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층 투표소에 대한 국가상대 위자료청구소송 승소
비장애인들은 아무런 주저 없이 오르내리는 계단, 하지만 장애인들에게는 장벽이나 다름없는 시설물이다. 서울지법은 21일, 이 ‘장벽’을 인정하는 의미 있는 판결을 내렸다. 참여연대가 2층 투표소 설치로 불편을 겪은 장애인 8명을 대리하여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위자료청구소송에서 “원고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원고승소 판결을 내린 것이다.
“그럼 투표소를 들판에 설치해야겠네?”
지난 4월 13일 총선 때 1급 지체장애인인 서승연씨(1급지체장애, 경기도 광주군)는 투표장으로 향했으나, 투표소가 2층에 설치되어 있어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투표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서승연씨의 아버지가 2층으로 올라가 선관위 측에서 배치한 도우미가 있는지 알아 보려했다. 하지만, 선관위 측 사람에게 “내년에 투표하면 되지 않느냐, 그럼 투표소를 들판에 설치해야겠네”라는 빈정거리는 말만 들어야했고, 서승연씨는 결국 투표장 앞에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4.13 총선 당시 이렇게 장애인의 참정권을 ‘봉쇄’한 투표소는 전체의 17%에 이르렀다. 참여연대는 작년 6월, 이렇게 2층 투표소 설치로 투표권 행사를 하지 못한 서승연씨 등 장애인 8명에게 “국가는 금 200만원부터 500만원까지 총 2000만원을 지급하라”는 소장을 서울지방법원에 제출하였었다.
2층 투표소의 위법성을 인정한 첫 판결
참여연대는 이날 판결에 대해 논평을 내어 “그간 장애인의 접근을 차단해 참정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아 오면서도 시정되지 않고 있는 2층 투표소의 위법성을 인정한 첫 판결로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또한 “장애인에 대한 제도화된 차별을 시정하는 계기로 나아가길 바란다”며 2층 투표소 설치 금지, 이동투표소의 설치, 거소투표 등의 대책과 이를 위반할 시 처벌할 수 있는 조항 포함 등을 주장했다.
또한 참여연대는 2002년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 등 앞으로의 선거일정을 언급하면서 “정부와 국회 그리고 관련기관은 조속히 관련법의 정비에 나설 것”을 촉구하였다.
다음은 이날 판결에 대한 참여연대 논평 전문이다.
2층 투표소, 장애인 참정권 침해다
– 참여연대, 국가상대 위자료청구소송 승소
1. 오늘 서울지방법원 민사 37단독(장준현 판사)는 참여연대(김진 변호사)가 2층투표소 설치로 불편을 겪은 장애인 8명을 대리하여 제기한 위자료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원고 서승연, 김지수에게 각 50만원, 강정환에게 20만원 그리고 한영선, 정윤수에게 각 1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2. 참여연대는 지난 6월 7일 지난 4.13 총선 당시 2층에 설치된 투표소에 투표하러 갔다가 선관위 직원들로부터 모욕만 당하고 선거를 포기한 서승연씨(1급지체장애, 경기도 광주군)등 장애인 8명에게 “국가는 금 200만원부터 500만원까지 총 2000만원을 지급하라”는 소장을 서울지방법원에 제출하였다.
3. 이번 판결은 그간 장애인의 접근을 차단함으로써 참정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아 오면서도 시정되지 않고 있는 2층 투표소의 위법성을 인정한 첫 판결로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4. 우리는 이번 판결이 단지 사후적인 피해보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에 대한 제도화된 차별을 시정하는 계기로 나아가길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현 선거법과 장애인복지법 등 관련 법규를 보완하는 제도적 개선이 우선되어야 한다.
5. 선진외국이 이미 시행하고 있듯, 2층 투표소 설치 금지는 물론 이동투표소의 설치, 거소투표 등의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며, 이를 위반할 시 처벌할 수 있는 조항 도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이 모든 방안은 장애인의 편의를 고려하여 최대한 간이한 절차에 의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6. 올해 예상되는 보궐선거 그리고 2002년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 등 향후 선거일정을 감안할 때 정부와 국회 그리고 관련기관은 조속히 관련법의 정비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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