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란 보건복지부 제1차관 임명에 부쳐
어제(6/26) 이재명 정부는 보건복지부 제1차관에 이스란 사회정책실장을 임명했다. “대표적 연금 전문가로서, 위기 속에서 서로를 지키는 든든한 사회안전망 마련이라는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구현할 적임자”란 이유에서이다. 그러나 이스란 임명자는 윤석열 내란 정부에서 자동조정장치 도입, 세대별 차등보험료율 도입, 신·구연금 분리 운영 등의 연금 개악을 추진하고,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 2년 넘게 노동계를 위촉하지 않는 등 국민연금기금 거버넌스의 민주성을 훼손한 주요 정책 책임자였다. OECD 최고 수준의 노인빈곤율, 심화되는 불평등과 양극화 등에 대응하고 이를 책임질 중요한 위치에 맞지 않다.
이번 인사는 새 정부의 국정철학이 진정 ‘든든한 사회안전망 마련’에 있는지를 되묻게 한다. 우리나라의 노인빈곤율은 40.4%로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며 OECD 평균 14.2%보다 3배 가까이 높은 상황이다. 노인빈곤율이 높은 주요 원인이 공적연금의 미성숙에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 상황에서 민주당은 공적연금에 대한 뚜렷한 비전을 제시하지 않은 채 이번 대선을 치렀다. 국민의 노후소득을 보장하기 위한 국가의 역할과 책임 등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과 실천방안을 공약으로 제시해야 했지만 연금개혁을 이슈화하지 않으려는 속내를 여실히 드러냈다.
그러나 18년 만에 진행된 3차 연금개혁은 공론화 결과를 반영하지 않은 낮은 수준의 소득대체율 인상, 미흡한 크레딧 확대, 불명확한 저소득층 지원기준, 국민연금 사각지대의 주요 대상인 플랫폼 및 간접고용 노동자에 대한 사용자 책임부과 방안 부재 등 여전히 남겨진 과제가 많다. 이번 인사는 특정 인물의 문제가 아니라, 연금제도를 두텁게 개선하기보다 멈춰 세우는 방향을 선택한 새 정부의 태도를 보여준다. 지금 필요한 것은 연금제도의 보완과 확장을 위한 정치적 결단이다.
새 정부가 재정 논리에 갇혀, 복지국가에 대한 철학과 국민의 적정 노후를 보장하겠다는 목표 없이 연금개혁을 후순위로 계속해서 미룬다면 “모든 국민의 기본적 삶의 조건을 보장”하고 “국민에게 신뢰받는 든든한 공적연금을 실현”하겠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포부는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다. 새 정부는 국정과제로 연금개혁을 책임 있게 추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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