코스피는 연간 30.8% 상승했다.

반면, 한국은행의 최근 전망에 따르면 올해 경제성장률은 2.6%로 예상된다. 이는 2022년 이후 4년만에 가장 높다. 주가지수는 말할 것도 없다. 작년 한해동안 코스피는 76% 상승했고, 올해는 상반기가 채 지나지 않은 5개월간 100% 넘게 상승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시장여건상 금융소득 과세가 논의조차 어렵다는 정부의 주장에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 시장여건이 금융투자소득 과세가 강화되던 2020년보다 어렵다고 보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를 내놓지 못한다면, 정부의 반복된 답변은 핑계에 불과하다. 

반도체산업의 역대급 호황에 따라 주가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특정 산업과 자산시장에 집중된 성장은 소득과 자산의 격차를 확대한다. 실제로 자산불평등은 지난 몇년간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하지만 현 정부의 조세정책은 이러한 현실에 전혀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전례 없는 위기에도 금융투자소득세 도입과 주식대주주 기준을 강화했다. 적어도 불평등 심화와 조세 형평성에 대한 문제의식은 분명했다. 이제 이재명 정부도 선택해야 한다. 이재명 정부는 조세정책에 있어서 팬데믹에도 금투세를 도입하고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을 강화한 문재인 정부를 계승할 것인지, 무분별한 부자감세를 행하던 윤석열 정부를 따를 것인지 분명한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 참여연대는 정부가 더 이상 막연한 ‘시장 여건’을 이유로 금융과세 정상화 논의를 미루지 말고, 구체적인 로드맵 마련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 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 붙임자료 [재정경제부 답변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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