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14 2014-02-10   2592

[동향3] 보육교사들의 어린이집 운영비리 공익신고와 공익제보자 보호

보육교사들의 어린이집 운영비리 공익신고와 공익제보자 보호

김양환|법률사무소 장하 소속 변호사

1. 서론

지난 2013년 9월 23일 국민권익위원회에서는 강원도 평창의 한 공립 어린이집에 대하여 해직한 보육교사를 원상회복시키라는 취지의 보호조치결정을 하였습니다.

여기서 보호조치결정이란 공익신고 등을 이유로 불이익조치를 받았다고 인정될 때 국민권익위원회가 불이익조치를 한 자에게 원상회복 조치, 차별 지급되거나 체불된 보수 등의 지급, 그 밖에 불이익조치에 대한 취소 또는 금지를 취하도록 요구하는 결정을 말하며, 공익신고란 공익침해행위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사실을 신고·진정·제보·고소·고발하거나 공익침해행위에 대한 수사의 단서를 제공하는 것을 말하고, 공익침해행위란 국민의 건강과 안전, 환경, 소비자의 이익 및 공정한 경쟁을 침해하는 행위로서 공익신고자 보호법 및 같은 법 시행령에 열거된 행위를 말합니다.

그러면 일단 평창의 한 공립 어린이집에서 국민의 건강과 안전, 환경, 소비자의 이익 및 공정한 경쟁을 침해하는 행위(공익침해행위)가 발생하였고 그에 대하여 위 어린이집에 근무하던 어떤 보육교사가 이를 신고하는 등 밝혔더니 위 어린이집에서는 그 신고를 이유로 당해 보육교사를 해직하였고, 이내 국민권익위원회가 그 해직은 위법하여 원상회복이 필요하다고 선언하게 된 일련의 과정이 있었다는 점에 대한 이해는 가능할 것입니다.

이하 이 사건에 대하여 좀 더 상세히 살펴 보고 그 의의와 문제점 등에 관하여 보고자 합니다.

2. 사실관계의 요약

평창의 한 공립어린이집에 재직하던 보육교사 3명은 2013년 2월 14일 자신들이 근무하는 어린이집 원장이 원아 출석일수 조작 등의 방법으로 보조금을 부당하게 수령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보건복지부와 강원도 등에 신고하였습니다. (그 외에도 위 보육교사들은 위 어린이집의 운영 행태에 여러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던 터였으나 그 부분에 관하여는 유권적 해석이 없으므로 생략하겠습니다.)

이들의 신고내용은 위 어린이집 감독청인 평창군청의 조사를 거쳐 사실로 확인되었고(그에 대하여 위 교사들은 평창군청에서 조사를 통하여 사실로 인정한 내용은 신고내용 중 일부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나중에 위 비리와 관련하여 원장에 대해 영유아보육법 등 위반의 이유로 자격정지 45일 및 보조금 반환 등의 행정처분이 내려 졌습니다.

원장이 사직한 직후(위 보육교사들은 원장이 행정조치에 의한 사직을 하면 퇴직금을 수령할 수 없게 되므로 퇴직금을 수령하기 위하여 자신에 대한 행정조치 이전에 사직을 하였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평창군청 공무원은 2013년 2월 26일 위 보육교사 3인에게 어린이집 보육교사 고용계약기간 만료 통지서와 1개월짜리 임시 고용계약서를 제시하면서, ‘사직한 원장 후임으로 임시 원장대행이 부임한다. 이후 정식 후임 원장이 부임하면 그와의 정식 고용계약서를 작성하여야 하고, 현재는 임시 원장대행과의 계약관계가 필요하니 제시된 1개월짜리 고용계약서에 서명하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하였고, 위 3인은 그 임시 고용계약서의 의미에 대하여 의아해 하면서도 비리를 저지른 원장이 사임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안도하며 위 임시 고용계약서에 서명을 하였습니다.

이후 부임한 임시 원장대행은 1개월가량 업무를 본 후 정식 후임 원장이 되었고 그 즈음 2013년 3월 21일 평창군청 홈페이지에 보육교사 5명의 채용공고를 낸 후 같은 달 26일 위 보육교사들을 포함하여 교직원 전원에게 면접을 통한 신규채용을 할 것이라고 통보를 하였습니다.

이에 위 3인 중 1인이 ‘위 신규채용 절차는 부당해고의 수순으로 의심된다.’고 문제제기를 하였고, 그에 대하여 후임 원장은 ‘우수한 교사를 채용하기 위한 절차다. 해고의 의도는 없다.’고 부인하였다고 합니다. 이에 위 1인은 ‘만일 면접관이 사직한 전 원장과 유착관계가 있을 경우 채용의 객관성과 공정성이 담보될 수 없을 것이므로 면접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하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위 전 원장과 매일 전화통화하다시피 하도록 친분이 있는 평창군 내 다른 2곳의 어린이집 원장이 위 신규채용 절차에서 면접관으로 임하였고, 결국 위 3인 중 앞서 본 바와 같은 문제를 제기한 1인은 면접에 응하지 않았고, 나머지 2인 역시 면접에서 탈락을 하였습니다.

위 탈락한 2인 중 1인은 같은 해 6월 초순경 강원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심판을 신청하여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판정을 받아 구제되었고, 면접에 응하지 않은 1인과 나머지 1인 총 2인은 같은 달 24일 참여연대 등의 도움을 받아 국민권익위원회에 보호조치를 신청하였습니다.

그에 대하여 국민권익위원회에서는 조사를 한 후 면접에 응한 1인에 대하여는 서류평가 기준의 형평성에 흠결이 있었다는 이유로 보호조치결정을, 면접에 응하지 않은 1인에 대하여는 ‘면접에 스스로 응하지 않아 채용이 되지 않은 사항에 대하여 불이익을 당하였다고 보기는 곤란하다.’는 이유로 기각결정을 하였습니다.

이상이 이 사건 사실관계의 요약입니다.

3. 이번 보호조치 결정의 의의

위와 같이 국민권익위원회에서 공익신고를 한 보육교사에 대하여 보호조치결정을 한 맥락은 더없이 맑아야 할 어린아이에 대한 교육의 장에까지 뿌리를 뻗은 우리 사회의 부패상에 대한 경종을 울려 준 것으로서 고무적이라고 할 것입니다.

아울러 위와 같은 사례를 통하여 우리 사회에서 공익신고 활성화 도모의 기대가능성이 조금이나마 커 졌다고 할 것인 점에서도 평가할 만하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한편 위 보호조치결정이 충분한 것이었는지에 대하여는 의문이 남는바, 그 부분에 대하여는 장을 바꿔서 보도록 하겠습니다.

4. 이번 보호조치 결정의 한계

우선 무릇 공립어린이집과 같은 공조직에서 원장이 바뀐다는 이유로 고용관계가 단절된다면 이는 체계정비가 미진한 것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노릇인 점에 비추어 볼 때, 임시 원장대행 부임 후 체결된 임시 고용계약이나 임시 원장대행이 정식 후임 원장이 된 후 새로 보육교사 채용절차를 밟은 것이나 모두 그 합리적 근거를 찾을 수 없다고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신규채용을 위한 면접 절차 역시 전혀 불필요한 절차라고 할 것이고, 결국 앞서 본 면접에 응하지 않은 1인 역시 위 어린이집에서 계속 보육교사로 근무하는 모습이 가장 온전한 모습이라고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1인에 대한 보호조치신청은 기각되었는데, 이는 위 어린이집에서 1차로 임시 고용계약서를 작성하고 그 후 전혀 불필요한 신규 채용의 절차를 거친 과정이 내부비리 신고자에게 불이익을 가하기 위한 전체로서 하나의 수순으로 포착 및 통제되어야 타당할 것이었음에도 그와 달리 전체는 망각되고 그 중 일부만 단편적으로 평가되었고, 그로 인하여 결국은 구체적 타당성을 결여한 결과가 초래되었다고 할 것이고 그 점에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한편 보호조치신청이 기각된 위 1인에 대하여 참여연대에서는 별도로 2013년 12월 19일 7인의 의인상수상자에 포함시켜 시상을 하였던바, 앞서 본 문제점에 비추어 보면 이는 참으로 적절한 판단에 기한 처우라고 할 것입니다.

5. 공익신고에서 유의할 점

본인이 잠시나마 이 사건에 참여하면서 느낀 바는, 

첫째 공익신고를 하기 위하여는 사전에 증거를 최대한 수집하는 작용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이는 국민권익위원회와 같이 불편부당한 입장에서 공정하게 사건에 대하여 심사·결정하는 입장에서는 아무리 심증이 형성된다고 한들 그에 대한 물증이 없이 심증이 형성된 쪽의 손을 들어 준다는 것은 절차상 합리성을 결여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이 점은 제도를 통한 분쟁 해결의 절차에 공통적인 유의사항이라고 할 것입니다. 한편 지엽말단적인 부분이 사건의 중요한 해결 포인트가 되는 사례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데, 반면 지엽말단적인 부분에 대한 증거는 좀처럼 남아 있는 경우가 드문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안타깝게도 제도를 통한 완결적 문제해결의 불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따라서 입에서 뱉어 진 후 허공에 사라지는 대화 자체가 아닌 그에 대한 증거를 착실히 수집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치지 않다고 할 것입니다.

둘째 공익신고의 첫 단계에서부터 관련 시민단체와 전문가의 도움을 십분 활용하여 정리된 입장을 견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는 국민권익위원회는(구체적으로는 국민권익위원회 조사관은) 이해당사자의 상반된 주장 속에서 국민의 권익 실현 도모의 방향성을 찾고자 노력하는 사람들로서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을 진행하는 제3자적 주체라고 할 것임에 비추어(누구도 제3자의 입장에서 말이 다른 두 사람 중 누구의 말이 맞는 것인지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고 할 것입니다.), 그들이 보호조치신청을 접하는 단계에서 그 신청의 내용이 만연하고 정리가 덜 되어 있다면, 우선 주장의 정리 작업을 하느라 피로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고, 그 피로감은 정작 신청인의 구제에 기울여야 할 에너지를 은연중에 감퇴시키는 역할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더우기, 이번 사례에서 수면 위로 부각되지는 않았다고 보이지만, 평창군청 공무원은 피감독기관으로서 통제대상이어야 마땅한 어린이집에 대하여 오히려 원장 편에 서서 임시고용계약서 작성에 협력하는 등 하였듯이, 공익신고는 개념본질상 조직 내부자가 조직과 맞서는 국면을 상정하고 있는데 하필이면 조직은 힘을 가지고 있고 힘은 자꾸 뭉치는 속성을 띠는 등 힘의 불균형을 예정하고 있기에, 더더욱 시민단체와 전문가의 도움을 십분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할 것입니다.

6. 향후의 과제

그밖에도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관하여 잠깐 짚어 보겠습니다.

우선, 어린이집이 아닌 모든 조직에 관한 문제이지만, 공익신고자 보호에 관하여 우리 입법례는 한정적 열거주의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성질상 아무리 공익을 위한 신고라고 하더라도 법에서 열거한 틀에 부합하지 않으면 보호대상이 되지 않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그 점에 대한 개선이 있지 않고서는 공익신고자 보호의 입법취지가 완성될 수 없다고 할 것인바, 부디 그러한 각성에 입각한 입법의 변화를 기대합니다.

마지막으로 일선 공무원과의 의사소통에서 경험한 예를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그 공무원은 ‘사익을 위한 신고도 있고 공익을 위한 신고도 있을 것이고 그 중 사익을 위한 신고는 보호대상에서 배제하여야 타당할텐데 어떻게 사람의 내심을 정확히 파악하여 사익이 아닌 공익을 위한 신고만을 가려내 보호하는 것이 가능하냐?’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내심은 이분법적으로 사익 도모와 공익 도모로 갈려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고 할 것입니다. 즉 사익도 도모하면서 공익도 도모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고 그 때 공익 도모의 면을 포착하여 보호대상으로 삼으면 그것으로 타당한 것일 것입니다. 그와 관련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사실을 적시한 행위자의 주요한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면 부수적으로 다른 목적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대법원의 입장은 참고할 만하다고 할 것입니다. 또한 교통법규 위반행위 신고자 포상제도를 보더라도, 신고자의 포상금 수령이라는 사적 목적을 부인할 수 없다고 할 것임에도 병행하여 그 신고행위가 갖는 공익적 의미를 헤아려 포상을 하는 것이라고 어렵지 않게 이해된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일선 행정청에서도 좀 더 유연하고 긍정적인 시각으로 조직 내부의 문제점에 대한 신고를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할 것입니다.

월간 <복지동향> 2014년 2월호(제1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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