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은 왜 주저하는가?

사실상 ‘과세가능’ 유권해석 내려졌음에도 과세의지 안 보여

“그게 전혀 아닌 것도 아니고, 딱 들어맞는 것도 아니라서요.”

무엇이 그렇게 아리송하다는 말일까. 참여연대 조세개혁센터(소장 : 최영태, 회계사)가 18일 오전 12시 한나라당과 민주당(열린우리당), 정대철, 신경식 의원과 안희정 씨에 대한 ‘탈세제보 및 과세촉구서’를 국세청에 전달하자 국세청 관계자는 이 같은 반응을 보였다.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자를 개인과 정당으로 구분할 때, 먼저, 정당의 경우에는 어떠한 경우에도 과세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국세청의 입장이다.

그러나, 개인에 대해서는 ‘대가성이 없는’ 경우에는 현재도 과세할 수 있으며, ‘대가성 있는’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경우에 대해서는 재경부의 유권해석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국세청은 밝혀왔다.

그런데, 재경부의 입장은 지난 6일 김진표 전 부총리의 정례 브리핑을 통해 이미 밝혀진 상태다. 김 전 부총리는 “불법 정치자금은 대가성이 없으면 증여세를 부과하고 대가성이 있으면 사례금으로 보아 소득세를 내야 한다”고 발언함으로써 사실상 개인의 불법정치자금에 대해서는 세금부과가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18일 참여연대의 탈세제보서를 접수한 국세청 관계자는 “김 전 부총리가 과세가 가능하다고 이야기했지만, 그것은 즉흥적으로 나온 발언이다. 그 이야기만으로 과세할 수는 없다. 재경부에 질의해 둔 상태이기 때문에 문서상으로 통보가 있어야 한다”며 재경부의 유권해석이 있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에 대해 이문영 참여연대 조세개혁센터 간사는 “재경부의 유권해석에 따르겠다던 국세청이, 재경부 수장이 과세가 가능하다고 했는데도 이를 ‘즉흥발언’이라며 유권해석이 더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앞으로 누구의 발언이 더 나와야 국세청이 과세하겠다고 할 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한 “참여연대가 불법 정치자금에 과세하라는 것은 없는 법을 새로 만들어서 하라는 것이 아니라, 과세가 가능하도록 이미 만들어져 있는 법을 원칙대로 적용하라는 것일 뿐”이라며, “불법을 막기 위해 제정한 법을 시체로 만들어 오히려 불법을 조장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그는 “국세청의 입장에 변화가 없는 만큼 더욱더 강도 높은 과세운동을 펼쳐나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불법정치자금에 대한 과세촉구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참여연대는 매일 오전 11시 30분 국세청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최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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