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세체계 정합성·조세 중립성 중대하게 훼손
세금 인하가 기부에 미치는 영향 실증적 근거 부족
공익법인 통한 기업지배나 경영권 유지·승계 가능성 여전
오늘(9/30)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는 유산기부 활성화를 위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지난 3월 12일, 더불어민주당 정태호 의원과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이 공동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공익법인 등에 출연하는 재산이 상속세 과세가액의 10%를 초과하는 경우 상속세 산출세액의 10%를 공제해 유산기부를 활성화하는 내용입니다. 참여연대는 현행법상 공익법인에 출연한 상속재산에 이미 세제 혜택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에 과세체계와 중립성을 훼손하면서 별도의 세액공제를 신설할 필요성과 그에 따른 기부 순증 효과가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조세지출 도입은 적절하지 않다며 이번 개정안에 반대하였습니다.
참여연대는 법안의 문제점에 대해 아래와 같이 지적했습니다.
첫째, 이미 과세가액에서 제외되는 출연재산에 추가적인 세액공제 부여는 과세체계 정합성과 조세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합니다. 현행법에서는 이미 공익법인에 기부하는 상속재산에 대해 상속세 세제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개정안은 산출세액의 10%를 추가로 공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가적인 세제 혜택은 피상속인의 생전 기부(소득세 세액공제), 상속인의 상속 후 기부(소득세 세액공제 또는 과세가액 불산입)와의 과세체계 정합성, 조세 중립성을 중대하게 훼손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따라서 현재 세제 혜택에 더해 과세체계와 중립성을 훼손하면서까지 상속세 세액공제를 추가할 정책적 필요성과 타당성이 있는지 엄격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둘째, 고액상속일수록 절대적인 감면액이 커져 상속세의 부의 집중·세습 완화 기능 약화가 우려됩니다. 상속세는 세대 간 부의 무상이전에 과세함으로써 부의 집중과 세습을 완화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세액공제를 신설할 경우 고액상속자의 세부담 감소와 그에 따른 분배적 영향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유산기부 세율 인하를 시행한 영국의 경우에도 재무부 산하 조세간소화국(OTS)이 세율 인하가 유산기부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주는 근거가 없다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셋째, 추가적인 세제 지원에 따른 사회적 편익과 재정적 비용에 대한 검토가 부족합니다. 추가 세액공제는 정부가 확보할 수 있는 세수의 일부를 포기하여 공익법인에 대한 출연을 유도하는 조세지출입니다. 따라서 추가 세액공제로 실제 기부가 얼마나 증가하는지, 그에 따른 사회적 편익이 세수 감소와 분배적 비용을 정당화할 수 있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OECD도 공익활동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하다는 이유만으로 세제 혜택이 정당화되는 것이 아니며, 직접적인 재정지원 등 다른 정책수단을 비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추가 세액공제의 도입 여부는 추가적인 기부의 순증 효과와 그에 따른 사회적 편익이 재정적·분배적 비용을 상회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넷째, 기업지배와 연계된 주식 출연에 대한 세액공제 제한과 관련 규제 강화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개정안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과 특수관계에 있는 공익법인 등을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지만, 중견·비상장·가족기업 등 규제의 사각지대가 존재합니다. 기업의 주식 출연은 기업지배와 연계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세제 혜택부터 확대하는 것은 신중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참여연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가 세액공제를 도입한다면 “출연자 또는 그 특수관계인의 기업지배와 연계될 가능성이 있는 일체의 주식 출연은 세액공제 대상에서 원칙적으로 제외하고, 공익법인의 계열회사 주식에 대한 직간접적인 의결권·지배력 행사 제한과 독립적인 제3자 신탁 등 기업지배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철저한 제도적 보완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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