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323회기(4월 19일~5월 3일) 중 민생을 파탄시키는 조례 폭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울시의 공공돌봄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시사회서비스원 폐지조례, 학생인권조례 폐지조례 등이 지난 4월 26일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장애인이 지역사회에 함께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울특별시 장애인 탈시설 및 지역사회 정착지원에 관한 조례 폐지조례안>도 발의된 상황입니다.
참여연대는 서울시사회서비스원 폐지조례안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것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습니다. 오늘(5/3) 오후 1시에는 서울시의회 앞에서 열린 ‘반노동·반시민·반인권 국민의힘, 서울시의회 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해 서울시가 시민의 돌봄권과 노동권을 돌려놓을 것을 촉구했습니다.
시민의 돌봄권과 노동권을 제자리로 돌려놓아라
사회서비스원 설립과 운영의 근거법인 사회서비스원법 제1조는 “사회서비스의 공공성ㆍ전문성 및 투명성 제고 등 사회서비스를 강화하고, 사회서비스와 사회서비스 관련 일자리의 질을 높여 국민의 복지증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사회서비스원을 설립 및 운영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26일 서울시 의회의 의결에 따라 어쩌면 폐지될 운명에 처한 서울특별시 사회서비스원 설립 및 운영 지원 등에 대한 조례도 제1조에 “서울 시내에서 제공되는 사회서비스의 공공성, 전문성 및 투명성을 높이고, 그 질을 향상시킴으로써 시민의 다양한 사회서비스 수요에 부응”할 것을 목적으로 사회서비스원을 설립 및 운영한다고 적시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의회 의원의 의정활동 원칙을 규정하는 서울특별시의회 기본 조례는 제4조 제1항에서 서울시의원이 “시민의 복리증진을 목표로 활동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시민의 복리증진을 목표로 활동해야 한다고 규정받는 서울시 의회가 지난 4월 26일 시민 모두의 돌봄권과 노동권을 파괴하는 행위를 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의원들과 서울시장이 수익성 제로에 돈 먹는 하마라고 매도하고 있는 서울시사회서비스원, 민간에 비해 일은 적게 하면서 돈은 많이 받아가는 염치없는 노동자들이 득시글거리는 사회서비스원을 폐지하는 것이 “시민의 복리증진을 목표로 하는 활동”이라고 강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바로 그 사회서비스원의 염치없는 노동자들이 코로나 시기 아무도 돌보려 하지 않던 코로나 확진자들을 돌보기 위해 실제로 코로나 감염이 돼가면서까지도 시민돌봄의 책무를 끝까지 놓지 않았던 바로 그 노동자들입니다. 시민의 상태가 너무 중증이어서, 몸무게가 많이 나가고 거동도 불편하여 도저히 돌봄노동자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어서, 돌봄노동자를 찾지 못해 애태우는 노인과 그 가족의 손을 붙잡아주고, 한 명으로 안되니 두 명의 노동자가 찾아가서 시민 돌봄의 책무를 끝내 외면하지 않았던 바로 그 노동자들입니다.
서울시 사회서비스원 조례 폐지의 결정은 결국 언젠가는 또 우리에게 닥쳐올 감염병 시기에 돌봄을 필요로 하는 시민을 그냥 방치하고 말자는 결정입니다. 서울시 사회서비스원 조례 폐지의 결정은 중증이거나, 복합증상이거나, 집이 가파른 언덕길에 있거나, 심지어 몸집이 크고 몸무게가 많이 나간다는 이유만으로 돌봄 노동자들을 찾지 못하는 시민들은 그저 알아서 버티어내라고 외면하는 게 맞다는 결정입니다. 도움이 필요한 시민을 외면하고 방치하는 결정이자, 우리 이웃 돌봄노동자의 손발을 꽁꽁 묶어놓는 결정입니다. 심오한 법리를 동원하지 않아도 시민의 행복추구권과 노동권을 규정하고 있는 헌법 정신에 반하는 결정입니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이 제자리로 돌아와야 합니다. 돌봄 노동자들은 급여를 받으며 주민들을 만날 수 있어야 하고, 주민들은 그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중단없이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서울 시내에서 제공되는 사회서비스의 공공성, 전문성 및 투명성을 높이고, 그 질을 향상시킴으로써 시민의 다양한 사회서비스 수요에 부응”하는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의 자리를 되찾아야 합니다.
서울시 의회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제 시민들에게 서울시 의회의 시간은 멈추었습니다. 이제는 오세훈 서울 시장의 시간입니다. 오세훈 시장에게 정중히 요구합니다. 서울시 의회의 무도한 결정에 대해 재의를 요구함으로써 시민의 편에 서기를 바랍니다. 지금 우리의 싸움은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사업장, 서울시사회서비스원 노동자들의 싸움이 아닙니다. 헌법이 보장하는 행복추구권과 돌봄권, 그리고 노동권을 둘러싼 시민 모두의 싸움입니다. 정녕 그 싸움이 전면화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시민을 등에 업고 당당히 재의를 요구하십시오.
– 김진석(서울여대 교수,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실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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