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11 2011-05-27   3288

[심층분석4] 가족양극화와 비혼 복지

더지│언니네네트워크 운영위원/가족구성권연구모임

통계로 보는 ‘비혼 집단’

비혼 집단을 혼인 관계에 있지 않은 자, 즉 법적 배우자가 없는 사람으로 규정한다면, △ 미혼인 자 △이혼하고 재혼하지 않은 자 △ 사별하고 재혼하지 않은 자로 범주화할 수 있다. 2005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25세 이상의 인구 약 3천만 명 중 미혼, 이혼, 사별에 해당하는 비혼 인구의 총합은 860만 명으로 25세 이상 인구 중 약 28%에 달한다. 이 중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집단은 1위 미혼남성(290만 명) 2위 사별한 여성(240만 명), 3위 미혼여성(174만 명)이다. <그림 4-1>은 과거 세 차례의 인구주택총 조사에서 1, 2, 3순위의 비중을 차지한 미혼남성, 사별한 여성, 미혼여성 인구의 증가 추이를 나타낸 것이다.

그림4-1.jpg

 

사별한 여성은 60~70세 이후의 노년층에서 두드러진다. 이는 최근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볼 수 없으며 증가폭도 크지 않다. 남성보다 평균수명이 높은 데에 기인하는 전통적인 비혼 현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최근 10년 사이에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비혼집단은 바로 미혼남성과 미혼여성이다. 2000년대 들어 사회적으로 ‘비혼 현상’을 주목하고 있는 동시에 대대적인 결혼 및 출산 장려가 벌어지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러한 통계에 근거하고 있다. 이른바, 청년층이 결혼을 거부하거나 지연하는 현상을 일컬어 전자를 ‘비혼’ 또는 ‘독신’ 후자를 ‘만혼’ 현상이라 명명하고 있다.

가족양극화시대의 ‘비혼 집단’과 복지

2010년 인구주택총조사 잠정 결과에 따르면, 부모와 자녀가 공동생활(동거)을 영위하는 이른바 ‘정상 가족’은 전체가구(1,733만 가구)의 약 20%에 그친 반면, 1인 가구는 23%로 급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반면 2005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여성 1인가구의 약 40%(60만 가구)가 65세 이상 고령 인구로, 나머지 20~50대 여성 1인 가구는 각각 20~30만 가구로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다. 남성 1인 가구 경우 약 50%가 25~44세의 청장년층에 분포하고 있다.

1인 가구의 인구 비율 역시 1순위 사별한 여성, 2순위 미혼남성, 3순위 미혼여성 집단으로 앞에서 기술한 비혼 집단의 통계와도 비슷한 경향을 보인다. 남녀 미혼 집단의 경우 1인 가구 외에 부모/형제와 함께 거주하거나, 파트너 혹은 친구들과 비혈연가구를 이루는 등 다양한 동거 형태를 띠고 있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통계들로부터 비혼 집단 각각의 경제적 지위, 불안 요소를 전혀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이다. 미혼 경우, 원가족의 경제적 지위에 의존할 수 있거나 의존이 어려운 두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각 집단에서 청년실업이나 주거비용 및 생활비의 상승은 전혀 다른 크기의 충격으로 체감된다. 여성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고령 집단 경우, 과거 혼인 및 양육을 수행했던 ‘가족’의 경제적 지위와 상황에 따라, 가족 안에서 주거와 생활을 해결하거나, 여전히 생계를 위해 임금노동을 하고 있거나 기초생활수급자가 되고 있다.

국가가 강력하게 견인하고 있는 저출산 고령화의 인구담론의 한계는 가족구성원의 주거와 교육, 돌봄을 책임지는 유일한 장소였던 ‘가족’이 더 이상 이를 버티지 못한다는 것을 외면하고 있는 점이다. 가족 내의 성별(경제활동 대 양육 및 가사노동), 세대별(부양 의무) 역할과 의무를 자체적으로 재생산할 수 없기 때문에 일하는 노모, 노부부를 부양하는 비혼 자녀, 손자를 돌보는 친정어머니, 맞벌이 부부를 뒷바라지하는 어머니, 교육기간이 끝날 줄 모르는 30세 이상의 자녀, 남편보다 시어머니를 더 오래 돌보는 고령의 며느리 등 ‘기형적인’ 가족들이 많아지고, 이제는 더 이상 이를 ‘기형적’이라 말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되었다.

맞벌이를 하거나 혹은 모든 가족구성원이 끊임없이 집 밖에서 노동을 해도 부채를 상환할 수 없는 신빈곤, 대학을 졸업한 자녀가 가족 부채를 해결하기를 희망하기 어려운 청년실업 문제, 오히려 대학 교육이 부채를 늘리는 상황은 잠재 빈곤층에게 중산층 가족이 겪는 충격과는 전혀 다른 크기의 충격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전 생애주기에서 ‘월급쟁이 정규직’으로 일할 수 있는 시간보다 ‘불안한 비정규직’으로 존재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이전보다 가족의 경제상황과 자녀가 사회화에 몰두해야 하는 기간이 길어졌다. 비혼, 1인 가구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가족 바깥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가족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인 것이다.

이를 ‘가족양극화’라 명명하며, 저출산 고령화 인구 담론과 복지제도가 근본적으로 조정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가족양극화 시대의 비혼 집단들, 특히 청년층 비혼 집단에 대한 키워드로 빈곤과 청년실업 및 그동안 복지 대상으로 여겨지지 않았던 청년복지의 문제를 이야기해야 한다.

‘가족복지’가 아닌 새로운 복지 프레임

개인 권리로서 복지

한 사람이 성인이 된 이후로 온전히 홀로 경제활동과 가사노동을 하며 평생을 살기란 아주 어려운 일이다. 지금까지 복지는 한 사람이 성인이 된 이후, 10년 이내에 정규직이 되어 결혼할 것이라는 생애주기 단계를 전제해왔다. 이는 한 사람이 경제활동을 하기 전까지 일정 기간 동안 가족으로부터 교육비와 주거 및 생활비를 지원받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또 이를 지원하는 가족은 부모 중의 한 명이 정규직일 때의 이야기로, 임금 및 공사기업의 ‘가족 혜택’ 그리고 각종 세제 혜택이 뒷받침된 가족이다. 복지는 이러한 가족 연쇄에 의존하고 있다.

복지 틈새로 보였던 영역들은 가족양극화로 가려지지 않을 정도의 큰 구멍이 됐다. 복지는 개인화된 권리로서, 가족을 이루든 혹은 이루지 않던 최소한의 재생산이 가능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특히 경제활동에 진입을 앞둔 청년층 경우, ‘기회’ 측면에서 교육, 주거, 생활 지원 등의 측면에서 보다 적극적인 복지를 제공해야 한다.

다양한 생활공동체에 대한 복지

여성의 경우 보편적으로 30세부터 60세까지 인생의 1/3 기간 동안 혼인 상태를 유지한다. ‘결혼하여 배우자가 있는 사람’은 특정한 사람의 생애주기 단계, 그것도 일부만을 설명할 수 있을 뿐이다. 오히려 복지 측면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양육 및 돌봄을 공유하는 실질적인 ‘생활공동체’를 포괄할 수 있도록 시야를 확장하는 것이다. 복지는 파트너와의 공동생활, 비혼 부모, 비혈연공동체, 비혼 자녀와 부모 등 법률혼 외의 돌봄 및 공동생활 관계들을 따라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35세 미만의 비혼 1인 가구는 전세자금 대출대상에서 제외된다. 35세 미만일지라도 ‘가족을 부양하는 세대주라면 비혼에 우선하여 주거비용 마련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메시지는 일면 타당해 보이지만, 어떤 개인이 법적으로 결혼 상태가 아니라는 것이 반드시 1인 가구로 홀로 사는 사람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주거비용의 상승, 특히 1인 가구는 월세 및 보증부 월세 형태로 자기 소득의 상당 부분을 집세로 내고 있으며, 이를 절감하기 위한 방법으로 저렴한 고시원을 찾거나 1인용 원룸에 2명이 기거하는 등 열악한 주거 환경에 놓이게 된다.

또한, 법적 배우자나 부양자가 있기 때문에 가구 소비가 증가하며 따라서 가족에 대해 더 높은 수준의 소득공제 역시 일면 실질적인 평등처럼 보인다. 하지만, 법적 배우자나 부양자가 없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소득을 홀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라 볼 수는 없다. 이러한 것들을 비혼자 차별, 혹은 ‘다른’ 가족에 대한 차별의 문제로 볼 수도 있다.

누구와 함께 동거하는가, 누구와 함께 주거비용을 충당하는가, 실제로 아이를 양육하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 자신의 소득을 누구와 함께 쓰고 있는가, 전세자금을 대출받으면 동거할 가구원이 몇 명인가, 생활동반자는 누구인가 등 경제생활의 공유, 돌봄, 동거, 친밀감 등의 요소들을 고려하여 실제 생활관계를 뒷받침할 수 있는 복지에 대한 상상이 필요하다. ‘정상가족’으로 압축해 놓고자 했던 관계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이전되고 있는 현실, 결혼하지 않아도 누군가를 필요로 하고 함께 어울려 살 수밖에 없는 인간에 대한 지지를 바라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변화를 꿈꾸는 일일까.

참고문헌
김옥연ㆍ문영기(2009), 「1인 가구 주거실태 분석: 서울시 1인 가구를 중심으로」, 한국주거환경학회, 주거환경, 7(2).
정민우(2011), 「청년 세대의 주거와 이동, 정체화의 불/연속성: 고시원 사례를 중심으로」, 중앙대학교 대학원 사회학과 석사학위논문.
가족구성권연구모임, 5차 가족정책포럼 “주거제도와 가족상황 차별”, 자료집(2010.9)(http://www.unninetwork.net/action/boardList.asp?boardIdx=3).

첨부파일:

월간 <복지동향> 2011년 05월호(제1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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