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여 명의 이주인권 활동가들이 현 정부의 길잃은 이주정책 비판
이주민 300만 시대 예비한다면서 권리 수준과 지원정책 퇴행시키는 정책에 맞서, 모든 이주민의 차별없는 권리 보장을 위한 연대 강화 결의
제3회 전국이주인권대회(이하 ‘대회’)가 전국이주인권대회추진위원회와 국가인권위원회 주최, UN난민기구와 하인리히뵐 재단 동아시아사무소 후원으로 11월 26일-27일 양일간 서울시 강서구 방화동 소재 국제청소년유스호스텔에서 열렸다. 전국의 이주인권 단체들이 한데 모여 인종차별 철폐와 이주민 권리 증진에 대한 다양한 이슈와 쟁점, 운동방향에 대한 논의를 하고 교류와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자리였다. 첫날 개회식에서 인권위 서수정 침해조사국장은 인사말을 통해 “미등록 체류자 단속 강화, 끊임 없는 산재사망 사건, 가사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배제 시도, 미등록 이주아동 구제대책 기한 만료, 노동 및 성적 착취 목적 인신매매, 혐오와 차별적 인식에 기인한 직간접적 폭력행위 등” 산적한 문제들에 함께 해결 노력을 기울이자고 하였고, 추진위를 대표하여 천주교제주교구 나오미센터 라연우 활동가는 “우리가 함께 공존하는 사회 안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고자 하는 노력으로 사회 변화를 이끌자”고 호소하였다. 추진위를 대표한 이주민지원공익센터 감사와동행 윤성민 변호사 역시 인사말을 통해 “아리셀 참사부터 단속 중 사망한 베트남 이주민, 미등록 아동으로 살아오다 노동자가 되어 최근 산업재해로 사망하신 고 강태완님”을 언급하며 이주인권 단체와 활동가들의 연대를 확대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김현미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이주여성인권포럼)는 기조발제에서 한국의 이주정책이 “통합적이고 일관된 체계를 갖추기보다는, 다양한 상황과 요구에 따라 단편적이고 분산적으로 형성”되었다며 “조각난 규정, 정책간 충돌, 이주민의 삶을 불안하게 하고 불평등한 대우를 강화하는 짜깁기(Patchwork)” 정책이며 이주민정책이 생활세계와 분리되어 “정주요건 조성 없이 지속적인 불안정성을 구축하며 유보된 삶, 사회적 정치적 참여 제한”한다며 비판했다.
특별발언을 한 아리셀산재피해가족협의회 김태윤 공동대표와 유가족 여국화, 최현주님은 “아리셀 참사는 정부의 무능과 방조 속에 탐욕스런 회사측이 안전대책 없이 불법파견 노동자를 맘대로 활용하다 희생자 대다수가 이주민인 참사를 초래했다”며 사과도 없고 진정성 있는 교섭도 없는 사측을 규탄하였고 문제 해결을 위해 이주인권단체들의 연대를 호소했다.
외노협 고기복 운영위원장은 ‘대한민국 이민정책, 미래는 있는가’ 발제를 통해 미등록 단속 강화와 인권침해, 고용허가제 이주노동자 이동권 제한 강화, 졸속적인 가사노동자 시범사업, 이주노동자 최저임금 배제 논의, 준비도 없는 계절노동자 쿼터 확대와 인신매매 피해 등을 조목조목 비판하며 이주노동정책을 단기순환에서 정주와 사회통합 정책으로, 미등록 합법화로 전환해야 하며 이주여성, 이주아동, 난민, 동포, 유학생 등 전반적 이민정책의 새로운 판이 필요함을 주장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허오영숙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가 “가속화할 인구위기, 돌봄위기 속에서 돌봄노동의 외주화, 이주의 여성화가 더 차별적이고 더 적나라한 방식으로 나타날 것”을 우려하며 돌봄의 공공성과 이주여성 성평등과 권리보장 정책을 논의했으며 이주노조 우다야 라이 위원장이 ‘권리 없는 이주노동자 확대정책’에 맞서 모든 이주노동자의 인권과 노동권을 위해서 함께 싸워 나갈 것을 제안했다. 경계인의몫소리연구소 박동찬 소장은 이주인권운동이 가장 다수 이주민인 동포와 연대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역설했다. 이주아동 체류권 부분에서는 故 강태완님의 산재사망 사고 대응 중인 이주와인권연구소 김사강 연구위원을 대신해, 공익법단체 두루의 김진 변호사가 강태완님이 출연한 미등록이주아동 체류권 보장 캠페인 영상을 보며 현재 진행중인 ‘Let us Dream’ 인증샷 동참을 호소하였다. 김진 변호사는 난민 관련하여, 난민인정 심사제도 개선, 난민과 인도적체류자 및 난민신청자 처우 개선, 법무부의 난민법 개악 대응을 발표했다. 경북북부이주노동자센터 김헌주 소장은 Nobody is illegal, system is illegal(불법인 사람은 없다, 시스템이 불법이다)‘라는 말로 미등록 이주노동자 강제단속 추방정책의 문제점을 개괄하며 체류권 보장을 촉구했다. 이후 200여 명의 참가자들은 5개 분과로 나뉘어 ‘이주인권운동의 방향, 연대의 확장 방안’을 토론했다. 저녁 시간에는 ‘톡투유: 연대의 밤’이라는 제목으로 활동가들의 고민과 어려움, 연대의 에너지를 나누는 자리를 가지며 서로를 격려했다.
둘째날 오전에는 ‘이주인권 활동가 마음챙김’이라는 제목으로 서울시자살예방센터 김현수 센터장이 스스로를 돌보는 것에 대한 강의로 공감을 이끌어냈고 호모인테르의 오유현 대표는 이주민을 위한 재난피해자 권리안내서를 소개했다. 이어진 대주제1, 대주제3 논의에서 참가자들은 ‘대구북구 이슬람사원 갈등이 시민사회에 던지는 과제’(이소훈 고려대교수), ‘낯선 곳에서 어른이 된다는 것’(은수연 안산글로벌청소년센터 실장), ‘젠더기반 폭력과 이주여성’(정승희 충북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 ‘더 나은 구금이 아니라 구금 없는 사회로’(한나현 화성외국인보호소방문시민모임 마중 활동가), ‘계절이주노동 제도 현황과 개선방향’(이소아 공익변호사와 함께하는 동행 변호사), ‘어업이주노동자 실태’(김호철 성요셉노동자의집 사무국장), ‘이주민과 연대하기 위해 더 고민할 것들’(남웅 소수자난민인권네트워크 활동가), ‘장애가 있는 이주민과 그 가족이 겪는 어려움’(최마리아 고려인장애인가족모임 대표), ‘기후위기와 이주’(류민 전 충남노동권익센터팀장)의 발표를 듣고 토론을 진행했다. 참여자들은 “권리없는 이주정책을 규탄하며 인종차별과 혐오를 철폐하고 이주민의 보편적 권리 실현을 위한 연대를 강화하며 활동한다.”는 결의를 담은 선언문을 낭독하며 이틀간의 대회를 마무리하였다.
제3회 전국이주인권대회 선언문
길 잃은 이주정책, 이주민의 평등, 자유, 안전 보장하라!
우리는 한국 사회가 이주민과 난민의 인권을 보장하며, 상호 존중과 연대를 바탕으로 평등하고 조화로운 공존을 실현해 갈 수 있다고 믿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정부 정책은 노동력 부족 문제를 단기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이주민을 도구적 존재로 바라보는 천박한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이주민의 인간적 존엄과 기본권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조화로운 공존을 저해하는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인구감소 지역소멸 위기를 이유로 이주민 유입을 확대하려는 특정 비자 정책이 발표되고 있지만, 이러한 접근 역시 이주민의 삶을 온전히 통합하려는 노력과는 거리가 멉니다. 오히려 이주민들의 사회적, 정치적 참여를 체계적으로 제한하며, 궁극적으로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구조적 모순을 낳고 있습니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가사노동자의 최저임금을 보장하지 않으려는 시도는 이주민 권리 후퇴의 상징적인 사례입니다. 이주민 지원서비스와 인프라가 축소되며 미등록 이주민에 대한 가혹한 단속추방은 전례 없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주정책 흐름은 단지 이주민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혐오와 차별을 확산시키고 있는데, 미등록 이주민을 노린 사적 폭력집단의 활보, 이주민과 난민에 대한 혐오표현과 가짜뉴스가 확산에도 현 정부는 이를 방지하는 노력 없이 오히려 일부 정치세력과 결탁하여 제도적 사회적 차별을 방조하거나 조장하고 있습니다.
이주노동자는 열악한 노동조건, 임금체불 등으로 인해 생존권을 위협당하고, 사업장 변경 제한에 더한 지역제한 등으로 강제노동 구조가 강화되었습니다. 또한 최근 산업재해 통계는 내국인의 산재가 감소하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이주노동자들의 산재와 사망률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위험의 외주화가 ‘위험의 이주화’로 악화되는 것이며 내국인이 기피하는 저임금, 고위험 직종에서 일하면서도 적절한 안전 대책과 보호 조치 없이 이주노동자가 방치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동포 이주노동자를 비롯하여 이주민 18명이 희생된 아리셀 공장 중대재해 화재참사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이주여성은 가정폭력과 성차별에 취약한 구조 속에서 살아가며, 이러한 위험은 체류 자격의 불안정성과 결합되어 더욱 심화됩니다. 그러나 현 정부는 젠더와 이주가 교차하는 문제에 대한 이해와 대책 마련에 소극적이며, 이로 인해 이주여성들의 일상은 끊임없이 위태로운 불안정 상태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출생등록이 되지 않아 정당한 의료와 돌봄, 교육을 받을 권리를 박탈당하고, 국적과 체류자격이라는 틀 속에서 어린 나이에 불안정한 삶을 강요받는 미등록 이주아동들은 한국 사회의 가장 약한 고리로 존재합니다. 그들은 이 땅에서 자라왔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을 온전히 설계할 기회를 상실한 채 ‘불법’이라는 낙인을 안고 살아야 합니다.
한국 정부의 난민정책은 인권의 보편적 원칙을 기반으로 한 국제적 흐름과는 점점 더 멀어지고 있습니다. 난민인정률이 세계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최근 정부의 정책 방향은 난민의 권리를 제한하고 혐오를 조장하는 방식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고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안녕과 평화를 지키기 위해, 이주민 인권탄압과 인종차별에 대항하며, 이주민의 평등, 자유, 안전이 보장되는 사회를 이루기 위해 지속적으로 행동할 것입니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선언합니다.
하나, 권리없는 이주정책을 규탄하며 인종차별과 혐오를 철폐하고 이주민의 보편적 권리 실현을 위한 연대를 강화하며 활동한다.
하나, 이주노동자의 사업장변경 제한,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위험의 이주화‘에 저항하고, 차별없는 노동권 보장을 위해 활동한다.
하나, 계절노동자, 이주어선원 등 인신매매적 착취 상황에 내몰리는 이주노동자 제도 개선과 인권보장을 위해 활동한다.
하나, 이주여성의 안정적 체류 보장을 실현하고,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없애기 위해 활동한다.
하나, 동포 이주민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고 동등한 권리 실현을 위해 활동한다.
하나, 난민의 권리가 보호되고, 혐오에 맞서 난민이 한국사회의 구성원으로 존중받을 수 있도록 활동한다.
하나, 이주아동의 보편적 출생등록, 의료, 교육, 체류 등 기본권 보장과 보호를 위해 활동한다.
하나, 미등록 이주민 강제 단속추방 및 구금에 반대하고 안정적인 체류권 보장을 위해 활동한다.
하나, 이주민의 스스로의 역량 강화와 이주민활동가 확대, 사회적 지위 향상, 영향력 확대를 위해 활동한다.
2024년 11월 27일
제3회 전국이주인권대회 참가 활동가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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